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한반도 분단은 당시 세계최강국 미국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된 결과다. 이제 미국의 국력이 약화되면서 한반도 분단의 국제적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남북이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어떤 체제를 선택하든, 국제 사회에서 이를 반대하지 못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맥아더가 만들어놓은 1945년 체제의 핵심적 골간은 일본의 평화헌법, 태평양에서의 중국 봉쇄와 한반도의 분단과 반민족 세력의 집권이다. 일본의 재무장 추진, 중국의 대양 해군력 강화로 1945년 체제는 도전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충돌의 위기, 민중의 깨어남이 반민족 세력층의 기득권 고수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IMF에 따르면 구매력 기준 GDP가 2016년에는 미국이 18조8천억불, 중국이 19조불로 역전되기 시작한다. 미국의 국가정보원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전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된다고 예축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학자 메코이는 2025년 미국이 몰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어쨌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가 2018년을 즈음하여 미·중 간의 세력 교체기에 들어갈 것이다. 1945년 체제를 2018년 체제로 대체하기 위해, 한국 사회에 대청소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는 충돌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중산층은 이게 무너졌고 빈곤층은 급증하고 있다. 일자리 4%밖에 못 만드는 100대 재벌이 국가 이익의 60%를 가져가고 있다. 상층 10%의 국민이 국가 전체 재산의 66%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하층 50%의 국민은 단지 1.7%의 부만 소유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이익보다는 특권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인식하는 국민이 과반수를 넘고,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능력이 아니라 사회적 불공정에 기인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참기 어려운 분노감을 갖고 있는 청년이 88%에 달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배 36년에 이은 친일파 지배 71년을 종식시키지 못하면, 한반도는 강대국 전쟁의 놀이터가 된다. 내년 대선은 단지 5년 임기의 새 대통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민족의 재양을 막느냐, 못 막느냐를 결정짓는 선거이다.
박근혜 정권은 시대와 불화하는 정권이다. 이 불화에 따른 사이코패스 증후가 곳곳에 나타다고 있다. ‘아무리 집착해도 얻기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표출하는 불안장애정신증이 나타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건국절, 사드배치 등은 뼛속 깊은 친일친미를 인증하는 사이코패스 증후의 완결판이다.내년 대선을 통해 자주 통일의 세력화와 권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분단과 전쟁에 대한 참회’이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민중의 삶, 갈수록 깨어나는 민중의 역사의식, 응축하고 있는 민중의 에너지가 언제 폭발할지 모를 임계점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 대선에는 안중근 의사께서 동포에게 고한 ‘각각 스스로 분발하라’라는 말씀을 다시 새개는 계기로 삼겠다.
“반공은 숭고한 가치이고, 친미는 절대 가치이고, 친일은 그때 상황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남북협력은 위험하다.” 이는 해방 이후 71년 간 유지해 온 기득권층의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부장관이 민화협 초청강연에서 ‘남북협력과 통일에 관한 사항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먼저 확실히 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맞다. 친일을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로 국민을 교육시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미국과 일본을 지키기 위해 한국 국민이 총알받이가 되어도 좋다는 충성심으로 사드배치를 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그런 다음에 남북협력을 하면 된다?
전시 작전권을 다른 나라에 갖다 바친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을 만나 북한 핵폐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우리나라 대통령이란 것이 부끄럽다.
외세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는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나라가 분단되었을 때는 통일운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것은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핵심은 ‘미일동맹체제에 남한을 종속시키는 것’이다. 이에 최대의 이익을 보는 세력은 미, 일, 그리고 남한의 기득권 세력이고, 최대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남한의 민중이다.
야권의 대선 후보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무엇보다 분단국가 정치인으로서의 고뇌가 있고 「분단과 전쟁에 대한 참회」가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우리 운명을 결코 남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자주적 역사 의식에 투철해야 한다.
의미 없는 「국민화합」 「국민통합」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친일파들이 중심에 있는 국민통합은, 일제 시대의 내선 일체와 진배없다.
해방 이후 제주 4·3항쟁, 부마항쟁, 4·19혁명, 5·18항쟁, 6월 항쟁은 하나같이 친일파의 부정, 부패, 탄압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다. 이 저항 운동은 독립 운동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데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로 미화해선 안 된다. 이는 안중근과 이완용을, 독립운동세력과 근대화세력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다.
야당 대선 후보는, 재벌 언론, 법조, 군, 사학, 종교 집단을 부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민중의 역동적 에너지를 결집해 낼 수 있다.
‘빨갱이’, ‘종북좌파’라는 말을 안 듣기 위해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면 안 된다. ‘빨갱이’라는 말을 친일수구세력으로부터 듣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