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눈치만 보는 1인 통치가 세월호 사고 만들어 세월호에서 발견된 학생들의 시신은 대부분 어깨를 웅크리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고 한다. 물속에 빠져 공포 속에서 아이들은 숨진 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추운 바닷속으로 수 백 명의 아이들을 밀어넣은 세월호 침몰사건은 대한민국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대참사 앞에 정작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대통령은 사과했지만, 진정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합동분향소에 조문 온 대통령은 가짜 유가족이라고 의심받는 사람을 내세워 사진찍기에 급급했다. 유가족들부터가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었다고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이 비겁하니 수족들도 책임을 회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국가 재난 최고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했고, 총리는 사태가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사표부터 냈다. 이처럼 세월호로 수 백 명의 아이들이 바닷속에 빠져있을 때도 국가 최고 권력자와 권력기구는 멀찌감치 물러서 있었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안전행정부를 만든 국정 최고 책임자는 한발 물러나 뒷짐을 지고 있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장·차관을 꾸짖거나, 선장과 선원을 ‘죽일 놈’으로 몰아세웠다. 진짜 비겁한 선장은 따로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도피 모습을 보며 ‘선장’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특히 중대본은 실종자 가족들이 애간장을 태우던 18일 구조대가 선체 진입에 성공했다는 그릇된 내용을 발표해 커다란 혼선을 야기한 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로 자신의 역할을 위임하는 촌극을 벌였다. 목포해경은 침몰 소식을 최초 신고한 단원고 학생에게 어처구니없게도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금쪽같은 골든타임을 허비했고, 세월호와의 교신에서도 승객 대피를 적극 지시하지 않고 선장에게 공을 넘기는 등 허둥댔다. 해양수산부 역시 무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수부 소속 제주VTS는 1분 1초가 아까운 마당에 세월호로부터 침몰 신고를 접수한 뒤 11분이 지나서야 이를 해경 관할인 진도VTS에 통보했다. 아울러 진도VTS는 사고 당일 교신 내용을 공개한 제주VTS와 달리 나흘이 지난 20일에 기록을 공개해 당시 상황을 은폐 또는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정부의 무능력 시리즈에 진도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아비규환이 됐다. 비극은 정부가 무능만 뽐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는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세월호 선장의 행위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였다고 비난하며 정부를 향한 여론 비난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박 대통령은 선장과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만 했을 뿐 진정성 있는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가 터진지 13일이 지난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을 앞에 놓고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으로써 모든 게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던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자신의 책임에 대해 완곡하고 불분명하게 돌린 표현이다. 장소도 국무위원들 앞이었고, 시기도 무려 2주가 다 돼서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종자 가족이나 국민들에게 그 진심이 과연 분명히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을 낳게 했다. 틀만 차리고 진정성 없는 발언들에 공감하기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박 대통령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였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무엇을 사과해야할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실제로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했다. 대통령이 비겁한 모습을 보이니 밑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비겁했다. 책임자가 아니라 단죄자와 같은 박 대통령의 무책임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빠르게 전염됐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책임을 회피했다. 급기야 사고수습을 맡아야 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의 수장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은 현 정부의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사퇴한 것은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더욱이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는 정 총리의 사퇴의 변은 박 대통령을 구하기 위한 면피용 사의가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정부의 전방위적 무능은 선장만 단죄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 총리와 강병규 안행부 장관·이주영 해수부 장관·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 책임자들이 자진 사퇴 형태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해임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대통령 스스로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은 민심이 어디 있는지를 보여준다.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도 몰라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은 이미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그리고 1년 2개월 간의 통치기간에서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개선시키기 보다는 주변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그런 박 대통령의 태도를 국민 앞에 확인시켜줬을 뿐이다. 그것도 모자라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며 세월호 참사가 과거 정권에서부터 비롯된 낡은 관행에서 비롯된 것인 양 과거 탓을 했다. 그리고 국가 개조라는 단어를 써가며 웅대한 미래계획 구상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와 반드시 도려내겠다는 그 적폐는 도대체 언제부터 쌓이기 시작했다는 말인가. 이승만 때인가 아버지 박정희 때인가 아니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인가. 무엇이든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터지만 이런 말은 당선자 시절에서나 할 얘기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던 집권 2년차의 대통령이 할 소리는 아니다.
무능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일삼는 관료들이 이 나라에 가득 차게 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진에서부터 안행부, 해수부, 해경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눈치만 보느라고 관료사회가 비정상에 빠졌고, ‘여왕 통치’가 단 한명의 실종자도 구해내지 못한 무능한 정부를 만든 근본 원인이다. Sunday Journal USA 리차드 윤 기자 http://www.sundayjournalusa.com/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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