[국회=윤재식 기자] 검찰 정상화에 대한 여야합의가 국민의힘의 일방적 변심으로 깨지며 양당의 입장차만 확인한 가운데 해당 사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김민석 의원이 국민의힘을 ‘합의안을 깬 미련한 상대’라 칭하며 ‘이들과 협상할 필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더불민주당 김민석 의원 ©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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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4개의 글을 잇따라 올리며 검찰개혁 통과에 대한 확고한 입장 표명과 함께 일방적으로 중재안 협의를 번복한 국민의힘과 검찰총장 출신으로 이번 검찰개혁 사태를 야기하는데 큰 역할을 한 윤석열 당선자와 그의 핵심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먼저 지난 2005년 여야 간사 간 합의한 사립학교법 중재안을 당시 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씨가 거부해 민주당에서 더 강경한 개정안을 본회의에 통과시켜 몇 달간 국회가 파행되었던 사례를 들며 “같은 상황이다. (검찰개혁법은 의장 중재안으로) 합의된 중재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중재안을 잘 되었다 평가한 맥락을 읽어야 한다. 합의안을 깬 미련한 상대를 왜 민주당과 문대통령이 따라가야 하나”라고 일갈했다.
뒤이어 올린 글들에서는 검찰개혁여야합의파괴 이외에도 집무실, 관저, 한동훈 같은 윤석열 당선자 임기 시작 전 일으켰던 논란들에 대해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 김민석 의원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를 저격하는 글을 남겼다. © 김민석 의원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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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새 대통령 스스로 공정과 상식을 상실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즌2의 길을 활짝 열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다”면서 “과거 우병우 역할은 한동훈이, 십상시 문고리 역할은 윤핵관들이, 당내 앵무새역할은 이준석, 안철수가. 이미 배역은 정해졌고 국민은 뒷전인 차기목표 내부싸움도 시작되었다. 최순실, 정윤회 역할도 정해졌나?”고 소리 높였다.
계속해 김 의원은 윤 당선자 취임식에 역대 가장 큰 비용인 33억 원 이외에도 추가로 2억3천여 원 가량의 혈세가 투입되는 신라호텔 영빈관 외빈만찬 관련 내용을 꼬집으며 “이번 밥값은 누가 내나?”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윤 당선자로부터 법무장관으로 지명 받은 한동훈 후보자가 지난 13일 장관 후보 지명 기자회견에서 ‘(검수완박)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처리 강행에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한 방송에 나와 비판한 것을 맞받아 친 것에 대해서 “비번도주는 양심문제 아닌가? 양심 있는 검사라면 법을 떠나 비번제공협조가 정상적 수사협조 아닌가? 야반도주를 넘어 영영도주를 노린 비번도주는 양심문제이자 양식문제”라고 되받아 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검수완박 중재안 강행과 저지 방침을 고수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야가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 사항이 국민에게 수용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재논의,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 당선인이 여야 합의사안을 비토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국민의힘과의 재협상에 동의하지 않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