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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가 어디 있습니까?

서글픈 심정으로 세상과 국민을 원망하며 여러분들을 처다만 보다 갑니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8/02 [05:14]

세월 앞에 장사가 어디 있습니까?

서글픈 심정으로 세상과 국민을 원망하며 여러분들을 처다만 보다 갑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8/02 [05:14]

필자가 하는 말이 아니고, 속담을 인용하는 것도 아니고, 한때 한국은 물론 세계바둑계를 휩쓸었던 조훈현국수가 하는 얘기를 직접 들은 말이다.

 

 8월 1일 오후 3시 시청 옆 국인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는 <새날희망연대 ; 다음카페>의 61차 정기포럼이 있었다.

 

오늘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원웅 전의원이 연사로 나와 <해방 70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주제로 2시간여에 걸친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대 성황리에 포럼을 마쳤다.

 

참고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3시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는 그 시점에서 적합한 사회저명인사를 연사로 모시고 시국현안에 대하여 새날희망연대가 주최하는 포럼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8월 1일 ~ 참여를 바랍니다." 까지는 다른 카페나 사이트에 올리기 위해 집어 넣은 내용임)

 

포럼을 마치고 주변 식당에서 포럼 참가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 농성 현장을 들러 한 바퀴 휘 둘러보는데 낮 익은 세 엄마가 눈웃음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 오셨다. 바로 82엄마당(82쿡) 열성당원 어머님들이셨다.

 

광화문광장을 다 들러보고 나서 인터넷 언론 <서울의 소리>편집인 백은종(초심)님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농성장에 정청래 의원이 1일 단식농성을 하고 있어 취재를 하러가니 같이 가자고 해서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하여 소 파는데 똥개 꼬랑지 흔들며 덜렁덜렁 따라가듯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같은 유가족의 농성이었지만 광화문광장은 통행인도 많고 하여 그렇게 쓸쓸하지가 않았는데, 여의도 의사당 앞 농성장은 이미 날이 저물어 찾는 이도 별로 없었고 아주 쓸쓸하고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백은종 편집인은 정청래 의원의 단독 인터뷰를 시작했고, 필자는 주변에 흩어져서 기진맥진한 상태로 농성중인 유가족들을 들러 보았다.

 

전에 왔을 때는 “힘내시라!”거나 “전 국민의 뜻을 모아 반드시 특별법을 유가족이 바라는 대로 관철시켜 드리겠습니다.”하는 응원의 말씀이라도 드릴 수가 있었지만, 7.30재보선이 끝나고 나서는 그런 입에 바른 격려의 말조차 건넬 분위기가 아니었다.

  

할 수 없이 주변에 나뒹구는 스티로폼 판을 하나 주워 뒷면에 큰 매직잉크로 이런 위로의 글을 써서 말이 아닌 글로 서글프고 안타까운 감정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 보았던 7.30재보선의 참담한 결과!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잡은 지푸라기조차 놓친 심정입니다.

  무슨 말로 여러분들을 위로하겠습니까?

  서글픈 심정으로 세상과 국민을 원망하며 여러분들을 처다만 보다 갑니다.

  아-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하고 큼지막하게 써서 의사당의 큰 기둥 전면에 테이프로 단단하게 붙여 두었다.

 유가족 분들께서 읽으시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분들이 심정이나 필자의 심정이나 똑 같을 것이다.

 도저히 앞길이 안 보인다.

 

 마침 백은종편집인의 정청래의원 인터뷰도 끝났고 둘이 같이 걸어 내려오는데 의사당 정면에 버스한대가 서고 의사당건물 정문에서 20여명 정도가  우루루- 쏟아져 나와 버스에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이 TV에서 많이 본 낯익은 얼굴이었다.

맨 뒤에 보니 한때 세계바둑을 주름잡았던 조훈현국수였다.

남모르는 노력도 많았겠지만 번뜩이는 천재형의 기사(棋士)다.

60을 넘긴 조국수의 머리에도 이미 된서리가 내려 회색머리칼이었다.

순간적으로 짐작이 되었다.

 

며칠 전에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한국과 중국 국회의원 간에 친선바둑을 두는 의원바둑외교가 펼쳐진다는 기사를 봤었다. 그것 때문에 프로기사들이 훈수 겸 고문 역할을 하기 위해 국회초청을 받아 왔다 가는 구나 짐작이 되었다.

 

얼른 달려가서 맨 뒤를 따라가던 조훈현 국구(전)에게 악수를 청했고, 조 국수도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받았다.

 

필  자 ; 조 국수님! 안녕하십니까?

조국수 ; 예, 안녕하십니까?

필  자 ; 한 70까지는 끄떡 없이 세계정상을 지키실 줄 알았는데 세월 앞에는 안 되시는 모양이지요!

조국수 ; 세월 앞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필  자 ; 아니 그래 컴퓨터도 이기시는 분이 세월을 못 이기십니까?

조국수 ; 세월 앞에 장사가 어디 있습니까?

둘이 함께 껄껄 웃고 나서

필  자 ; 안녕히 가십시오!

조국수 ;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렇다!

세상에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어디 있겠나?

필자도 5-6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바둑에서 4-5단을 오르내렸는데

이제는 1단을 지키기도 버겁다.

그런 <세월>을 이름으로 한 <세월호>에 걸려들었으니!

 

하지만 박근혜도 각오하라!

지금은 박근혜가 세월을 주무르는 것 같지만 박근혜에게 주워진 세월은 달랑 5년이다.  그 5년도 1년 반은 지났고,  남아 있는 세월은 단지 3년 반 뿐이다.

지금은 버틴다만 그때 보자!

5천만이 흘린 눈물을 박근혜 한 눈에 흘리게 될 것이다.

 

힘없는 발길을 집으로 돌려 마누라 바가지 한 번 긁는 소리를 감상하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 하루의 일기를 정리한다.

 

글쟁이 꺽은 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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