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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고라] 나꼼수빠와 진중권의 배틀 관전평

그렇죠. 이런 글이 올라올 때가 되었죠.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2/01/12 [00:10]

[오늘의 아고라] 나꼼수빠와 진중권의 배틀 관전평

그렇죠. 이런 글이 올라올 때가 되었죠.

서울의소리 | 입력 : 2012/01/12 [00:10]
나꼼수빠-이 단어 자체가 이미 가치판단을 하고 있죠-라는 어휘가 등장하면 인지부조화 라는 어휘가 세트로 붙어나오게 되어있죠. 여기에 대해 두 가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우선 인지부조화 얘기부터 해봅시다. 인지부조화란 심리학에서 "대상에 대한 지식, 정보(인지)와 감정이 불일치 할 때 일어나는 스트레스"를 말합니다. 그래서 흔히 "어떤 대상을 감정적으로 옹호하는 것"에 대해 인지부조화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인지부조화는 사회심리학에서 태도를 다룰 때 등장하는데, 태도는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인지, 감정, 행동.
 
내가 지지한 사람이 좋아요, 근데 뭘 잘못해요. 이때 인지부조화가 일어나죠. 또 다른 예도 있죠. 담배가 나쁜 줄 알아요, 담배 피우는 내가 싫어요. 그러나 끊을 수는 없어요. 인지와 일치해서 행동이 일어나지 않을 때, 이때도 인지부조화입니다.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인지를 바꾸거나 감정을 바꾸거나 뭐든 바꾸어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압박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을 바꿀까요? 주로 인지를 바꿉니다. 즉, 감정이 훨씬 더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지를 조작함으로써 자신이 틀렸다는 스트레스에서 자아를 보호합니다.
 
진보진영(이라고 쓰고 먹물들이라고 읽습니다)은 전가의 보도처럼 "인지부조화"를 휘두르지만 여기에는 진보 진영의 영원한 딜레마가 있습니다. 대중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이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찍고, 경상도 사람들이 "우리가 남이가"를 외칠까요? 감정을 바꾸기 힘들어서 입니다. 오죽하면 마르크스도 독일 농부들을 "똥자루"라고 표현했을까요? 
 
그래서 진보진영은 갑갑해 합니다. 싸우죠. "니들은 논리적으로 안돼, 왜 논리적으로 안되는 거야?" 하면서 속마음으로 이렇게 말하겠죠. "바보들!" 그래서 이름을 붙입니다. 노빠, 황빠, 나꼼수빠 등등. 진보진영의 강점은 논리이고, 약점은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대중은 감정에 따라 휩쓸려 다니니 진보쪽도 속상하겠죠. 대중과 함께 해야한다는 인지와 대중은 무식하고 골 때리는 존재라는 감정이 부조화를 끝없이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나옵니다. "대중은 단지 혁명의 에너지, 민중의 힘을 보여줄 때, 딱 그때만 의미가 있다." 이 얼마나 인지부조화로 가득찬 발언입니까? 필요는 하지만 우리가 원할 때만 필요해 라고 외쳐야 하니!  그래서 "농부가 밭을 탓하랴"라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대단한 분인 겁니다.
 
논리를 부정하고 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적 변화는 논리를 이끄는 측이 있어야 하고, 대중의 에너지를 끓어오르게 하는 측도 공존해야 합니다. 그러니 우석훈 같은 분도 나꼽사리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진보진영은 인지부조화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걸 휘둘러서 자기 정당성의 논거로 사용하지 말고, 때 되면 밥 먹고 싸야하는 인간 본성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대중에게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우리나라 진보들은 그런 거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처럼 자신들이 독점한 어휘와 지식 내에서 싸우고 싶어 하는 건 아닌지?
 
두번째 하고 싶은 말은, 인지부조화를 견디지 못한 제 개인의 진중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진중권이 나꼼수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곽노현 사건 이후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진중권은 관노현 당장 물러나라고 주장했고, 김어준이 그걸 정면으로 까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충분히 견해를 다툴만한 사안이었습니다. 나꼼수는 나꼼수의 이야기를 했고, 진중권은 진중권의 이야기를 했는데, 진중권은 상당히 감정적이었죠. "닭장 안의 부흥회" 네, 이 말 나와야죠. 니들 머리 나빠, 이거 빠지면 안되죠.
 
그러면서 토크 콘서트 때 "눈 찢어진 아이" 발언을 두고 진중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타일렀거늘." 타일렀다고 했는지, 일렀다고 했는지, 어휘는 정확하지 않지만 ~했거늘 이라는 표현 때문에 배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진중권이 항상히 냉정해 보이지만 제가 보기엔 누구보다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열받으니까 내심이 막 나오잖아요. 내가 그렇게 일렀거늘. 어투에서부터 그가 어떤 포지션에서 나꼼수를 보고 있는지 바로 드러나죠.
 
그래서 그토록 논리적인 양반이 이런 말도 합니다. "여태까지 가만히 있다가 정권 힘 빠질 때가 되니까 물어 뜯는다." 이건 사실 왜곡이죠. 정봉주, 주진우는 전부터 이명박과 싸워왔고, 김어준도 뉴욕 타임즈니 뭐니 하면서 계속 자기 말을 해왔습니다. 나꼼수로 각광을 받게 되었을 뿐 3년 동안 찍소리 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나꼼수의 첫방이 작년 5월입니다.
 
