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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유체이탈화법,창조어법’, 언제까지 들어야?

전여옥,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7/13 [14:13]

박근혜 ‘유체이탈화법,창조어법’, 언제까지 들어야?

전여옥,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7/13 [14:13]

 18대 대선을 열흘 정도 남겨둔 2012년 12월 10일 밤. 박근혜-문재인-이정희 세 후보간 에 2차 TV 토론이 열렸다. 이날 토론주제는 경제, 노동, 복지, 환경 분야였다. 국민들의 시선은 TV로 모아졌다. 1차 TV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맹공을 펼쳐 국민적 주목을 밭은 터였다.


그런데 이튿날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것은 박근혜 후보의 말실수(?)였다. 사회자가 ‘복지정책 재원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박 후보는 “정부가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 지출을 줄이고, 세입 확대는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한다거나 지하경제를 활성화해 매년 27조, 5년간 135조원 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였고,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트통령’(트윗 대통령) 소설가 이외수도 나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하경제’의 정의를 소개하며 간접적으로 박 후보의 ‘지하경제’ 발언을 꼬집었다.

 

그러자 한 트위터리안이 “분명 지하경제를 세상으로 끌어내겠다는 뜻인걸 아실텐데 이런식으로 선동하실겁니까?(@koo***)”라며 비판했다. 이에 이 씨는 “전에도 이런말 하는거보니 한 두번 아닌듯해요(@oisoo)”라며 응수했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 계정 초기화면 캡쳐

 

이 씨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해 8월23일 경제민주화 과제 중 하나인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해 가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박 후보는 세수 마련을 위한 ‘6대4 원칙’을 강조하면서 “기존 씀씀이(60%만큼)를 줄이고, 지하경제 활성화와 비과세 감면 조정으로 (40%를) 보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1회성 말실수라고만 보기 어렵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산화까스, 솔선을 수범, 바쁜 벌꿀, 전화위기, 지하경제 활성화...”라며 박 후보의 잇따른 말실수를 나열한 뒤, “이명박 정부 때는 SRM, ISD 같은 영문 약어 공부하느라 바빴는에, 박근혜 정부가 되면 <대통령 말씀 번역어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할 듯”이라고 꼬집었다.


전우용 씨의 예언은 채 3년도 안 돼 현실이 되었다. 금년 6월초 페이스북에 소위 ‘박근혜 번역기’가 등장했다. 한국인인 박 대통령의 말을 번역해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이는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을 비꼰 것이다. 운영자는 이 페이지를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번역하는 페이지로 본 소프트웨어는 집단지성을 이용한 인공지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박근혜 번역기’가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얻자 청와대는 급기야 트위터의 청와대 계정을 차단하기도 했다.


‘박근혜 화법’의 대표적인 특징인 소위 ‘유체이탈 화법’이다. 자신이 당사자이면서도 마치 남 얘기하듯이 자신은 쏙 빠지는 그런 말투를 말한다. 단순히 책임회피 차원인지 아니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동문서답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진중권 씨는 이를 두고 “말을 해도 못 알아들으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 때 ‘친박’이었다가 ‘배신’한 전여옥 전 의원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


“박근혜는 늘 짧게 대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등.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사실 아무 내용 없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애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다.”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만 해도 전 씨의 말은 배신자의 ‘독설’ 쯤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정곡을 찔렀다는 견해도 많다. ‘심오한 뜻’은커녕 무지와 잇따른 실수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이런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2011년에는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을 받았다. 그것도 ‘으뜸 언어상’을. 한 마디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유체이탈화법’ ‘창조어법’을 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한단 말인가.

 

언론인 겸 작가 정운현  http://durl.me/4pm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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