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박원순,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에 분노.. "평화보다 선거가 중해, 의원 자격없어"

“선거 승리 위해 ‘북풍·총풍’ 서슴지 않았던 과거 모습 떠올라”

정현숙 | 기사입력 2019/11/28 [09:25]

박원순, ‘북미회담 자제’ 나경원에 분노.. "평화보다 선거가 중해, 의원 자격없어"

“선거 승리 위해 ‘북풍·총풍’ 서슴지 않았던 과거 모습 떠올라”

정현숙 | 입력 : 2019/11/28 [09:25]

"선거 승리 목표..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정당"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에서 발도 떼라"

"제1야당 원내대표 자격 없어..즉각 사퇴하라"

지난 7월 존 볼턴(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당시 3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볼턴 SNS

 

박원순 서울시장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내년 총선 전 북미회담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보다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선거가 더 중하냐"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28일 SNS를 통해 관련 보고를 접하고 "귀를 의심했고, 참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는 국민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국가적 숙제"라며 "그보다 더 중한 것이 당리당략이고 자한당의 선거 승리냐"고 또한번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과거 선거 승리를 위해 북풍, 총풍마저 서슴지 않았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게 사실이라면, 나경원 대표는 공당의 원내대표는 물론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는 대한민국의 번영과 미래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일이며, 남북 간의 대치로 인한 코리아디스카운트, 그리고 서울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될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울시장으로서 이 발언에 대해 참담함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앞서 YTN은 나 원내대표가  2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방미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당내의 입장을 전하면서 지난주 여야 원내대표 방미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을 만나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2018년 지방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폴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미 당국자에게 자신의 우려를 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 방한한)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여러 걱정을 이야기했던 것을 (이번에 만난)비건 특별대표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라며 "미 당국자에게 미북 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앞서 자한당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을 돌려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두 차례나 내면서 자신의 발언을 변명했지만, 총선 전에 북미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상식 밖의 발언은 분명히 있었다는 데서 당 안팎은 물론 '시민사회'에서 ‘당의 총선 승리가 한반도의 평화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경악할 일”이라며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며 "자유한국당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구축, 이를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목표를 외쳐온 '초당적 협력'이 허망해지는 순간이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국가와 민족 앞에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미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며 그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접한 온라인커뮤니티, SNS상에서도 '제2의 총풍 사건", "우리 국민 맞나?, 제정신 아냐"라는 비난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총풍 사건'이란 1997년 대선 당시 자한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비선조직으로 활동하던 오정은·한성기·장석중 3명이 이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북한 측에 대선 직전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건이다.

 

이들 비선조직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나 선거 직전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벌여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무력행위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그간 제기되어온 '북풍 조작설'이 실체를 드러낸 사건이라 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