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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권력승계'에 승려 대다수가 침묵하고 동조하는 불교계

일제때 한국불교가 친일을 종용받을 당시 친일파 승려를 축출 했던 청년승가의 기개를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7/10/11 [19:56]

'부정한 권력승계'에 승려 대다수가 침묵하고 동조하는 불교계

일제때 한국불교가 친일을 종용받을 당시 친일파 승려를 축출 했던 청년승가의 기개를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0/11 [19:56]

 

[전문] 10·11 범불자결집대회 봉행사

 

올해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지 2561년을 맞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누누이 말씀하시기를, 말법시대에는 사찰의 소유권을 놓고 승려들이 서로 다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한국불교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현재 한국불교는 1,70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자승 총무원장 체제 8년 동안 종단이 한 일이라고는 종권을 지키기 위해 주지자리와 정부 예산을 배분하며 권력을 사유화한 일밖에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300만 명의 신도가 떠나가 버렸습니다. 10여 년이 넘도록 출가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의 원인이 무엇입니까? 출가수행자의 위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땅에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 아닙니까? 그런데 이 종단은 변명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코앞에 다가온 위기 앞에서도 세속적 욕망에 빠져 외형적 성장과 개인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합니다.

 

이처럼 무능하고 몰염치하며 사유화된 종단권력이 아무런 비판과 견제장치도 없이 영구히 재생산되는 한 한국불교에 희망은 없습니다. 이번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이 사유화된 종단권력이 아주 기형적인 모습으로 세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또 다시 4년 동안 지금처럼 종단이 운영된다면 한국불교는 300만 명이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300만 명만 남아 있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지난 8년 동안 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자승 총무원장은 이번에는 특정후보를 낙점해서 권력을 영구적으로 사유화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권력의 편법 승계도 문제지만 이처럼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저열하고 부정한 권력승계에 대해서 1만2천 명의 승려 가운데 대다수가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는 점은 불교의 미래를 암울하게 합니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한국불교 전체가 친일을 종용받을 때 친일파 승려를 명고축출 했던 청년승가의 기개는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1994년 장기집권을 획책했던 서의현 총무원장을 쫓아냈던 승가사회 내부의 자정 능력도 이미 오래 전에 상실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합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현 총무원장 체제의 조계종단은 8년 동안 아무런 역할도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무능한 권력이요 부정한 권력이며, 비열한 권력입니다. 이 부패한 권력이 종단 안에 뿌리내리고 지금처럼 커질 때까지 이에 동조하거나 방조했던 승가집단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봐야 합니다.

 

“이게 불교입니까? 이러려고 출가했습니까?”

 

허태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불교닷컴


고려 말 타락한 귀족불교를 비판하며 수행불교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던 보조 스님이나 원묘 스님의 정혜결사나 백련결사가 꺼져가던 한국불교를 회생시켰듯이 오늘 이 대회는 꺼져가는 한국불교에 새 생명을 불어 넣으려는 불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절실함이 모여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한국불교는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백척간두에서 밀려 나락으로 떨어지느냐 아니면 기사회생하느냐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청정한 계행을 지키고, 불퇴전의 수행과 자비실천의 불교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바로 오늘 범불교도 결집대회입니다.

 

오늘 대회는 그 동안 열 차례 촛불법회와 범불교도대회를 최종 정리하는 집회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출발점입니다. 출재가를 가리지 않고 결사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로 한국불교 안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헛된 욕심에 물든 조계종단을 개혁하는 일에 가일층 정진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입니다.

 

승가사회가 사회의 흐름이나 국민적인 요구를 외면하고 지금처럼 세속보다 더한 욕망과 술수로 권력 유지에만 급급한다면 사회로부터 도태될 것이 자명합니다. 지금이라도 출가 당시의 초발심으로 돌아가 수행자로서의 길을 걸어가기를 간곡히 충언 드리며, 이 역사적인 “불기 2561년 시민과 함께하는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 범불자 결집대회” 봉행사에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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