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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에 걸린 마르크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8/19 [06:14]

동맥경화에 걸린 마르크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8/19 [06:14]

내 눈에 상당수 젊은(가끔 나이든 이들도) 진보활동가들은 눈을 가리고 날카로운 창을 마구잡이로 찔러대는 검투사 같이 보인다. 특히나 그들 중에는 경도된 마르크스주의를 맹신하는 이들, 혹은 경도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된 형이상학에 삐진 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계급 투쟁이론으로 무장하여 자신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마구잡이로 창을 찔러대는 듯 하다.

 

그들은 상대가 적군이건 아군이건 상관없고 자신이 무장한 가치와 개념규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치 러시아 혁명 하듯 달려들어 인민재판을 열고 ‘반동’의 낙인을 찍어 상대를 깔아뭉갠다. ‘주의’를 맹신하는 이들이 빠지는 함정이지만, 주의에빠지면 빠질 수록 더욱 생생한 현실감이 강화되는 이유로 그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이렇다보니 ‘혁명의 세상’을 이루고자 하는 그들의 목표는 애초에 실현 불능이다. 외연을 확대하고 세력을 넓혀 힘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세상일진데... 즉,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지는것 자체가 혁명일 텐데,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이들을 창으로 찔러대고 배척해서 그들의 시체 위에 올라서 자신들만의 깃발을 흔들려는 것은 극단의 자기만족과, 아집, 독단의 현현일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1세기 전의 공산주의자들은 자기들 운명을 걸고 무력투쟁을 했던 숭고함과 장엄함이라도 있었지만, 현재 그들은 어떠한 일상의 위협을 감수함도 없이 오직 입으로만 떠벌리고 있는 터이다. 자신들이 하는 말에조차 책임을 안지고 담너머로 돌던지듯 한다. 이들은 통일운동, 시민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등등의 분야에 포진되어 있다. 민족 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이뤄야한답시고 입장이 다른 동료들을 가볍게 밟아 누르고, 미국산 제품 하나 쓸라치면 머리 핏대세우고 달려들어 '제국주의의 첨병'이라고 조롱하며, 동물들 재미난 인증샷 하나 찍으면 '동물학대'라고 달려들어 쌩난리를 피우고, 자기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앞뒤안가리고 무조건 '여성혐오자'로 매도해서 상대를 찍어 누른다.

이렇다보니 (우리가 늘상 경험하듯이) 그런 이들일 수록 일상속의 자잘한 실천은 하지 않고 남이 해 놓은 결과물에 대해서 비평하고 투덜거리며, 민주-진보진영의 분열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이다. 오죽했으면 많은 이들이 그들 중의 일부가 ‘국정원스파이’가 아닐까 하는 의혹을 갖는다. 민주-진보진영 요절 내는데 그보다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낼 불화와 갈등은 더욱더 집요해질 것임을 예상한다. 진정한 인간 사랑의 방법론이 집약된 그 지혜의 서인 마르크스가 경전으로 떠받들어 질 때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어쨋튼 그런 이유로 나는 마르크스에 경도된 이들, 혹은 마르크스에 기반된 어설픈 형이상학에 물들어 있는 이들을 신뢰하지 않는다.(이들 중에는 자신들이 맹신하는 가치와 개념이 동맥경화 걸린 마르크스로 부터 왔다는 사실도 모르는 이들도 많다.) 대신 나는 딱히 배운것이 많지 않더라도 ‘사고의 유연함’, '수용력'을 갖춘 이들을 훨씬 더 신뢰한다. 날카롭게 갈린 창끝 같은 이론은 대중을 포섭?하기는 커녕 아군마저 적군으로 돌리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로 인해서는 혁명은 고사하고 내부분열의 씨앗만 퍼져나가지만, 반면 유연한 사고는 대중들을 포용하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진정한 혁명의 옥토이기 때문이다.

내 말하건데, 자폭용 도구로 밖에 사용하지 못하겠거든, 마르크스를 조선일보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집어 던져라!

 

 글쓴이 : 둥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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