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보수언론과 일부 광복회 회원들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온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광복회 홈페이지 올린 입장문에서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면서 “친일 미청산은 민족공동체의 모순이다. 민족의 갈등과 분열은 친일 미청산이 그 뿌리이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저는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다. 친일반민족언론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서 싸워 왔다”며 “그 조선일보, TV조선에 의해 제가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픕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떠나지만 광복회는 영원해야 합니다. 민족정기의 구심체로 광복회가 우뚝 자리 잡기를 바란다”며 광복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친일청산 완수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을 표했다.
▲ 김원웅 광복회장이 16일 광복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퇴입장문을 밝혔다. © 광복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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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6월 취임 후 친일파 후손 소유 토지에 대한 국가귀속 추진 등 친일잔재 청산 추진에 적극적이던 김 회장은 그가 친일잔재라고 보는 언론과 그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광복회원들에게도 비난과 압박을 당해왔다.
특히 김 회장이 사퇴 입장문에서도 자신이 이번 사퇴를 당하는 큰 이유를 조선일보라고 언급했듯이 조선일보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조선일보 계열 언론사인 TV조선은 지난해 5월 김원웅 회장 때문에 광복회가 갈라져 싸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25일에도 김 회장이 지난 1년간 광복회에서 운영하는 카페 수익금을 유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지난 14일 일부 광복회 회원들이 ‘회장 불신임안’ 표결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 요구를 하는 등 광복회 내부적 분란의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