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댓글지원 부대' 가동한 '신남성연대' 논란..'이준석 크라켄' 방치

기사 '좌표' 찍고 윤석열 지지 댓글은 '추천' 불리한 댓글은 '비추'로 찍어 내리기..젠더 갈등 증폭

서울의소리 | 입력 : 2022/01/28 [16:43]

황희두 "이준석 언플 하던 비단주머니 '크라켄'이 얼마나 우스운 쇼였는지"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가 회원들에게 윤석열 후보에게 불리한 상단에 있는 댓글에 비공감(비추천)을 클릭해 댓글창 하단으로 내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디스코드 캡처

 

남성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신남성연대(대표 배인규)'라는 단체가 네이버 뉴스 등 포털 뉴스 댓글창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 활동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아시아경제'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단체가 메신저 앱을 통해 회원들에게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는 조직적 댓글 활동을 지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당선 돼서 여가부 폐지만 해주면 됩니다. 빠르게 진압 갑시다!’

 

신남성연대는 ‘여가부(여성가족부) 폐지’를 목적으로 윤 후보와 관련된 각종 보도에 후보를 옹호하거나 반대 여론에 반박하는 게시글을 달며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에 남여 갈등을 조장해 사회 불안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매체에 따르면 신남성연대는 메신저 앱인 ‘디스코드’를 통해 윤 후보 관련 보도 링크를 공유하며 단체 댓글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주 목적은 ‘여가부 폐지’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 후보를 지원사격 하는 것이다.

 

전날 오후에도 이 단체의 배인규 대표는 디스코드 내 ‘언론정화팀’ 채널에 윤 후보의 생방송 인터뷰 영상을 공유하며 댓글 작성을 독려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관련 발언과 윤 후보의 무속인 논란 등의 비판성 기사는 링크하고 "맞서 싸우자", "화력 보여주자"라고 댓글 지침을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단체는 포털 카페 회원수가 2만명, 디스코드 동시 접속자 수(오후 8시 기준)가 6000여명에 달하는 단체로, 지난 8일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꺼내든 시점부터 본격 지지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 4일에는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 당사 앞에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선거대책본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제는 정작 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소프트웨어 ‘크라켄’을 전면에 내걸고 ‘댓글 조작 방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당에서는 자당의 대선후보인 윤 후보를 공격하는 댓글 외에는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를 비방하거나 공격하는 댓글 활동 외에는 적발, 감독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유불리에 따라 기사의 댓글을 선택적으로 관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댓글 조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다"라고 말해 민주당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이런 온라인 활동은 현재 선거법 상 불법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 표출을 막고 공공성을 흔드는 위험한 행위"라며 "정치권이 선거 기간 젠더 등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방치하거나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8일 신남성연대는 유튜브 커뮤니티와 디스코드를 통해 CBS노컷뉴스의 <'尹 무속 논란' 건진법사 속한 단체, 소 가죽 벗기며 제물(1월17일자)> 제하의 기사를 공격했다.

 

노컷 보도에 따르면 신남성연대는 이날 디스코드에 "비추로 베플 내립시다. 이런 프레임은 지겹지도 않나. 잠을 못자게 하네"라며 "현재 온라인 상태에 계신 분들이 비추 한방씩만 먹이면 저 말도 안되는 프레임질 댓글 내릴 수 있습니다. 화력전에서 밀리지 말고 반드시 여가부 폐지 따냅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이 글이 올라온 이후 해당 기사엔 비난성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신남성연대 마크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김건희 7시간으로 역풍 맞으니 무당으로 거짓 선동질하는 역겨운 좌좀들과 언론 지라시들"이라는 댓글을 남겼는데, 이 댓글은 현재 5천여 개의 '공감(추천)'을 받아 댓글창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신남성연대가 나서기 전 2천여개의 순공감을 받아 댓글창 상단에 위치해 있던 "끔찍하다. 최순실은 순한맛이었다"는 내용의 댓글은 순식간에 1천여개의 비공감을 받아 댓글창 하단으로 내려갔다.

 

네이버 뉴스에선 공감 수가 많은 댓글 순서대로 댓글창 상단에 노출되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댓글창 상단에 위치한 댓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1분여 차이를 두고 올라왔는데,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중 일부는 디스코드 등에서 메시지가 전달된 이후 실제 신남성연대 회원들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의 새벽 메시지 이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창이 이 단체 회원들에게 장악된 것이다.

 

이날 보도된 <'尹 무속 논란' 건진법사 속한 단체, 소 가죽 벗기며 제물(1월17일자)> 기사는 윤 후보의 무속 논란 의혹을 제기한 기사였지만, 두 번째로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은 "여가부 폐지한다니까 발O을 하고 이딴 기사들만 올리네"라는 무관한 내용이었다.

 

이후 신남성연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엔 "20분 만에 정화완료"라는 글이 올라왔고, 디스코드엔 "Game over 남성연대 클라스"라는 메시지와 함께 순공감을 많이 받은 신남성연대의 댓글 캡처가 올라왔다.

 

신남성연대 회원들은 "저녁에 참여 못했었는데 기사들 전부 찾아가서 처리했다", "든든하다"  "그냥 한번 들렸더니 이미 정복"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단체는 현재도 디스코드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윤 후보 관련 의혹을 다룬 기사 등을 '좌표 찍기' 하며 댓글창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신남성연대는 지난해 11월 여성가족부 폐지 시위를 벌이면서 가수 전효성씨에 대한 조롱성 발언을 첨부한 대형 현수막을 뛰워 논란이 된 단체다. 전효성 씨는 당시 젠더 폭력 근절에 대한 희망을 전달하는 여성가족부 ‘희망 그림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이들 단체의 표적이 됐다.

 

관련해 황희두 전 '민주연구원' 이사는 이날 커뮤니티를 통해 "이 문제가 이제야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네"라며 "참고로 방에 모인 인원은 무려 4,000명이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한때 신나게 언플 하던 비단 주머니 '크라켄'이 얼마나 우스운 쇼였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라고 꼬집었다.

 

신남성연대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신촌 인근에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신남성연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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