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제공격 반대'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후보 낙마
트럼프 백악관 반대로 지명 철회, 미국 호전적 대북정책 강화될 듯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1/31 [18:33]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30일(현지시각) 주한 미국 대사직에 내정된 상태에서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재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받은 상태에서 지명 철회가 되는 것은 외교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말 차 석좌에 대한 아그레망을 보낸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현지시각)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당초 주한 미 대사로 선택한 차 석좌가 지난해 1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한 “차 석좌가 광범위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북한에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방안, 즉 ‘코피 전략’으로 알려진 위험한 개념을 놓고 미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에게 우려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들에 불공정하다고 해온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미 행정부가 파기하려고 위협하는 것에도 반대했다”고 전했다. 지명 과정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차 석좌의 신원조사 과정에서 대사 직책을 수행할 수 없는 ‘빨간 깃발이 올랐다’고 말했다. ‘신원조사’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한 마크 리퍼트 대사가 트럼프 취임과 함께 퇴임하면서, 주한 미국 대사는 1년 넘게 공석이다. 지금은 미 국무부 출신의 마크 내퍼가 대사대리를 맡고 있다. 차 석좌에 대한 지명 철회로 미국 대사 공석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선제공격과 한미FTA 파기 협박 등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아그레망까지 마친 대사 내정자를 낙마시키면서, 미국의 호전적 대북정책과 한국에 대한 무역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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