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결과, 아웅산 수치 압승 '53년 만에 민주화'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로 선거 압승한 수치여사 대통령은 될 수 없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11/10 [08:46]
미얀마 총선 결과에 세계가 고무되고 있다.
미얀마 총선 결과 야권의 승리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총선 결과 아웅산 수치의 야당이 여당을 꺾고 50년 넘은 군부독재를 마감하고 민주정부 구성에 한발 다가섰다. 미얀마에서 지난 1962년 군부 독재자 네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반세기 넘게 지속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지난 8일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치러진 이번 자유 총선에서 NLD는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 이상을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 집권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990년 수지 여사의 정당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뒀으나 군부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선거를 다시 실시했으나 수지의 출마를 허락하지 않았고 그녀의 정당도 참가를 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도 선거결과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관심이다. 하지만 군부가 과거처럼 나서기엔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NLD 측은 총선 개표가 진행 중인 9일(현지시간) “우리가 70% 넘는 지역에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NLD는 지지세가 강한 중부 지역에서 80% 가까이 득표했다. 여당의 영향력이 큰 소수민족 지역에서도 50~70%의 지지를 얻었다고 NLD 대변인이 말했다.
미얀마 일간 미얀마타임스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초반 개표 결과에서 NLD는 현재까지 개표가 완료된 하원 32석 모두를 차지했다. 개표가 완료된 지방의회 4석 중에서도 NLD는 3석을 챙겨갔다. 군부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지방의회 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USDP는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테 우 USDP 대표 서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졌다”고 말했다. 테인 세인(70)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는 “USDP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이라와디 델타 지역과 힌타다 지역에서 크게 패배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어쨌거나 국민의 선택인 만큼 선거 결과는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관영 일간지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새 시대의 새벽, 역사적 선거 속 수백만 명의 투표”라는 제목으로 NLD의 승리를 축하했다.
선관위는 이번 1차 발표를 시작으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하루 6차례에 걸쳐 중간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 이달 중순 발표된다.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NLD 당사 앞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은 채 당의 승리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빗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개표 전광판을 지켜본 지지자들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듯 춤과 노래로 자축했다.
과일을 파는 텟 파잉 우(24)는 AP통신에 “‘어머니 수’(수치 여사 애칭)가 이길 것이다. 이겨야만 한다”며 “만약 NLD가 이기면 우리나라에 더 많은 자유가 생길 것이고, 우리나라와 우리 삶이 모두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치 여사도 이날 당사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대진영을 자극하는 언동을 삼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NLD가 단독 정부를 출범시키더라도 수치 여사는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한 개정 헌법 조항에 따라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는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선거 전 인터뷰에서 “NLD가 승리해 대통령을 내면 자신은 ‘대통령직 위의’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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