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9대 대선에 나선 주요 5개 정당의 후보들에 대해, 자체 선정한 187개 정책에 대한 후보별 입장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경실련은 사회적으로 중요도가 높거나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187개의 정책을 선별하고, 이를 각 정당의 경선이 끝나고 후보가 선출된 4월 7일부터 각 후보들에게 질의해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 187개 정책 질의에 대한 후보들의 답변을 분석해 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하여 공개했다. 경실련은 "이번 분석은 각 후보의 정책에 대한 입장과 그 유사성·차이만을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비교했다. 경실련의 입장은 최대한 배제하고, 경실련의 입장에 따라 정책 입장을 평가하지는 않았다"며, "정책이 사라진 이번 대선에서 이번 187개 정책에 대한 비교분석이 유권자들이 후보의 정책을 알고 비교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대 상 : 원내 주요 5개 정당 대선 후보 –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이상 기호순)
○ 정책질의 : 사회적 관심이 큰 정책 187개
<경제분야> 대기업(재벌), 노동, 조세, 농업정책 등 50개 문항
<정치분야> 정치, 정부, 지방자치 정책 등 24개 문항
<사법분야> 국정원, 검찰, 법원 관련 정책 등 9개 문항
<통일분야> 통일, 외교, 안보 등 15개 문항
<사회복지/교육 분야> 복지, 교육, 의료 등 31개 문항
<부동산/국책사업/도시 분야> 부동산, 공공건설 등 38개 문항
<소비타·시민권익 분야> 공공요금, 개인정보, 사회 현안 등 20개 문항
경실련은 각 후보간의 정책적 입장에 대한 일치도를 비교하여 발표하였다. 비교 결과 전체 정책에서 가장 높은 일치도를 보인 후보는 문재인-심상정 후보와 안철수-심상정 후보로 187개 질의중 각각 121개의 답변이 일치해 64.7%의 일치도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114개의 답변이 같아 61.0%의 일치도를 보였다. 경실련은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가 비교적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책적 입장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정책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책 일치도가 가장 낮은 후보는 홍준표-심상정 후보였다. 이들은 187개 정책질의 중 67개만이 동일한 입장이었다. 두 후보간의 정책 일치도는 35.8%로 두 후보 간 정책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문재인-홍준표 및 유승민-심상정 각 73개(39.0%), 문재인-유승민 및 홍준표-안철수 각 77개(41.1%), 안철수-유승민 87개(46.5%), 홍준표-유승민 102개(54.5%) 순서로 나타났다.
5명의 후보 사이에서 나타나는 10쌍의 정책 일치도를 모두 고려하면 '문재인-안철수-심상정' 대 '홍준표-유승민' 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같은 그룹으로 묶인 후보들 사이의 일치도는 모두 50%를 넘는 반면, 서로 다른 그룹 후보들 사이의 일치도는 모두 50%가 되지 않아 '구 야권 3당'과 '구 여권 2당'의 대립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5명의 후보들이 TV토론 등에서 '진영'을 만들지 않고 서로를 자유롭게 비판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이다. 선거에서의 차별화 전략 등의 영향으로, 각 당이 내세우는 주된 분야의 정책만 보면 차이가 상당하지만, 국정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서는 박근혜 탄핵 이전의 여야 구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5개 정당의 정책적 입장이 '양당'처럼 구성된 가운데, 이러한 '그룹화'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 이후 정책 추진을 위한 협치의 틀을 만들어 나갈 때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