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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과 비숍 - '일제 식민사관' 이은 '친일 자학사관'

친일파 윤치호, 최남선만 들먹이고, 비숍의 글 중에서도 안 좋게 쓴 부분만 인용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6/15 [18:16]

문창극과 비숍 - '일제 식민사관' 이은 '친일 자학사관'

친일파 윤치호, 최남선만 들먹이고, 비숍의 글 중에서도 안 좋게 쓴 부분만 인용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6/15 [18:16]
사람이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병일까요?

문창극 총리후보자는 인용을 해도 참 "멋진" 부분들만 인용을 했지요. 친일파 윤치호나 최남선만 들먹인다든가 비숍의 글 중에서도 안 좋게 쓴 부분만 인용해서 "자학사관"이란 게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1) 이 사람이 부산에 와 보니까 한국이라면서 나라가 어찌나 더러운지, 그 하수도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그런 나라고 자기가 놀란 것은 그 당시 일본인들이 거처하는 동래라고 있습니다. 부산 동래가 옛날에는 일본인들이 거기에 거처했었습니다. 동래를 가보니까 동래현에는 그렇게 깨끗하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야, 일본은 이렇게 일본인이 사는 지역은 이렇게 깨끗한데 어떻게 한국사람들이 사는 이 부산진에는 이렇게 더러우냐하고. 놀라서 썼습니다.

미안하지만 나는 비숍의 책에서 위와 같은 구절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부산에 대한 부분은 비숍의 책 중 1장 [한국의 첫 인상]에서 부산항 항목에 나옵니다. 굳이 비슷한 부분을 보자면 이런 식입니다.

그곳은 중요한 영사관들, 은행들, 많은 일본식 상점들과 다양한 영국식 - 일본식 주택이 있는 넓은 거리를 갖추고 언덕과 바다 사이에 빽빽이 들어찬 꽤 아름다운 마을이다. 거기엔 견고한 옹벽과 제방이 있으며, 자치 당국의 비용으로 배수 시설과 점등 시설, 도로 건설 등이 수행되어 있다. 전쟁 이래 개별 가구당 현금 1백푼씩의 할당으로 징수된 돈으로 상수도가 가설되었다. -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이사벨라 버드 비숍, 이인화 역, 살림, 1994, 32쪽

오히려 이 항목에서 비숍은 한국인의 인상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참신한 인상을 주었다. 그들은 중국인과도 일본인과도 닮지 않은 반면에, 그 두 민족보다 훨씬 잘 생겼다. 한국인의 체격은 일본인보다 훨씬 좋다. (위 책, 35쪽)

주거에 대해서 이런 구절들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사는 부산 구시가지는 비참한 장소였다. 하지만 그 후의 경험은 내게 그 곳이 일반적인 한국의 소도시들보다 더 비참한 것도 덜 비참한 것도 아님을 보여주었다. (위 책, 35쪽)

악취가 나고 더럽다는 이야기도 몇 차례나 나옵니다. 하지만 문창극이 이야기하듯이 일본인들은 깨끗한데 한국인들은 더럽다는 비교의 글은 나오지 않습니다.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한국인들이 우호적이고 친절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부분을 골라서 이야기하느냐는 것은 관점의 문제입니다. 문창극의 관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창극은 자신의 관점을 보강하기 위해 없는 말을 덧붙여 놓고 있습니다.

서울에 대해 비숍의 말이라고 한 문창극의 연설을 봅시다.

(2) 그리고 이 사람이 서울에 와서 서울구경을 또 했습니다. 서울도 얼마나 더러운지, 냄새가 풀풀 나서 다닐 수가 없는 정도로 서울이 그 당시 더러웠습니다.

그럼 비숍의 원문을 봅시다.

나는 회상하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한국 겨울의 청신한 분위기에 의해 비할 데 없이 환상적으로 변한 풍경에서 빛나는 아름다움과 매혹을 볼 수 있었다. 서울은 그 어떤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이 다른 어느 나라의 수도에도 필적할만했다. 그러나 서울의 동양적인 특징, 거리 곳곳에서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를 주장하는 쓰레기와 오물의 모습이 그런 아름다움을 반감시킨다. (위 책, 47쪽)

비숍은 세 페이지에 걸쳐서 서울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끝에 서울의 악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서울의 성벽 안쪽을 묘사하는 일은 어쩐지 피하고 싶다. 나는 베이징을 보기 전까지는 서울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가 아닐까 생각했고, 소흥의 냄새를 맡기 전까지는 서울이 세상에서 가장 냄새나는 도시가 아닐까 생각했다. 거대 도시이자 수도로서 서울의 위엄을 생각할 때 그 불결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위 책, 52쪽)

역시 어디에도 "다닐 수가 없는 정도"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서울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훨씬 길고 많은 묘사가 있습니다만 그런 것은 일체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관점을 강화하기 위한 과장법만 사용되었습니다.

