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반대하는 조선일보와 北 피격 공무원 아들의 편지황교익 "'北 피살' 공무원 아들 편지, 문재인 정부 공격 용도로 쓰여"조선일보 "문 대통령의 아들 위로는 '마음에 없는 답'"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피격에 의해 사망한 월북 정황으로 드러난 공무원 아들의 '공개편지'와 관련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들의 편지가 청와대 쪽으로 전해질 경우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6일 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 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니 해경 조사를 기다려보자. 어머니, 동생과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전한다"라고 아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이날 아들은 ‘월북’이라는 정부 발표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부친의 명예를 회복 시켜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편지를 공개했다. 조선일보는 5일 <[단독] “대통령님, 아빠 죽임당할 때 뭘 했나요” 高2 아들의 편지> 제목을 달고 첫 기사를 냈다. 조선의 보도 이후 전날 국내 모든 언론이 이 건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숨진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는 동생의 아들이 쓴 자필 편지를 지난 6일 공개했다. 조선일보 보도 사진에 나온 아들의 편지에도 분명히 날짜가 6일로 되어 있는데 조선의 단독 보도는 하루 앞서 5일에 나왔다. 어느 쪽이 오류인지는 몰라도 사망한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와 조선일보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조중동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은 월북 정황을 끝내 부정하면서 연일 정치공세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7일 문 대통령이 이런 위로를 두고도 '마음에도 없는 답'이라고 비난했다. <“나라 뭘 했나”라는 피눈물에도 마음에 없는 답>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다. 그런데 무엇이 켕기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글쓴이가 보이지 않는다. 사설 같은 경우는 해당 언론사의 지향점을 주창하는 글로 필자가 드러나는 게 관례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정쟁거리를 부추기기 위해 월북 공무원의 유족 연금까지 걱정해 주고 있다. 조선일보의 제목을 한번 살펴보자.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폄훼하기 위해 6일과 7일 이틀간에 올라오는 기사 제목부터가 심상찮다.
<"월북한 니 아버지 때문에 나라 쑥대밭" 아빠 잃은 남매 조롱하는 친문 네티즌> <[사설] “나라 뭘 했나”라는 피눈물에도 마음에 없는 답 한 文> <文대통령, 유족 이해한다면서… 열흘째 무대책> <"조류 거슬러 38km 어떻게 가나" 아들 편지에도 軍 "피살 공무원, 월북"> <[김광일의 입] 문대통령이 공무원 아들에게 답장 못하는 10가지 이유> <‘월북’ 결론땐 유족 연금 한푼도 못받아>
조선의 기사 내용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우니 우선 필자도 없이 올린 <“나라 뭘 했나”라는 피눈물에도 마음에 없는 답 한 文> 7일 사설 내용을 보자. 아들 이 군의 편지를 내세워 월북으로 드러난 사람을 위해 '일전불사' 전쟁이라도 하지 뭐 했냐는 호전적 태세로 월경을 무책임하게 한 당사자를 두고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며 책임론을 내세운다.
"죽은 이 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죽임을 당할 때 대통령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고 묻고 있다. 이 피눈물과 같은 물음이 파장을 일으키자 문 대통령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이 대답엔 문 대통령의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고 본다. 문 대통령은 사건 직후 북한 책임을 일절 거론하지 않은 채 북이 '미안'이라고 하자 '긍정적'이라고 화답했다. ‘긍정적’이라던 사람이 이제 와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이것은 양립할 수 있는 감정인가. 아들 이 군은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 물음에도 답하라"
월북 정황을 떠나서 아들로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애통함에 순수한 의도로 쓰였겠지만, 이 자필편지는 야당과 조선일보 같은 언론에 의해 정쟁거리로 훼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월북 공무원 아들의 자필편지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라고 했다. 7일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럴 리가 없어요' 가족이 큰일을 당하고 상상하지도 못한 전후 사정을 듣게 되면 반응은 한결같다. '그럴 리가 없어요'"라는 반응을 나타낸다는 취지로 글을 시작했다.
황 씨는 "북한 수역에서 사망한 한국 공무원의 가족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나여서도 그럴 것이다. 특히나, 월북이라니, 믿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수역에서의 사건은 그 실체를 명료하게 알기가 어렵다. 구체적 정보가 있다 하여도 안보상 군 당국이 밝히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무원의 아들이 쓴 편지를 읽었다. 졸지에 아버지를 잃은 자의 애절함과 답답함이 전해졌다. 평생 믿기지 않을 일이 그들 가족에게 닥쳤다"라며 아들의 비통한 심정을 공감했다.
그러면서 "편지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용도로 쓰이고 있다"라며 "보수 언론들은 톱으로 걸었고 인터넷판에 도배를 하였다.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억울함과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황 씨는 "감정을 다 거두고, 이 사건이 발생한 근원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라며 "남북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으면 적어도 한 인간의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남북 군대가 북한 수역에 떠 있는 남한 공무원을, 적어도 살렸을 것이다. 남북이 소통하지 않고 대결하는 국면에서는 뜻하지 않은 사건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현재 문재인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것은, 북한과의 긴밀한 소통"이라며 "남북의 군사 경계선에서 사람이 죽는 일을 피하려고 하면 그 길밖에 없다. 문재인은 김정은이 다시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게 해야 한다"라고 남북 화해의 길만이 무고한 희생 없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도 이날 SNS를 통해 공무원 아들의 편지를 거론하고는 이 모든 비극에는 대치국면의 한반도 상황이라면서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조선일보와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한테 '아버지 죽을 때 뭐했냐'고 묻고 싶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학생이 울분을 토해야 할 곳은 사실 따로 있다"라고 보수언론과 야당을 지목했다.
그는 "먼저 아버님 명복을 빌게요"라며 "다만, 이거 하나만 대신 아저씨가 설명해줘도 될까요. 군사분계선 안에서 불의의 사고가 벌어지려 할 때 남북이 신속하게 연락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또는 사고가 났더라도 공동으로 문제를 논의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빨리하고 남북이 서로 대립하는 일을 끝내려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거 계속 반대하는 곳이 조선일보랑 국민의힘이에요"라며 "지금 남북의 비상연락망이 사라졌어요. 군사분계선 안으로 사람이 떠내려간다든지 그런 때, 신속하게 남북이 연락하면 좋은데 그런 연락망이 끊기길 계속 바라는 조선일보입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한테 '아버지 죽을 때 뭐했냐'고 묻고 싶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직 고2라서 모르는 게 많을 거 같아 아저씨가 알려줘요"라며 "힘내요. 저도 아버님 일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조중동에 맞서 싸울 겁니다. 우리 언젠가 꼭 만나게 되길 바라요"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오전 화상으로 이뤄진 유엔 연설에서 또다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이해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라며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한 것이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프레시안' 기고 글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을 두고 '허상'이라고 비난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일부 보수 언론들은 제대로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문 대통령의 발언을 힐난하기에 바쁘다"라며 "조선일보는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현실성 없는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역시 '미국은 종전선언을 '한국의 어젠다일 뿐'이라며 자칫 실질적인 비핵화는 없이 김정은 체제의 안전만 보장해줄 수 있는 종전선언의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미국에선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찬성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의회에서 한국전쟁 종전 결의안이 논의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일부 보수 언론은 자신의 구미에 맡는 미국 사람들의 말만 전한다. 그리고 이게 미국의 전체 분위기인 것처럼 포장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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