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세월호 보도지침’ 이어, 이번엔 '사드 보도지침' 파문
고대영 사장의 ‘사드 보도지침’, 진실을 고백하고 사과하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7/15 [20:49]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5일 고대영 KBS사장이 사드 보도 통제에 나섰다며 '사드 보도지침'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지난달 30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의 ‘세월호 보도개입’을 폭로한 이후 보름만에 벌어진 일로, 파문이 일 전망이다.
7월 11일 KBS 뉴스광장 중(사진-KBS 뉴스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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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화요일(12일) 아침, 보도본부 해설위원실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보도본부장 주재 국장단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해설국장이 해설위원들을 모아놓고 전날 열린 임원회의 전달 사항이라며 전날 아침뉴스에 방송된 ‘사드’ 관련 뉴스 해설에 대해 고대영 사장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김 국장이 이 자리에서 "중국 관영 매체의 주장과 다름없다", "안보에 있어선 다른 목소리가 있어서는 안된다", "KBS 뉴스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고 사장의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본부장의 말을 전하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더 나아가 "그러면서 5달 전 방송된 또 다른 해설위원의 사드 관련 해설도 KBS뉴스 방향과 맞지 않다는 보도본부 간부들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두 위원이 함께 주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해설위원이 사장의 구체적인 지적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주의가 있었던 당일 오후, 이번에는 보도본부장이 주의를 받은 해설위원들을 직접 불러 수원 연수원 등으로 곧 인사 조치가 있을 것임을 통보했다는 사실"이라고 보복 인사조치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현재 고대영 사장과 일부 임원들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나중에 얘기하자.’, ‘단지 안보 뉴스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만 있었다.’는 등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두 사람간의 사적 대화도 아니고 공식적인 임원회의에서 한 말을 ‘흘린 밥풀 주어먹듯’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우리는 고대영 사장이 지금이라도 사실을 고백하고 불법적인 보도 개입과 ‘찍어내기’식 인사 시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고 사장에게 즉각적 사과를 촉구했다.
2월 11일 KBS 뉴스광장 중(사진출처-KBS 뉴스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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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성명 전문.
고대영 사장의 ‘사드 보도지침’, 진실을 고백하고 사과하라!
지난 화요일 아침, 보도본부 해설위원실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 보도본부장 주재 국장단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해설국장이 해설위원들을 모아놓고 전날 열린 임원회의 전달 사항이라며 전날(11일, 월) 아침뉴스에 방송된 ‘사드’ 관련 뉴스 해설에 대해 고대영 사장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관영 매체의 주장과 다름없다.’, ‘안보에 있어선 다른 목소리가 있어서는 안된다.’, ‘KBS 뉴스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사장의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본부장의 말을 전하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5달 전 방송된 또 다른 해설위원의 사드 관련 해설도 KBS뉴스 방향과 맞지 않다는 보도본부 간부들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두 위원이 함께 주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해설위원이 사장의 구체적인 지적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주의가 있었던 당일 오후, 이번에는 보도본부장이 주의를 받은 해설위원들을 직접 불러 수원 연수원 등으로 곧 인사 조치가 있을 것임을 통보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방송사업자 위치에 있는 사장이 특정 뉴스와 해설에 대해 시시콜콜 시비를 건다는 자체가 이미 ‘보도의 독립성’ 침해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임을 우리는 과거 길환영 사장 해임 사태 때 온몸으로 체득한 바 있다. 그런데 시비 거는 것을 넘어 해설의 내용과 방향이 사장 맘에 안 든다며 인사 조치까지 내리려하는 것은 위법을 넘어 30년 넘게 KBS 뉴스에 몸 바쳐온 기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현재 고대영 사장과 일부 임원들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나중에 얘기하자.’, ‘단지 안보 뉴스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만 있었다.’는 등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두 사람간의 사적 대화도 아니고 공식적인 임원회의에서 한 말을 ‘흘린 밥풀 주어먹듯’ 할 수 있겠는가? 조합은 사내 다른 조직에서도 임원회의 사장 말씀이라며 해설위원들이 전달받은 것과 같은 내용이 직원들에게 전달됐음을 여러 곳에서 확인했다. 엎지른 물을 주워 담으려는 사장 이하 경영진의 태도에 분노를 넘어 측은함마저 느낀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가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한다.
그 이유는 첫째, 고대영 사장이 지적했다는 내용은 ‘사드 문제에 관해서는 불필요한 논쟁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과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 이 때문에 혹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장한 ‘청와대의 통상적인 업무’가 현재 고대영 사장에게도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정현 전 청와대 수석이 KBS 보도에 개입한 증거 육성이 폭로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보도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구체적인 뉴스 개입 뿐만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에 대해 이른바 ‘찍어내기’식 인사 조치가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편성과 제작에 대한 불법적인 통제 수준을 넘은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기 때문이다.
셋째, ‘사드’ 문제에 대한 ‘보도지침’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지난 11일(월) 뉴스해설을 보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구도를 자세히 전했을 뿐이다. 이에 앞선 2월11일자 뉴스해설 역시 사드 배치 시 대중 관계 악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을 언급하며 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을 뿐이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을 비롯한 보도본부 강경 세력에겐 이 정도 수준의 다른(?) 목소리도 용납할 수 없었나보다.
당장 오늘(15일, 금) 아침 뉴스 해설을 보자. 예민하고 찬반 논란이 거센 사드 문제에 대해 반공단체 대표를 객원해설위원으로 내세워 뉴스 해설을 맡겼다. 해설 내용 역시 사드문제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며 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를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미 9시 뉴스는 오래 전부터 사드와 관련해 청와대, 국방부 옹호 논리로 점철돼 버렸지만 그나마 신중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전해오던 뉴스 해설마저 한 목소리로 통일된 것이다.
우리는 고대영 사장이 지금이라도 사실을 고백하고 불법적인 보도 개입과 ‘찍어내기’식 인사 시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정현 전 수석의 보도 통제가 드러난 작금의 상황에서 감히 그럴 것이라 생각지는 않지만 이번 사드 해설에 대한 간섭과 통제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면 고대영 사장은 더 이상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2016년 7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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