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법관들이 사상 초유의 전원반박성명을 낸 것과 관련, 분분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주대 시인이 이들을 비판하는 격문형태의 장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표했다.
김 시인은 24일 ‘반박 성명 발표한 대법관 13인에게 고함 ‘이라는 시에서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봐/ 땅 파고 농사짓는 일, 바닷바람에 살점 파먹히며 물고기 잡는 일,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영하 20도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촛불 들고 언 손 불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라며 대법관들을 비판했다.
김 시인이 “널리 공유해달라”고 부탁한 이 시는 SNS상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발표한 지 하루가 안 돼 13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600건 이상의 ‘공유’가 이루어졌다.
오길영 문학평론가는 “이 글의 분노에 공감한다. 이 나라 법관들이 착각하는 것. 행정부와 입법부와 마찬가지로 당신들도 권력의 대리자들에 불과하다. 당신들이 법의 최종판관이 아니다. 법의 최종판관은 주권자인 시민이다. 대법원도 시민들의 대리권력에 불과하다. 당신들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 우리 시민들이 주권자이다. 법의 최종해석권자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지를 표명했다.
반박 성명 발표한 대법관 13인에게 고함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봐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영하 20도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너희들 판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될까봐
너희들이 빵 한 조각 훔친 아이는 징역을 보내고
우리는 농사 전문가
우리는 환경미화 전문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라고
사법권은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었다고 믿고
우리는 너희들과 다른 우리의 일을 해야하니까
너희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하여도 너희들은 우리가 언 손 불며 돈 벌어 월급 주며
대법원장인 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 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 너희들의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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