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교수 "DJ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 이재명, 헐값에 쓰진 말자""정치지도자 이재명을 얻고도 패배한 촛불들이여, 이제 민주당을 장악하자!”<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 인터뷰
'오마이뉴스'는 18일 백낙청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가 유튜브 방송 '오마이TV'와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로 냈다. 대선 이후 민주당의 진로에 대한 고언과 상실감에 빠진 촛불시민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다.
백 교수는 대구 출신의 영문학자, 문학평론가로 분단체제 극복을 지향하는 민족문학론의 이론가이자 실천가로 저명한 사회운동가다. 백 교수는 지식인 사회에서도 단순한 문학평론가 그 이상의 거대한 존재로 박정희, 전두환 군부 독재시대에도 분단문학과 참여문학의 깃발을 높이 든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으로 불렸다.
이날 오마이뉴스 기사 내용을 전면 인용하고 전재[轉載]한다.
"이재명 후보가 참 잘 싸웠고...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위로받을 일이 있다면 나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이만한 정치인을 우리가 만난 적이 없지 않나. 그래서 그건 큰 소득이라고 봅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3월 16일 유튜브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이재명은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있었고 문재인 현직 대통령도 있는데, 이재명 후보를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언급한 까닭'에 대해 백낙청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길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참 훌륭한 분이지만 대통령으로서 썩 잘한 분은 아니었다고 봐요.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착한 분이죠. 촛불정부의 대통령으로서 잘해보려고 열심히 애쓴 건 사실이지만, 그 분은 정치지도자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는 뛰어난 정치인이 없었고. 특히 촛불혁명 이후에 촛불혁명을 현실 정치권과 연결시켜 줄 인재가 없었다고 봐요.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가 드디어 (뛰어난 정치지도자) 한 사람을 발견했다, 건졌다 하는 점에서 다소나마 위로가 됩니다."
백낙청 교수 "민주당을 장악하자! 이재명 헐값에 쓰진 말자"
백 교수는 "촛불혁명을 이어가려면 기득권과 엘리트 카르텔하고 싸우면서 우리가 반드시 점령해야 할 요충지가 있지 않겠냐"며 "현실적으로는 지금 가장 중요한 요충지 가운데 하나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170여 석의 국회 의석을 갖고 있고, 이재명을 대통령 후보로서 내세워 의미있는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이 요충지를 쟤네는 정치, 저건 정당이고 우리는 시민사회라고만 생각해서 무엇을 들어달라고 밖에서 요구하고 안 들어주면 욕하지만 말고, 이 요충지를 어떻게 우리 세력이 지배하고 장악할 것인가를 앞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옛날이랑 다른 건, 우선 요충지의 중요성이 옛날보다 훨씬 더 중요해져 있고요. 현 정부 권력은 다 저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언론과 다른 여러 고지를 저쪽에서 점령하고 있는데, 그래도 입법부에 (170여 석이라는) 이만한 세력이 있다는 게 옛날에 비해서도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재명이라는 정치지도자가 있지 않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당내 기반이 아주 튼튼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당의 후보였고 지지 세력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그래도 꽤 해볼 만한 싸움이죠. 지금 '이재명 사용법'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민주당을 그냥 하나의 덩어리로, 정당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 촛불세력과 반촛불세력의 싸움에서 우리가 반드시 차지해야 할 하나의 요충지로 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연구해 보자는 겁니다."
'민주당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6월 지방선거, 10만 명 이상의 신규 권리당원 증가, 이재명이라는 (민주진영의) 정치적 자산' 등 민주당이 여러가지로 중요하고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부분을 더 신경써야 하느냐는 질문에 백 교수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비대위는 좋든 싫든 윤호중 비대위가 이미 출범했으니까, 그것을 어떻게 잘 활용할까 하는 쪽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본인도 안 하겠지만, 이재명 전 후보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워 지방선거를 이끌라고 하는 것은 이재명이란 자산을 너무 헐값에 쓰는 겁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재명을) 소모품으로 써버릴 우려가 있어요.
6월 지방선거가 중요하지만, 저는 큰 기대를 걸기보다는 경기나 인천 같은 수도권 요충지를 방어하고 서울시장을 탈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한다고 해도 잘 싸우고 잘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판단하겠지만) 지방선거 때 지원 유세 요청도 많이 들어올 거고. 그 이상 요구하는 건 이재명에 대한 예우가 아닐뿐더러 선거 중독증이죠.
선거판만 벌어지면 '서울시장을 꼭 가져야 한다' 이러는 건데... 당권 장악하는 문제도 나오고... 권리당원들이 훨씬 더 많이 (민주당에) 들어가서 그 분들이 이재명 당대표를 요구하면 될 수도 있는 거고. 그러면 이재명 씨는 처음으로 민주당이라는 곳을 장악해서 해볼 기회도 생기는 것이고. 이재명 후보가 판단할 거고, 시민들 반응에 달려 있습니다."
백낙청 교수의 친가는 평안남도 정주군이지만 외가가 있는 대구에서 태어나서 성장하였다. 부친 백붕제 변호사는 6.25 때 납북되었다. 백 교수는 1955년 서울 경기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미국 유학을 떠나, 브라운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시 귀국하여 군복무를 마친 후, 다시 유학을 떠나 1972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부터 서울대학교 영문과에 부임하였고, 1966년부터 계간지 '창작과비평'의 편집인을 맡아 진보적 평론활동으로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74년 박정희 유신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여 서울대에서 해직되었으나, 1980년 복직되었고, 2003년 교수직을 정년퇴임하고 현재는 명예교수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백낙청 이재명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