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칼럼)트럼프, “2차북미정상회담 1~2월 개최한다” 하지만...미국, 대북 상응조치 기피하며 “한국이 너무 앞서간다“ 책임만 전가
<AP> 통신 12월 1일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후 귀국길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1~2월에 열릴 것이다. … 회담 장소는 미국 등 3곳을 검토 중이다. … 적정한 시점에 김정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대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유아시아방송> 11월 30일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외교 스승’으로 알려진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려는 의사가 없기 때문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먼저 해야 대북제재를 완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비현실적’이다. ‘북한은 핵, 장거리 미사일, 사이버 능력까지 갖춘 세계의 핵무장 국가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거물급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해커’박사는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11월 28일치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에 완전한 핵 신고를 요구함은 큰 실수다.” ‘지난 2008년(아들 부시 정부 때) 북한은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에 관한 1만8천 쪽 분량의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미국이 이후 또 추가 신고를 요구하자, 북한은 미국이 “골대를 계속 옮기고 있다”며 미국을 불신, 협상이 결렬됐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발족시킨 이유를 ‘문재인 정부가 남북문제에서 너무 앞서가기 때문’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그 실상을 꿰뚫어 보면 미국이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등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를 계속 기피, 제자리걸음을 하므로 써 비핵화가 제대로 진전이 안 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이 너무 앞서간다며 책임 전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비공개 메시지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에게 전달했음에도 트럼프는 그 후 꿀 먹은 벙어리행세로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를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국의 극우언론도, 미친 척 억지오리발을 내미는 미국임을 다 알면서도 한반도 평화보다는 냉전시대를 그리워하는 미국 추종 기득권세력들이기에, 거기에 맞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역행하는 보도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그러고도 한국 언론이라고 자처하다니 통탄할 일이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향해 수없이 양보해도 트럼프는 계속 북한이 더 양보하기만을 바라는 국제얌체 짓을 해 온 게 바로 부시가 한 실수를 돌이켜 보지 못한 트럼프의 또 다른 패착이었다. 염치없는 탐욕이 지나쳐 트럼프는 오늘 날 북한이 ‘경제-핵 병진 노선 복귀’라는 채찍까지 들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최근, 김정은을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한 발언과 1~2월 회담 예정 언급은 트럼프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목메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다시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돌아간다는데 이를 방관했다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괌 포위 핵공격’, ‘동태평양 수소탄 투하’ 등이 실현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트럼프는 더 이상 배짱을 부릴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무서워 김정은과 긴급대화를 갈망했던 트럼프가 어떻게든 경제를 세워보겠다며 핵,미사일 실험을 일시 보류한 북한의 약점(?)을 이용, 말로는 대화한다면서 시간을 질질 끌며 “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고 느긋해 해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을 빼앗겼고 국민지지도가 턱없이 추락하는 등 국내사정 악화로, 북미정상회담은 반드시 성공시켜 노벨평화상을 타야 만 할 처지에 놓였음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는 이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정상회담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인 이 달 안에 열리길 바랄 것이며, 문재인은 남북 민족 평화 정착을 위해 미국이 바라는 선 가까이까지 북한이 최대 한 가능한 양보를 설득하는 중재역을 수행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효과로 북미정상회담이 우리민족이 바라는 방향으로 성공할 때 문 대통령 및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 현상이 다시 상향곡선으로 돌아설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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