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절'에 사망한 노태우 "저의 과오를 용서"..향년88세'盧, 10월26일 사망', '사인, 다계통 위축증으로 인한 복합적 질병'신군부 쿠데타를 주도하고도 첫 국민 직접선거에 의해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박정희가 부하 김재규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날과 같은 10월 26일 사망했다.
故 노 전 대통령 유족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랫동안 병환에 계시던 사랑하는 저의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10월26일 오후 운명하셨습니다”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장례에 관련해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 주시길 바라셨고 자신의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드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하셨다. 장지는 이런 뜻을 받들어 재임 시에 조성한 통일 동산이 있는 파주로 모시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故 노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면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마지막 참회를 하며 떠났다.
故 노 전 대통령은 ‘다계통 위축증’ 등으로 장기간 투병하면서 전신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여러 질병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 전 대통령은 25일부터 저산소증, 저혈압 등의 증상을 보였고, 26일 서울대병원 응급실 도착 후 상태가 악화해 26일 오후 1시 46분에 사망했다.
최근까지도 노 전 대통령을 진료했던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는 “대략 20년 정도 와상 상태에 계셨던 것으로 안다”면서 “중간 중간 서울대병원 입원 치료도 하셨으나 최근 10년 정도는 재택 치료를 주로 받으신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의 사인에 대해 “오랜 시간 누워있으면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해 지병으로 인해 사망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박정희 사망 후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생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구부 하나회 세력의 핵심으로 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다. 이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씨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1987년6월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던 민주정의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1987년 고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등으로 일어난 6월 민주화 항쟁으로 고인은 6.29 선언을 발표하며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했고 결국 그해 말 직접선거에 의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퇴임 후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권에서 군사구데타 주도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두환 씨와 함께 수감돼 징역 17년과 2600억여 원의 추징을 선고 받았다. 이후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으며 2013년9월에는 추징금을 국가에 완납했다.
故 노 전 대통령은 신군부 핵심 세력으로 구데타를 주도했다는 과도 많지만, 재임 기간 동안 민주주의 정착, 북방 외교 등 외교적 지위상승, 1988년 서울올림픽 성공적 개최, 토지공개념 도입 등으로 부도산 불로소득과 빈부격차 심화방지 등의 업적을 이룬 것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층 3호실에 마련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故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10월26일을 ‘탕탕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공교롭게도 1909년 일제강점기 당시 안중근 의사가 일제 총리대신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처단하던 날과 1979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현 국정원장)의 총탄에 맞아 사망하던 날이 모두 10월26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1597년10월26일 이순신 장군이 일본 수군을 격파하던 명량대첩과 1920년10월26일 김좌진 장군이 일본을 격파했던 청산리대첩도 ‘탕탕절’에 포함시키며 의미를 확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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