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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에 목매는 박근혜, 이런 꼼수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신의료기술평가 제외의 본질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2/01 [19:49]

의료민영화에 목매는 박근혜, 이런 꼼수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신의료기술평가 제외의 본질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2/01 [19:49]

지난 7월 21일 의료민영화 반대서명을 한 인원이 하루 만에 100만 명을 넘었다. 정부에 제출된 반대의견서도 약 10만건에 달해 답변서 작성하기도 힘들다는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국민들의 의료민영화 반대 의지는 분명했다. 그러나 '불통' 박근혜 정부는 7월말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인 8월 12일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올 9월에는 전국민적 반대에도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자회사 허용 가이드라인'을 입법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6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추진을 천명했던 영리병원 건은 철회된 바 있다. 물론 이는 정부의 의지라기보다, 국민 여론과 언론에 폭로된 내용(관련기사 : 국내 영리병원 1호 산얼병원 수준, 참 한심하다)으로 강행하지 못한 바가 크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기본적인 정보 확인없이 국내 첫 영리병원 도입에 광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 산얼병원의 모회사 중국 CSC그룹은 '사기에 가까운 줄기세포 기술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사업을 해 온 조세회피 기업'으로 이미 수사 중인 반부도 상태의 기업이었다. 

▲ 제주도 서귀포시 호근동 한 과수원. 국내 1호 영리병원이 들어설 산얼병원 부지   ⓒ 뉴스타파

 

심지어 제주도 내 산얼병원 건립 토지조차 매각하려했음이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의 수준을 의심받는 상황이었다.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된 일련의 상황을 보면, 이 정부가 의료민영화에 얼마나 광분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 잠시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추진 일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의료민영화 시즌1] : 집권 초기부터 '원격의료'와 '메디텔(의료관광호텔)' 같은 사업을 '창조경제'로 덧씌어 추진하려 함.
[의료민영화 시즌2] : 2013년 말, 영리자회사 추진, 부대사업 확대, 병원인수합병 허용, 영리법인 약국 허용 등을 담은 제4차 투자활성화 계획 발표.
[의료민영화 시즌3] : 올 8월 한층 더한 규제완화안을 담은 6차 투자활성화 계획 발표.

산얼병원 건으로 망신을 당한 정부가 한동안 소강 국면을 보이더니 최근 2주간 의료민영화 쟁점들을 다시 강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료민영화 시즌4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본질

▲ 산얼병원 건으로 망신을 당한 정부가 한동안 소강 국면을 보이더니 최근 2주간 의료민영화 쟁점들을 다시 강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4일 거의 2년간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되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아래 서비스법)이 기획재정위원회(아래 기재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윤호중 의원과 새누리당에 의해 기재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되었다. 

서비스법이 통과되면 교육과 의료 등 공공적 사회복지의 영역은 '서비스산업'으로 규정된다. 또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에 사실상 전권을 부여하여 규제완화와 민영화에 앞장서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공영역을 '서비스산업'으로 취급하여 그나마 취약한 사회공공성을 경제 논리로 접근하려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앞으로 공공영역 정책 추진의 실질적 책임자, 권한자가 되어 정책을 제안하는 데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문제는 위원회 구성이다. '민관합동위원회'라고는 하지만, 각 부처의 장관이 민간위원을 추천하고 기재부 장관이 위촉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과 비판적 전문가들의 참여를 배제한 매우 폐쇄적 위원회 구성방식으로 어떤 공적 사회정책 분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성이다.

즉, 이는 교육이나 의료정책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기재부 독재로 각종 민영화를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는 물론 의료분야의 모든 직능단체들이 반대하여 지난 2년간 '서비스법'이 기재위 법안심사 소위에 조차 상정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입법 절차에 돌입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서비스법'이 가질 포괄적 성격으로 볼 때 이는 의료민영화의 추진과 완결을 위한 포석일 공산이 크다. 따라서 어떤 구체적인 의료민영화 정책보다 훨씬 더 위험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데도 심각함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또 지난 21일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 허용 기준을 완화하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안에 따르면, 외국인영리병원에 한하는 '외국인 의사를 10% 이상 고용하고 병원장과 의사결정기구 구성원의 50% 이상을 외국인으로 두어야 한다'는 규정을 전면 무효화 하려고 한다.

사실 2년 전에도 '외국인 의사 10% 고용' 규정은 외국인병원이란 명칭에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의사결정기구 구성원 역시 내국인이 반이라 이게 무슨 외국인병원이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이것마저 바꾸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내의 영리병원은 원래 2002년 입법 당시 외국인 정주시설로서 외국인을 치료하고, 외국인이 진료하고, 외국인이 투자하는 병원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2005년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게 법 개정을 하였다. 이어 2008년에는 외국 법인뿐만 아니라 국내 법인도 함께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2012년에는 의료진마저 10%만 외국면허 소지자로 완화해 주었다. 이러한 완화 조치들로 인해 이름은 외국인병원이지만, 내국인을 치료하고, 내국인이 진료하고, 내국인이 경영하는 병원으로 변신하였다. 사실상 내국인 대상 영리병원인 셈이다. 

