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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와 TV조선의 ‘강정마을 매도’, 무슨 의도인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5/04 [20:23]

채널A와 TV조선의 ‘강정마을 매도’, 무슨 의도인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04 [20:23]

지난 4월 28일 강정마을 내부에서 군 차량 탑승한 해병대원이 총구를 주민들에 겨눴고,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에 항의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유튜브에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는 강정마을 회 장과 주민이 “마을이 전쟁터도 아닌데 무섭게 왜 이러냐”, “군인들이 왜 부대 밖으로까지 나와서 총을 들고 있냐” “이 곳은 초등학교 앞이다” 등 항의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주경계 자세로 강정마을에서 이동하는 해병 ⓒ제주의소리

 

강정마을회는 5월 2일 논평에서 “기지방어 훈련과정에서 사주경계는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군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주민들이 불법이라는 태도가 과연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80이 넘은 어르신이 밤에 몸이 떨려 잠이 안 왔다고 한다. 4.3과 한국동란까지 겪은 분으로서 당연한 공포다. 더군다나 총기에 탄창까지 결합한 채로 조준하고 있는데 어찌 극한의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성토는 예사로 들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특히 마을회가 주장하는 “설령, 총기를 활용한 사주경계가 기지방어 훈련과정상 예규로 정해져 확립된 사항이라 하더라도 지휘관의 적절한 판단으로 조정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무리가 없는 선에서 유연하게 수위조절을 하겠다는 발언조차 못하는 해군이 앞으로 어떻게 제주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장은 단순한 텃세나 항의가 아니라 그토록 반대하던 자신들의 터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서 향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간절한 호소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귀포시민연대는 강정마을이 “구상금 청구 소송으로 인해 해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진 맥락을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다. 서귀포시민연대는 “강정마을회에서는 강정마을 안길에 ‘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출입을 엄금한다’는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설치해 뒀다. 그런 마을 안에 총을 든 군이 나타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뻔한 일 아닌가? 그와 같은 상황에서 총구를 바깥으로 겨눈 군 병력을 마을 내에 출동시켰을 때 주민들이 자극받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훈련을 진행함에 있어서 해군과 해병대 측이 강정마을회와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주민들을 자극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사안을 조선일보가 악의적으로 보도하여 <오늘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된 데 이어, 채널A와 TV조선도 같은 보도를 내놓아 <오늘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되었다. 양사 모두 강정마을의 상황을 맥락과 함께 담는 것이 아니라, 주민을 매도하는 형태로 보도했다.

 

TV조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제주 강정마을 ‘군인’ 논란>

 

 

먼저 TV조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제주 강정마을 ‘군인’ 논란>(5/1, 13번째, 서주민 기자)는 유튜브에 올라온 주민의 영상을 보여주며 고개 숙인 군인과 호통 치는 주민을 부각했다. 이어 기자는 “당시 군은 항만과 주둔지 방호능력 향상을 위한 통합항만방호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도 같은 훈련을 했었던데다 훈련 목적상 총을 들고 사주경계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라며 군을 대변했고 강동길 해군제주기지전대장의 “대원들 보고 하지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병대원들도 사실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충격도 좀 받고 사기가 많이 저하됐었습니다”라는 인터뷰 발언을 담았다.

 

마무리 멘트에서도 “군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훈련 차량을 무단으로 막은 건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라며 거듭 군의 입장을 강조했다. 군의 입장은 이렇게 거듭 세 번 설명하면서, 강정마을 측 입장은 격분해 호통 치는 상황의 유튜브의 모습만 전했을 뿐, 주민 측 목소리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채널A <해병대 장병들 ‘동네북’>

 

 

 

그러나 이런 TV조선의 보도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5월 2일 채널A 보도는 TV조선보다 하루 늦은 대신 더 노골적으로 강정마을을 매도했다. 채널A는 <해병대 장병들 ‘동네북’>이라는 보도 제목에서부터 이미 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리포트에서도 “제주 강정 마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일부 주민들에게 수모를 당했습니다” “제주 방어 임무를 맡고 있는 해병대 9여단 장병들인데 5분 대기조 긴급출동 훈련 중 사주경계를 했다는 이유로 죄인 취급을 당한 것” “국토방위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군에 대한 적절한 태도는 아니라는 지적” 등 온통 주민들을 ‘가해자’로 몰고 군을 ‘피해자’로 묘사하는 내용뿐이었다.

 

주민들의 입장은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고 “총알 담고 다니잖아 자식들아 니네? 강정마을 공포 분위기 조성하는 거야?”라며 해병대 장병에게 항의하는 논란의 장면만 노출되었다. 이어서 고개 숙인 해병대 장병들의 모습이 화면으로 소개됐고 “출동 훈련 중 봉변”이라는 자막까지 동원됐다. 주민들이 장병들에게 큰 위해를 가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국방부가 34억 원 규모의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더욱 어려워진 주민들의 상황, 군이 주민들에게 총을 겨눴다는 증언 등 강정마을 주민들의 입장은 모두 은폐한 채 일방적으로 군의 입장만을 강력하게 대변한 것은 강정마을 주민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언론이 논란 사안을 보도한다면, 마땅히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전해야 하며, 맥락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주민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군의 입장만을 부각한 강정마을 관련 보도는 명백한 악의적 보도이다.

  

또한, 민언련이 확인한 결과, TV조선과 채널A는 강정마을에서 올린 유튜브 원작자에게 영상 사용에 대한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유튜브 영상을 제멋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사안의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올린 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이 오히려 종편에 의해 왜곡되고 제멋대로 재단되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그 분노는 더욱 클 것이다. TV조선은 원작자의 항의에 해당 홈페이지에 기사 내용만 업로드 되고 영상이 삭제된 상태이지만, 채널A는 여전히 관련 영상을 올려놓은 상태이다. 종편의 뻔뻔스러운 행태에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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