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박종철고문치사사건을 조사할 당시 고문경관 조한경의 처인 김애순으로부터 유정방의 고문수사에 대해 진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사하지 않은 채 조용히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     © 최민희 의원실

또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수사’에서 당시 당시 박상옥 검사는 재판과정에서 박종철 군에게 고문을 하게 된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 고문행위를 옹호하는 유도성 질문을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국회 박상옥 대법관 후보 청문회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수사 기록을 조사한 결과, 박상옥 검사가 김애순(고문경관 조한경의 처)을 조사할 당시, 사건 은폐의 주모자였던 유정방(치안본부 대공수사 3부 5과장)이 김애순에게 자신의 일상적인 고문 자행 발언을 했고 이 사실을 박상옥 검사와의 문답에서 진술 하였지만 박상옥 검사는 이를 조사하지 않은 채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유정방의 고문 자행 발언은 검찰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3차 수사에서 드러났다. 박상옥 검사는 1987년 5월 25일 서울지방검찰청 1508호에서 조한경의 처 김애순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

이 진술서에서 김애순은 박처원 차장과 유정방을 만나 남편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하지만 이에 대해 박처원과 유정방은 회유와 협박을 하며 이를 말렸다. 이 자리에서 유정방은 “자신이 고문할 때도 조한경은 자리를 피했다”며 조한경을 비난하는 진술이 나온다.

- 김애순의 진술내용-

“(조한경)면회를 끝내고 다시 박처원 차장에게 가 면회결과를 보고하였는데 박차장은 전날 면회를 갔더니 조한경은 뻣뻣한데 강진규는 엎드려 절을 하더라 하였습니다. 유과장은 그 말을 받아서 오늘은 조한경은 말을 잘 알아듣는데 강진규가 뻣뻣하다고 하였습니다. 또, 박차장은 조한경이 3사람을 끌어들이면 둘일 때는 실수로 맞아 주지만 다섯일 경우에는 오히려 짐이 더 무거워 실수로 인정되지 않고 더 무겁게 처벌된다, 또 그 자리에 조한경이 없었다면 세사람이 강진규를 주범으로 몰게 되어 싸움을 하지 않겠냐 고 하였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유과장은 조한경 그 놈은 내가 고문을 할 때도 자리를 피한다고 하면서 대공수사를 하려면 그런 일도 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민희 의원은 “박상옥 후보자는 범인도피 사건축소은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유정방 대공과장의 일상적인 고문수사 자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수사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이자 실체적 범인 은닉의 죄에 해당 한다”고 비판했다.

또, 최 의원은 “박상옥 후보자가 과연 고문근절의 의지가 있었는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 이라고 지적하고 “대법관 후보자의 자격이 없는 박상옥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박상옥 검사는 지난 1992년 부산 지검 근무시절, 길 가던 무고한 시민(이동근 36세)을 강도 피의자로 몰아 파출소로 연행한 뒤 폭행과 물고문(혀가 찢어지고 턱에 상처를 입음)을 벌인 경찰관에 대해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취하는 등 반 인륜 고문 수사에 대한 심각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다.

당시 언론에서는(‘92.5.22 한겨레 보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박 검사가 이씨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압력을 행사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