그때 이명박은 힘빠진 정권이 아니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급격하게 레임덕이 온 거죠. 서울시장 선거에 나꼼수가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사실이고, 그렇다면 나꼼수가 이 정권의 힘을 빠지게 한 것이지 힘이 빠져서 덤빈 것은 아닙니다. 알만한 양반이 왜 이렇게 사실왜곡까지 하면서 공격을 할까? 그건 전에 없이 진중권 이 양반이 감정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번 나꼼수빠(아 무지몽매한 우리 대중이 그 분(진보진영)들처럼 논리적으로 될 날은 언제일까요?)와 진중권의 싸움은 얼핏보면 감정과 논리의 싸움같지만 아닙니다. 이 싸움은 본질적으로 둘 다의 감정 싸움입니다. 나꼼수는  MB와 이렇게 싸우고 있는데 진보라는 니가 왜 이들을 공격하냐, 그래서 열받은 것이니 감정이 분명하죠. 진중권 또한 감정입니다.
 
수많은 진보 인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처럼 자기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대중, 자신들이 콘트롤할 수 없는 대중에게 화가 난 것입니다. 나꼼수가 인기를 얻어서 대한민국이 절단 났나요? 나꼼수 때문에 국민이 잡혀갔습니까? 삶이 팍팍해졌습니까? 진보진영에서도 정치에 무관심하던 20대를 변화시킨 것은 인정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꼼수에 열광하는 대중은 진보진영에서 그토록 찬양하던 촛불을 들었던 그 대중입니다. 진보진영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4.19도, 6.29도, 모든 역사가 바뀔 때 대중이 모두 논리로 무장해서 들고 일어났습니까? 못살겠다, 씨바(앗 나꼼수 말투네! 이런 말투 쓰면 무식하다 소릴 들을까?) 해서 감정적으로 일어난 것입니다. 감정과 인지의 일치는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지는 언제나 감정에 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대중은 휩쓸려 다니고, 바로 그때문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옵니다. 그 에너지를 잡으면 세상을 바꾸게 됩니다.
 
그러니 나꼼수가 휘젖었던 것처럼 대중의 마음을 휘저으세요. 대중의 에너지를 빠니 뭐니라는 말로 매도하지 말고, 그것을 잡으세요. 우리나라 진보는 언제까지 쫓아다니며 잔소리만 할 건가요? 나꼼수를 조중동과 비교하지만 본질에서는 진중권도 같습니다. 가르치고 싶은 마음. 자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게 만들고 싶은 욕망. 무엇이 다른가요?
 
나꼼수가 왜 성공했느냐? 가르치려 들지 않고 자기 얘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그토록 무시무시하던 정권에 대해 똥침을 날렸기 때문입니다. 그 똥침이 감정을 후련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진보는 똥침에 왜 열광하느냐, 논리적으로 싸워야지 하지만 원래 논리에는 열광 안합니다. 논문 읽으며 감동 받아 우는 사람 봤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진보가 그렇게 대단한 논리를 개발해 낸 적도 없잖아요. 논리를 가장한 비아냥이지.
 
그러니 진보도 닥치고 자기 얘기 하세요. 참, 지금도 하고 있죠? 더 많은 사람이 귀 기울일 이야기를 하세요. 나꼼수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세요. 그럼 됩니다. 나꼼수 까는 거 말고 할 얘기가 없다? 설마 그런 건 아니겠죠?
 
                                                                        아고라 논객 Vitabrevis (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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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 2012/01/17 [09:39] 수정 | 삭제
  • 그건 아니죠... 단순히 정보 부족으로만 치부하기엔 참 논리가 부족하죠. 그들은 정보 자체를 거부해요. 어떠한 정보를 줘도~ 그걸 반박할 어떠한 근거가 자기에게 없어도 거부하죠. 결국 감정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겠죠. 전제하신 논리가 뭉그러지나 그 뒤는 뭐 반박할 이유가 없네요... 현재로선~ 다만 나꼼수를 예능으로만 본다라... 그 자체에 님 시각 교정이 필요한 듯 합니다. 나꼼수를 신봉하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님과 같은 시각 역시 남 비판할 정도의 올바른 스탠스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
  • 도봉갑신지호자꾸생각나네 2012/01/13 [21:42] 수정 | 삭제
  • 요즘들어 눈에 보이게 진보진영을 갈라놓으려는 꼼수들이 보여서 마음이 불안한데 명쾌한 해석을 해주셨네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 ㅇㅇ 2012/01/13 [19:43] 수정 | 삭제
  • 반계급적 투표를 하는 이유는 관련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LIV 문제) 대중이 감정적이라서가 아니라요. 바로 위의 논지, 그러니까 대중은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시선이 엘리트주의적인 것입니다. 대중이 감정으로 움직이면 그 머리는 누가 되는대요? 그 머리가 되는 사람을 따로 상정한다는 것이 바로 엘리트주의적입니다. 그리고 흥분한 목소리로, 감정이 드러나는 어휘를 쓴다고 해서 '감정적'이라 치부하는 건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 말이 논리에 근거하고 있는지, 그 논리가 합리적인지를 통해 어떤 이의 말이 감정적인지, 논리적인지 갈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꼼수에 대해 비판적이라 알려진 이들 (예컨대, 진중권,이택광,박권일 등)이 나꼼수를 깐다고 생각하시다니요. 나꼼수를 예능이 아닌 다큐로 받아들이는 이들을 '빠'로 규정하고 까는 겁니다. 나꼼수를 까더라도 그것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역할을 문제삼아 까는 거고요.
  • 3841 2012/01/13 [09:50] 수정 | 삭제
  • 이글은 머리로 쓴 글이 아닌 마음으로 쓴 글이네요.. 이글엔 감정을 움직일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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