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가 수개월째 분열과 갈등의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더니 이번에는 '대통령님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결성하면서, 19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창립준비위원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의 공문과 위촉장을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내는 황당한 짓을 저질러 도마에 올랐다.
황당한 한기총...대통령위한 기도가 국회의원 직무? 한기총이 '대통령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결성하면서, 19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창립준비위원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의 공문과 위촉장을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한기총은 지난 14일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대통령님은 오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원수로서 국가보위와 국정수행을 위한 많은 난제 앞에 있다"면서, "여야를 초월하여 기도해 드리는 것이 우리 국민의 도리요 의무"라고 조찬 기도회의 목적을 설명했다.
한기총은 "본회는 ○○○ 의원님을 '대통령님을 위한 조찬기도회' 창립준비위원으로 위촉하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셔서 나라의 안녕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의원의 이름이 적힌 위촉장을 함께 보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등기우편으로 배달된 공문과 위촉장을 공개하고 '한기총의 위촉을 정중히 거절한다'는 글을 올렸다. 서 의원은 "대통령을 위해 기도를 하자는 취지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종교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일방적으로 기도를 강요하는 것은 제가 아는 종교의 기도행위와 큰 차이가 있다. 대통령을 위한 기도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더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몰락하는 한기총…회원교단 탈퇴 줄이어
한편 한기총의 무분별한 이단 해제 결정과 홍재철 회장의 연임을 위한 정관 개정 문제 등으로 인해 한기총을 탈퇴하는 교단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기총의 금권선거 문제 등으로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 통합)이 한기총을 탈퇴하고 한국교회연합(한교연)에 가입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드림저널(http://www.newsdream.net/index.html)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기총이 다락방 류광수 목사에 이어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에 대해 이단 해제 결정을 내림으로 인해 이에 대한 반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예장 합동)이 한기총을 탈퇴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고신) 역시 탈퇴했다. 이어서 이번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장 이영훈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총회장 김대현 목사) 등도 탈퇴를 결의했다. 고신, 기하성, 기침 등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기총의 파행을 두고 볼 수 없으며 더 이상 회원 교단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는 판단과 결론을 내리고 탈퇴를 결의했다. 또한 더 이상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표기관이 아니라 사조직과 같은 상황이 돼버렸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개신교계 내부에서조차 한기총을 인정하지 않고 등을 돌리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최근 CBS가 주요 교단장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진보진영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보수진영 연합기구인 한기총, 한교연 중 대표성이 있는 기관으로 한교연(38%)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 이는 그동안 한기총과 NCCK가 잦은 마찰을 일으키며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조장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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