또 그동안 누구도 외국인병원의 수익성 등에 의문을 품으면서 투자하지 않았다. 오로지 정부만이 국민건강을 거래대상으로 삼으며 투기자본과 협상하고 계속 규제를 완화했다. 사기 기업으로 드러난 중국CSC에 국내 첫 영리병원을 허용하려 했던 정부의 전력을 보면 크게 이상할 일도 아니다. 이게 뭘 뜻 하겠는가. 정부가 영리병원에 환장해 있다는 반증이다.

끝내 무산되긴 했지만, 국내 첫 영리병원을 설립하는데 집착하는 정부의 의도는 아마도 경제자유구역내 설립을 계기로 향후 국내 역차별 등을 주장해 영리병원을 전국적으로 제도화하려는 꼼수일 공산이 큰 상황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영리병원이 확산된다면 미국식 의료비 폭등이 그저 먼나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영리병원 폭주는 필히 저지해야 한다.

의료기기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안전 내팽개친 정부

끝으로 11월 25일 정부는 의료기기의 신의료기술평가를 제외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은 신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고 요양급여신청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신의료기술평가를 전면 무효화하는 조치와 같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지난 2007년 그동안 제한없이 사용하던 이른바 '신의료기술'을 진료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러나 외국의 의료기술평가와 달리 기존 의료기술은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등의 비판을 받으며 심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기존의 의료기술도 재평가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의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보다 더 엄격한 의료기술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시행 후 약 6년간 1349건이 신청되었다. 이 중 694건이 '신의료기술' 도입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나머지 620건 중에서도 471건만이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았다. 즉, 이 제도를 통해 51.4%를 애초에 제외할 수 있었고 평가 과정에서도 24.1%의 기술을 제외하여 근거없는 의료기술이나 아직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한 기술은 진료 현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특히 이 과정은 기존의 의료기술과 비교해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를 검증하여 면밀히 이루어졌다.

그런데 국민건강을 위해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정부가 의료기기 업체와 병원 사업체를 위해 불완전하게나마 기능하는 신의료기술평가조차 무력화 하려는 것에 기가 찰 따름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제외는 효용성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의료비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초반 국내에 도입된 다빈치 로봇수술은 미국 연구논문들(콜롬비아대학교 제이슨 라이트팀, 클리블랜드클리닉 마리 파라이소팀등)에서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비용대비 효과가 낮다는 결과가 많았다. 

201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보고서에도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고 되어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아시아 최대의 다빈치 로봇수술 도입 국가이다. 지금은 로봇수술의 메카처럼 되어 있다. 로봇수술을 도입할 당시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이 없어 생긴 일이다.

때문에 지금 로봇수술로 인한 비용의 증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몇몇 수술을 제외하고는 과연 효과면에서 우수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신의료기술평가를 제외하는 조치는 비용에 대한 효용을 무시하는 것으로, 무한정 폭등하는 의료비를 제어할 방법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거기다 식약처에 제출한 임상시험자료로 안정성 평가를 준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식약처 품목허가는 의료기기 제조사가 제출하는 임상연구 자료만을 바탕으로 의료기기에 대한 물리적 안전성과 임상시험에서의 단기적 유효성만을 평가한다. 

반면, 신의료기술평가는 장기간 연구된 기존 문헌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의료행위의 부작용, 합병증, 사망 등의 결과지표를 분석하고 의료결과의 향상, 진단검사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임상진료 전반의 평가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법적으로 식약처 품목허가가 80일 소요되는 반면, 신의료기술평가는 1년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의료기기와 약품 안전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다. 그러나 정부는 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의 임상시험 규정은 물론, 이제는 식약처에서 통과된 기준만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할 심산이다.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빠른 출시로 의료기기업체와 병원사업체의 이익을 고려하겠다는 이 정부에게 국민의 안전과 건강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의료민영화에 사활 건 정부, 무기력한 야당

최근 이런 몇 가지 조치들로 봐도 박근혜 정부의 목표는 확고하고 분명하다. 의료비가 폭등하든, 국민들의 안전이 훼손되든 병원산업과 의료기기산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와 같은 있을 수 없는 인재를 겪고도 약간의 반성과 주저함도 없이 오로지 돈벌이에 국민들의 건강을 팔아넘기겠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야당마저 '서비스법'의 입법 절차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참 안타깝다. 

박근혜 정부는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뿐만 아니라, 공적연금을 공격하고 서민 증세, 복지 축소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들의 생활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정책을 국회와 여론을 무시한 채, 행정독재로 밀어붙여 빈축을 산 바 있다. 그런데도 앞서 살펴본 영리병원 규제완화와 신의료기술평가 제외 등을 행정독재로 강행할 태세다. 그나마 국회를 통해서는 꼭 법률 도입이 필요한 '서비스법'이나 '원격의료' 법안, '병원인수합병' 법안 등만 선별해 추진하려 한다. 

국회를 무시하고 행정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편법을 동원해 각종 민영화를 강행하는 박근혜 정부에게 야당이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적어도 국회에서만큼은 국민들의 의지에 반하는 정부 정책들이 함부로 강행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의료민영화 법안에 한 배를 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의료민영화 추진에 맞서는 모든 세력의 규합이 더없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마이뉴스 정형준 -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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