(3) 이 사람이 한강을 따라서 영월까지 갔어요. 영월까지 배를 타고 갔는데 그 당시 서양여자라는 건 보기가 힘들었잖아요. 중간중간 내려서 잠을 자는데 얼마나 사람들이 서양 여자귀신이 왔다 이래서 구경을 하려고 밤에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빈대, 이같은 것 때문에 잘 수 없는 건 둘째 치고 동네 사람들이 문을 전부 다 구멍을 뚫어서 문을 보느라고, 다 보느라고 눈이 그러니까 창호지에 눈이 몇 십 개가 이렇게 있는 거죠. 사람이 하도 밀려가지고 그 문이 이렇게 완전히 방 안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내용 역시 찾을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대목이라면 영월까지 가는 동안도 아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을 뿐입니다. 비숍은 한국 여관에 대한 여러가지 친절을 묘사한 끝에 이런 이야기를 적습니다.

나에게 있어 한국 여관에 갖는 나쁜 기억은, 버릇없고 어떻게 감당해볼 도리가 없는 사람들의 호기심, 특히 여자들의 호기심이었다. 여로에 있는 어떤 지방에서도 유럽 여성을 본 적이 없었기에 내가 받은 고초는 당연한 것이었다. (위 책, 152쪽)

비숍은 이들에 대해서 적대감도 없고 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친근함을 표현한다는 것도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너무 귀찮았던 나머지 결국은 권총을 꺼내들고 방에 앉아 있음으로 이들을 물리쳤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4) 이 사람이 한국여행을 했는데 양평을 갔습니다. 옛날에 군수가 있고 그랬는데. 거기 가서 아까 읽어드린 것처럼 그 군 사정을 알아봤는데 그 조그만 군에 이방 이런 것 있잖아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렇게 볼기치는. 이런 이방이 800명이나 있다는 거야. 이 조그만 군에 이방이 800명씩이나 되면 그 사람을 누가 다 먹여살립니까? 다 백성들이 먹여살리는 거야. 그 백성들이 집에 뭘 가지고 있는지 이방들은 다 안대요. 이 사람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 장 담그는 독이 몇 개. 아주 낱낱이 잘 알고 있대, 이방들이. 그리고 이방들이 그 집에 조금 뭐가 생기잖아요. 농사 열심히 지어서 뭐가 좀 생기면 그 이방이 부른다는 거야. 불러서 그냥 무조건 곤장을 치는 거예요. 곤장을 쳐, 왜 치느냐. 자기는 모르겠다는 거야, 왜 치는지. 그런데 이방이 하는 얘기가 네 죄는 네가 알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 네 죄는 네가 알렸단 말이야. 어떻게 이방이 아느냐, 네 죄는 네가 아니까 고백을 해라, 그래서 곤장을 쳤습니다. 그러니까 집에 쌀이라도 한두 말 있으면 다 뺏긴다는 거야. 그러나 조선사람들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거야. 왜? 일을 하면 다 뺏기니까. 그러니까 게을러 지는 거야. 암만 노력해봐야 나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게을러 지는 거야. 세월은 가라, 이렇게 되어 있는 거야.

사실 문창극의 이 말이 오래된 책을 꺼내 다시 읽어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평이 얼마나 큰 고을이기에 이방이 800명이나 있겠어요. 이런 이야기는 기억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숍의 꼼꼼한 묘사를 볼 때 어이없는 허위 사실을 적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매우 이상했죠.

위 연설문을 보면 양평이라고 지명이 나옵니다만 거긴 배 타고 지나갔다는 이야기만 있습니다. 비슷하게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한 군데뿐입니다. 인용해보죠.

관아 안에는 한국의 생명력을 빨아먹는 기생충들이 우글거렸다. 거기엔 티롤 모자를 쓰고 푸른색이 주색인 조잡한 면직 제복을 입은 군인들과 포졸들, 문필가들, 부정직한 관리들, 늘 일이 손에 달린 척 가장하는 전령들이 있었고, 많은 작은 방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마루에 모여 앉아, 서예 도구를 옆에 놓고 긴 장죽에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위 책, 110쪽)

대체 이방이 800명 있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걸까요? 혹시 이런 구절을 착각한 것일까요?

