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고 죽는 것은 정한 이치다. 왕후장상, 영웅호걸도 죽고, 장삼이사도 죽는다. 자연의 법칙이니 어찌 보면 죽음은 슬퍼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 봄, 수학여행을 나섰던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진도 앞바다에서 떼죽음을 당한 참사는 전 국민을 오열케 했다. 근자에 들어서도 이런저런 사고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됐다. 전시도 아닌데 생목숨이 너무 많이 희생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48명으로 줄었다. 일본 정부는 여태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면서 마치 이들이 다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하는 눈치다. 가증스런 일이다.
위안부들의 슬픈 삶 얘기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천덕꾸러기 신세다. 2001년 강일출(87) 할머니가 그린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본 조정래 감독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얘기를 시나리오로 썼다. 13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제작에 어려움을 겪다가 시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6억 원가량의 제작비를 모아 지난해 말에야 첫 촬영에 들어갔다. 이후로도 몇 차례의 후원을 받아 겨우 촬영은 마쳤다.
아무리 선한 일에 쓴다고 해도 모금운동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급을 외면하는 배급사들을 타박할 일만도 아니다. 이런 영화라면 국민들의 역사교육 차원에서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좋으련만. 깃대를 들고 나설 국회의원 그 누구 없소?
언론인 겸 작가 정운현 http://durl.me/4pm5k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정운현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국제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