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상당수 젊은(가끔 나이든 이들도) 진보활동가들은 눈을 가리고 날카로운 창을 마구잡이로 찔러대는 검투사 같이 보인다. 특히나 그들 중에는 경도된 마르크스주의를 맹신하는 이들, 혹은 경도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된 형이상학에 삐진 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계급 투쟁이론으로 무장하여 자신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마구잡이로 창을 찔러대는 듯 하다.
그들은 상대가 적군이건 아군이건 상관없고 자신이 무장한 가치와 개념규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치 러시아 혁명 하듯 달려들어 인민재판을 열고 ‘반동’의 낙인을 찍어 상대를 깔아뭉갠다. ‘주의’를 맹신하는 이들이 빠지는 함정이지만, 주의에빠지면 빠질 수록 더욱 생생한 현실감이 강화되는 이유로 그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더군다나 1세기 전의 공산주의자들은 자기들 운명을 걸고 무력투쟁을 했던 숭고함과 장엄함이라도 있었지만, 현재 그들은 어떠한 일상의 위협을 감수함도 없이 오직 입으로만 떠벌리고 있는 터이다. 자신들이 하는 말에조차 책임을 안지고 담너머로 돌던지듯 한다. 이들은 통일운동, 시민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등등의 분야에 포진되어 있다. 민족 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이뤄야한답시고 입장이 다른 동료들을 가볍게 밟아 누르고, 미국산 제품 하나 쓸라치면 머리 핏대세우고 달려들어 '제국주의의 첨병'이라고 조롱하며, 동물들 재미난 인증샷 하나 찍으면 '동물학대'라고 달려들어 쌩난리를 피우고, 자기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앞뒤안가리고 무조건 '여성혐오자'로 매도해서 상대를 찍어 누른다.
글쓴이 : 둥글이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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