여주엔 '높은' 양반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단지 7백호 가구를 가진 마을의 지방관은 자연히 그리 높은 지위가 아닌 것 같았다. (위 책, 110쪽)

그러니까 혹시 7백호 가구를 가졌다는 말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두뇌 작용을 거쳐 800명의 이방으로 둔갑시킨 것은 아닐까요?

그 뒤에 나오는 이방이 곤장을 치네, 먹을 걸 다 빼앗기니 일을 안 하네 운운의 이야기는 비숍의 책에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자기 관점을 보강하기 위해 붙여놓은 것이죠. 하지만 저렇게 말하면 비숍이 그런 걸 보고 들은 것 같이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숍은 한국 관리들에 대한 비난을 여기저기 적었습니다. "한국 관리들은 살아있는 민중의 피를 빠는 흡혈귀(위 책, 349쪽)"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연해주 항목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분명히 양반들의 착취 문제를 거론합니다. 덕천 지방에서 비숍은 양반들의 착취가 평안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자세히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과장 없이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도 창작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5) 이 사람이 한강을 따라 가보고 평양을 지나서 대동강을 따라 올라가보고 조선 상황은 똑같았습니다.

평양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곤란합니다. 비숍은 청일전쟁 후에 폐허가 된 평양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폐허가 된 원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일본군이 그 곳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주민 대부분이 도망간 후였다. 일본군들은 기둥과 목조물을 부수고 지붕을 땔감으로 사용했으며 또 마루에 불을 피우고는 그것을 방치해 집이 타버리기도 했다. 일본군들은 전쟁 후 3주일 동안 피난민들이 남겨둔 재산을 약탈했으며 심지어 모펫 씨 집에서도 7백 달러 어치를 가져갔다. 점령관에 의해 허용된 약탈이었기 때문에 모펫 씨의 하인이 서면으로 항의했음에도 부구하고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의 재산은 다 파괴되어버렸다. (위 책, 359쪽)

더구나 파괴되지 않은 평양의 마을에 대해서 비숍은 이런 묘사들을 하고 있습니다.

- 길가의 작은 집들은 유쾌하고 분주했다.
- 수양리를 지나서 만난 부락은 정말 아름다웠다.
- 이 평양 북방의 마을들은 한국의 다른 시골마을보다 훨씬 더 반듯하고 청결했다.
- 나는 훌륭한 방, 말하자면 벽과 지붕이 크림으로 닦여진 듯 청결해 보이는 방을 얻었다.

(6)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그 당시 연해주, 지금 소련있는 데죠. 블라디보스톡 갔는데 당시 거기에도 한국에서 이민간 사람들이 북간도, 연해주에 그 때 이민을 많이 갔거든요. 거기를 둘러봤어요. 조선사람들이 여기서는 어떻게 사냐. 그랬더니 연해주 살고 있는 조선 사람들 가보니까 깜짝 놀란거야. 조선에서는 그렇게 더럽고 그렇게 게으르고 그렇게 아주 그냥 하루 삼류민족, 원시인 같은 삶을 사는 조선민족이 연해주에 사는 조선민족은 얼마나 깨끗한지 몰라. 집을 반듯하게 짓고 거기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러시아 사람보다 훨씬 더 잘 살고 훨씬 더 깨끗하게 산다 이거예요. 이야, 조선민족이 이런 민족이냐. 참 놀랐다. 그러면 왜 연해주에 있는 조선인은 이렇고 조선에 있는 조선인은 그러느냐. 그게 뭐냐. 나라가 잘못해서 그렇다는 거야. 아까 말씀드렸듯이 나라가 백성이 뭐만 생기면 볼기를 쳐서 뺏으니까 일을 안 하는 거야. 그런데 그런 나라를 떠나서 자기들끼리 모여사니까 그렇게 잘 사는 거야. 그래서 조선민족을 자기는 다시 봤다, 이런 얘기를 한 걸 제가 책을 읽었습니다.

