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범죄 '억지기소' 끝이 보이는 조범동 재판.."익성이 코링크 지배"

"이봉직 요청으로 자신은 코링크 설립만.. 이 악물고 귀국, 내 죗값만 받길"

정현숙 | 입력 : 2020/05/19 [09:51]

고광헌 "윤석열 정치검찰의 권력형 범죄 억지 기소의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3일 구속기소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8) 씨의 공판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3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15차례의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직전 공판에서 피고인신문을 마쳤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소병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범동 씨의 공판기일을 열고 그를 상대로 지난 11일에 이어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변호인 측 피고인신문에서 조 씨는 공소장에 기재된 범행 대부분 자동차 부품회사 '익성'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지배하던 때의 일로, 자신의 죄가 될 줄 몰랐다고 밝혔다. 자신의 범죄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증거인멸 고의도 없었다는 뜻이다.

 

검찰은 그동안 조범동 씨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실소유주로 몰고 차명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경심 교수를 대여자가 아닌 투자자로 몰고 가면서 끝내 이들 일가를 파렴치범으로 만들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범동 씨는 이날 자신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코링크PE 주도권은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씨를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보고 있지만 그는 회사의 실질적 결정권은 익성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가족과 지인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 않고, 장시간 조사로 심신이 지쳐 검사의 질문에 무조건 "맞다"라고 대답한 부분이 있다며 공범들의 가담 정도를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또 수사 초기 해외 도피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원래 제 아내와 계획하고 같이 떠난 가족여행이었다. 도피하려 했다면 목적지를 바꿨을 것"이라며 "억울한 부분이 많아 해명하려 이 악물고 들어왔다. 그때 돈도 있었고 얼마든지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조 씨는 “처음엔 피해 회복을 하려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 억울했는데 지나고 나니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게 됐다. 지금은 억울하지 않다”라며 “익성과 관련해 제대로 공범 관계를 가릴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법정 진행을 보니 미흡하게 느껴져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 재판부가 공평하게 가려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에게 너무 많은 혐의가 덧씌워져 있다”라며 “제가 일으킨 죄에 대해서는 벌을 달게 받겠지만, 제 죄가 아닌 부분은 처벌받고 싶지 않다. 공범 등 시비를 가려주시고 자신의 죄를 정확하게 물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 씨는 ‘자신은 익성 측 지시를 받아 정경심 교수에게 빌린 돈으로 코링크를 설립한 것일 뿐’이라며 코링크의 실질적 운영자가 자신이 아닌 ‘익성’ 측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코링크 설립이 누구의 지시냐는 질문에 “최초에는 익성 이봉직 회장 지시였고, '금융회사를 하나 준비해야겠다'고 말해 저는 코링크를 익성 계열사라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했다.

 

조 씨의 재판이 거듭 될수록 '익성'에 대한 의혹은 오히려 더 커졌다. 하지만 횡령 등 몇 가지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된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혐의는 반년이 넘은 지금까지 명확히 입증된 것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도 조 씨는 정경심 교수로부터 받은 10억 원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주장했다. 재판부가 “(대여금이라면) 유상증자와 경영 컨설팅계약서가 작성된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묻자 조 씨는 “대여를 해 주는 분(정 교수)이 대여나 이자소득으로 잡히면 세금이 많이 나올 거라고 해서 (제가) 여러 제안을 드렸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5월 11일 재판에서도 조 씨는 “정경심 교수가 건넨 5억 원은 ‘투자’가 아닌 ‘대여’”라고 주장했다. 대여금에 따른 이자를 지급받았을 뿐이라는 정 교수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정 교수 동생 이름으로 추가로 5억 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정 교수 동생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겨레' 대표이사를 역임한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경심이 건넨 5억 원, 투자 아닌 대여금"이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윤석열 정치검찰을 질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직행을 막아 검찰개혁을 좌절시켜 보려던 윤석열 정치검찰의 억지 기소의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라며 "오늘은 그동안 검찰이 가장 그럴듯하게 포장(권력형 범죄)해온 사모펀드 관련 핵심 공소내용이 결정적으로 부정당했다"라고 적었다.

 

이날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범동과 코링크, 파도 파도 나오는 건 정경심이 아닌 익성"이라며 "조범동 재판에 마지막으로 조범동 자신이 피의자 신문에서 익성의 코링크 지배에 대한 새로운 사실 두 가지가 더 나왔다"라고 했다.

 

그는 "첫 번째 조범동은 2013년부터 익성에서 '이사' 명함으로 근무했고 두 번째 조범동은 2017년 정 교수 돈을 유치하고서야 코링크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라며 "검찰이 계속 정경심 교수의 코링크 대여금을 '투자'라고 전제하고 조범동을 심문하자, 재판부가 검찰을 제지하고 "따옴표 투자"라고 정리하기까지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 없이 반복해서 관련 증거와 정황들이 나오고 있는데, 코링크 펀드 의혹을 또 한번 정리하자면 이렇다"라고 다음과 같이 사례를 예시했다.

 

1. 코링크는 익성 것.

2. 조범동조차도 익성의 하수인

3. 조범동에겐 거의 아무런 결정 권한조차 없었다.

4. 정 교수는 조범동/코링크에 돈을 빌려준 것뿐.

5. 조범동이 코링크 자금을 횡령하여 이자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코링크 관계자인 조범동의 범죄, 정 교수는 무관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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