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처벌해달라" 최희석씨 음성유서.. 입주민 130명 경찰에 탄원서 제출

서울의소리 | 입력 : 2020/05/19 [14:33]

"약으로 버텼다".. 경비원 최희석 씨가 남긴 비통한 '음성 유서'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 씨 폭행과 폭언 가해자로 지목된 같은 아파트 입주민 심모 씨가 18일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후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고 최희석 경비원의 음성 유서가 공개됐다.

 

최 씨는 가해자에게 당했던 극도의 공포심을 음성으로 남기면서도, 자신을 도와준 주민들에 대해선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18일 최희석 씨의 유족이 언론을 통해 음성 유서를 공개했다. 최 씨는 가해자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져 병원에 들렀다가 인근의 아는 가게 주인에게 하소연하면서 당시 가게 주인에게 했던 말을 음성 유서로 남겼다.

 

최 씨는 15분 정도 분량의 유서에 그간 가해자에게 당한 괴롭힘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는 “정말 심XX 씨라는 사람한테 다시 안 당하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주세요.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며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평소 힘이 돼준 이웃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 씨는 “진짜 심XX 씨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라며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알아요?”라고 가해자의 폭행과 위협에 극한의 공포와 정신적 압박에 시달렸음을 전했다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4월) 29일에 찾아와서 그랬습니다. '너 이 XX야, 경비복 벗어. 산으로 가자. 너와 나의 싸움은 하나가 죽어야 끝나니까.'"

 

폭행은 물론 살해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맞아본 건 생전 처음입니다. 60인데요. 진짜. 막냇동생 같은 사람이 협박하고, 때리고, 감금시켜놓고…. 사직서(아파트)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백 대 맞고, 이 XX야. 너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린다고…."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고문 즐기는 얼굴입니다. 겁나는 얼굴이에요. 저같이 마음이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습니까?”

 

극도로 불안한 심경 속에서도 최 씨는 생전에 도움을 건넨 이웃들에 대해선 고마움을 전달했다.

 

고 최희석 / 음성 유서 -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

YTN 방송화면

 

이런 가운데, 최 씨의 가해자로 지목된 49살 심 모 씨는 11시간에 걸친 소환 조사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기된 폭행이나 협박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심 씨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가해자 심 씨가 한때 연예기획사 매니저로 일하며 소속 가수에게도 폭언,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13일 부산일보는 심 씨 밑에서 가수 활동을 했다는 예명 다빈(31)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다빈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심 씨가 대표, 제작자, 매니저를 겸임했던 한 연예기획사에서 활동했다며 “(가수 활동 기간) 심 씨로부터 여러 차례 치졸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고, 협박까지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심 씨는 계약 기간 중 자신에게 방송이나 공연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수익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며 ‘갑질’을 일삼았다는 다빈의 주장이다. 그는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을 정도라고 했다.

 

한편 최희석 경비원 사망과 관련해 같은 아파트 입주민 130여 명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심 씨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18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제출했다. 또 이날 최희석 씨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 심 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강력히 요청하는 청원글도 같이 올라왔다. 

 

강북구는 최 씨 유가족에게 긴급복지비와 장제비, 생계비 등 복지급여를 지급하고, 보건소 정신전문요원의 심리상담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내 공동주택 60곳 전체를 대상으로 경비원 근무환경 긴급 실태조사에 나섰다.

 

지난 14일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이 일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한 주민이 탄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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