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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박근혜 문제는 없다'...유승민 논란 왜곡보도,

[PD저널 보도비평]공정·객관 보도 앞세우며 대통령은 ‘언터처블’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6/30 [16:18]

방송3사 '박근혜 문제는 없다'...유승민 논란 왜곡보도,

[PD저널 보도비평]공정·객관 보도 앞세우며 대통령은 ‘언터처블’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6/30 [16:18]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며 사실상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찍어내기’ 발언을 한 이후 여당의 ‘내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청원·이정현 등 친박(親朴)계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반면, 친박계가 유승민 ‘찍어내기’를 통해 내년 4월 총선 ‘새판짜기’ 의도를 드러냈다는 판단을 하는 비박(非朴)계 재선 의원 20인은 지난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것(원내대표 재신임)을 의원들의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원회가 일방 결정해선 안 된다”고 밝히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조선일보’부터 ‘한겨레’까지 대통령의 의회민주주의 무시 비판

 

여당의 지리멸렬 내전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는 CBS 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 29일 발표했다.(신뢰도 95% 표본오차 ±3.10%)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58.5%가 ‘친박계의 유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 공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공감한다’ 32.9%, 무응답 및 ‘모름’ 8.6%)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의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2.1%가 ‘새누리당 지도부를 바꾸기 위한 의도’라고 대답해 ‘그렇지 않다’는 대답(36.9%)보다 많았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내세운 국회법 개정안의 부당성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 내부의 주도권 싸움, 즉 ‘정치적 의도’로 작금의 상황을 읽고 있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군현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여론조사 속 국민의 시선만 이런 게 아니다. 각론에선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요 일간지 모두 여권의 다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박 대통령은 야당 시절인 2002년 ‘총재 1인 지배 체제 종식’을 주장하며 탈당까지 감행했다. 그만큼 정당 민주주의를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이기에 집권당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이번 사태를 보며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우르르 달려든 친박계의 행태도 뒷골목 왈패들과 다를 게 없다.” (6월 30일 <조선일보> 31면 사설 ‘靑·비박 ‘나라 어려운데 무슨 권력 놀음이냐’ 소리 안 들리나’)

 

“이들(친박계)이 ‘유승민 사퇴’의 명분으로 들고나온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신임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중대한 자기모순이며 의회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발상이다.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적으로 임명한 부하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입맛에 맞춰 그만둬라 마라 할 대상이 아니다.” (6월 30일 <중앙일보> 30면 사설 ‘친박의 사퇴 압박…누가 납득할까’)

 

“설령 박 대통령의 뜻대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이뤄진다고 해도 박 대통령 위주로 움직이는 여당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6월 30일 <동아일보> 31면 사설 ‘새누리당, 유승민 사퇴 밀어붙여 박근혜 黨 만들 텐가’)

 

“대통령 한 마디에 의원총회에서 선출한 원내대표를 갈아치워야 하는 정당이라면 아예 국회의원을 대통령이 지명하지 굳이 국민 손으로 뽑을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중략)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의 손으로 뽑고 재신임까지 했던 원내대표를 청와대 압력으로 내쳐 버린다면, 대통령의 제왕적 권위는 살아날지 모르나 당청 관계는 폭압적인 독재시절로 회귀할 것이다. 국회의 권위와 삼권분립 정신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6월30일, <한겨레> 31면 사설 ‘새누리당, 유정회로 되돌아갈 참인가’)

 

친박-비박계 갈등 상황 ‘중계’만 하는 지상파 보도

 

반면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는 여권 내 갈등 상황을 ‘중계’하는 수준이다. ‘유승민 논란’과 관련해 지난 29일 방송된 KBS <뉴스9>에선 새누리당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내용(‘여, 유승민 거취 결론 못 내…유 “생각해보겠다”’)과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친박 “유승민 즉각 사퇴”…비박 “당내 분란 야기”’)을 각각 전했을 뿐이다.

 

이런 모습은 MBC와 SBS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는 ‘새누리 최고위원회, 유승민 사퇴 요구…“고민하겠다”’, ‘버티기냐, 자진사퇴냐…유승민 원내대표의 선택은?’ 등 두 개의 리포트를 통해 여당 내부의 상황을 전했으며, SBS <8뉴스>도 ‘“유승민 사퇴 결단 촉구” vs “시간 더 줘야”’, ‘유승민 “생각해보겠다”…기로에 선 여권 내분’ 등 두 개의 리포트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함께 이에 대한 친박계와 비박계의 입장을 각각 중계하는 데 그쳤다.

▲ 6월 29일 KBS <뉴스9> ⓒKBS 화면캡쳐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리포트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이 “과감한 소비 진작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을 뿐 유 원내대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여권의 내분과 의회 민주주의 논란을 부른 데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언급하는 대목은 전혀 없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에선 일련의 사태에 대한 야당의 목소리조차 담지 않았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여당의 내분뿐 아니라 국회의 마비를 불렀지만, 정작 의회의 또 다른 한 축인 야당을 아예 취급조차 안 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야당의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문제제기 역시 다뤄지지 않았다.

 

지난 29일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의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 “선거에서 심판해 달라” 등의 발언이 유승민 원내대표와 당내 비주류(비박)에 대한 공천학살을 예고한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공직선거법 제9조 1항 위반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 중립의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따져볼 일이다. 그러나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같은 사유로 국회에서 탄핵을 받은 사실이 존재하고,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정치 중립 논란 자체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의 메인뉴스에선 이 주제에 대해 언급조차 않고 있다. 특히 KBS는 지금 공정방송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언터처블’(건드릴 수 없는) 영역에 둔 상황에서 공정과 객관의 보도는 과연 가능할까.

 

PD저널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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