해당 대목을 옮겨봅니다. 이 대목은 문창극의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이 곳의 한국 남자들에게는 고국의 남자들이 갖고 있는 그 특유의 풀죽은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토착 한국인들의 특징인 의심과 나태한 자부심,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 대한 노예근성이, 주체성과 독릾김, 아시아인의 것이라기보다는 영국인의 것에 가까운 터프한 남자다움으로 변했다. 활발한 움직임이 우쭐대는 양반의 거만함과 농부의 낙담한 빈둥거림을 대체했다. 돈을 벌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고 양반의 착취는 없었다. 안락과 어떤 형태의 부도 더 이상 관리들의 수탈 대상이 되지 않았다. (중략) 한국에 있을 때 나는 한국인들을 세계에서 가장 열등한 민족이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고 그들의 상황을 가망없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곳 프리모르스크에서 내 견해를 수정할 상당한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중략) 이들의 번영과 보편적인 행동은 한국에 남아있는 민중들이 정직한 정부 밑에서 그들의 생계를 보호받을 수만 있다면 천천히 진정한 의미의 '시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나에게 주었다. (위 책, 276~277쪽)

그리고 비숍은 한국인들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은 러시아 정부의 통치에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서아시아 지역의 정복지에서 거둔 러시아 정부의 성공을 주목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유랑적이며 공격적인 투르크 부족을 질서정연하고 평화롭고 정착된 농업인구로 정착시키는 것을 주목해왔다. 한국 이주민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성공도 물질적인 면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하면 그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위 책, 277쪽)

비숍은 민족성의 DNA 같은 걸 원인으로 찾지 않습니다. 자기들끼리 모여살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덕천 지방을 지나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한국이 가망없고, 무력하고 불쌍하고 측은한, 어떤 큰 힘에 의해 튕겨다니는 배드민턴 공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1천2백만~1천4백만의 인구를 가진 이 한국이란 나라에 가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새로운 지배 체제 아래 들어간 수백 명의 무기력한 한국인들이 동시베리아에서 활기있고 열정적이며 나날이 번창하는 농민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어야 할 것이다. (위 책, 381쪽)

그러면서 비숍은 한국인들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근사한 기후, 풍부하지만 혹독하지는 않은 강우량, 기름진 농토, 내란과 도적질이 일어나기 힘든 휼륭한 교육, 한국인은 길이 행복하고 번영할 민족임에 틀림이 없다. (위 책, 388~389쪽)

문창극의 눈에는 이런 구절은 보이지 않았을까요? 인용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비숍이 문제가 통치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협잡'을 업으로 삼는 관아의 심부름꾼들과 그들의 횡포, 관리들의 악행이 강력한 정부에 의해 줄어들고 소작료가 적정히 책정되고 수납된다면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중략) 일본이 지도한 개혁은 국가적인 관례에 끼어들고 작은 문제에 간섭하기를 좋아함으로써 한국인들을 분노하게 했을 뿐이다. 곳곳에 드러나는 사건들을 보고 내가 판단하건대 일본이 한국의 개혁을 부르짖는 목적은 한국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위 책, 389쪽)

비숍은 1894년에 서울에 왔었고, 1897년에 다시 서울에 와서 변화한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에 놀라며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가장 지저분한 도시였던 서울이, 이제는 극동의 제일 깨끗한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는 중이다. (위 책, 497쪽)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서울시장(한성부윤) 예차윤의 열정과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칭찬합니다. 그리고 이런 특기할만한 말도 붙어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어떤 행정적 계기만 주어지면 무서운 자발성을 발휘하는 국민들이다. (위 책, 500쪽)

비숍은 한국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이 책을 썼습니다. 이런 비숍이 한국을 무지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존재로만 여긴 것처럼 만드는 것도 참 재주라면 재주겠습니다.

비숍은 한국의 첫인상이 좋지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문창극은 그것만 가져다 썼습니다. 사료의 취사선택이 어떤 결론을 유발하는가에 대한 좋은 사례라고 할까요.

비숍 책의 마지막 대목을 인용합니다.

내가 처음에 한국에 대해서 느꼈던 혐오감은 이젠 거의 애정이랄 수 있는 관심으로 바뀌었다. 이전의 어떤 여행에서도 나는 한국에서보다 더 섭섭하게 헤어진 사랑스럽고 친절한 친구들을 사귀어보지 못했다. 나는 가장 사랑스러운 한국의 겨울 아침을 감싸는 푸른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공기 속에서 눈에 덮인 서울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다. (위 책, 522쪽)

출처-초록불의 잡학다식 orumi.egloos.com/488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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