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제조업 덕에 한국 코로나 종식 이후 V자 회복 가능"

'3차 산업혁명'이 덜 진행된 산업구조 자책, 하지만 IT 기술·제조업 강국 한국 'V자 반등' 기대

정현숙 | 입력 : 2020/05/04 [09:54]

세계 경제회복 4~6분기 걸려.. 한국 수출·고용 제조업에 도움받아.. 회복속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7.2%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최소 4~6분기가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IT 기술과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코로나 종식 이후  V자형 경기회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올해 2분기 무렵 통제돼 부양책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 또 하반기부터 봉쇄령이 해제되는 낙관적인 상황이 전개된다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부양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올 하반기의 경기 반등도 시원치 않을 경우 지구촌 경제 성장률은 -7.2%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캐서린 만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기술을 비교적 더 많이 보유한 일부 국가의 경기 회복은 '브이(V)자형'에 가까울 것"이라며 "한국 또는 대만이 그러한(V자형 회복을 하는) 나라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캐서린 만 이코노미스트는 "반면 관광업에 극도로 의존하는 태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는 'L자형'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컴퓨터, 바이오헬스 등 품목은 코로나19 효과로 오히려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활성화, 학교 내 온라인 교육 대체, 그리고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SSD 수요가 증가하면서 컴퓨터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99.3% 증가한 10억 5,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분야도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우리나라 기업의 방역제품 선호현상이 커지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엔 10.9% 증가한 29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이미지/뉴스1

 

경기 회복 속도 산업비중에 따라 격차.. 한국, 미국보다 버팀목 튼튼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며 공장 재가동을 포함한 산업 재개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느린 반등이 예상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국가 내 산업 비중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적인 회복 양상이 (국가 간에) 고르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며 "제조업과 제조업 의존 국가는 꽤 빠른 속도로 반등할 테지만, 대면 서비스업에 연관된 활동과 서비스업 의존 국가는 그보다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24일 독일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서비스업 비중이 약 80%로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우리나라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8% 정도로, 선진국 중 제조업에 의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독일(22%)과 일본(21%)보다도 높고, 미국(12%)과는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가절하 됐던 제조업… 수출·고용 모두 '도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서비스업 비중이 낮은 한국의 산업구조는 5년여 전만 해도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 지목돼 왔다. 소위 말하는 '3차 산업혁명'이 덜 진행된 중진국형 산업구조라는 자책성 평가였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는 오히려 수출과 고용 모두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실질적 통계가 나왔다.

 

대표적으로 ICT 수출이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9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전체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히 컴퓨터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99.3% 늘었고,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은 254.5%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고용위기 와중에 저력을 보이고 있는 산업도 제조업에 해당한다.

 

지난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15.3만명, -12.0%), 교육서비스업(-10.7만명, -6.7%),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업(-3.9만명, -11.9%) 등 3개 서비스 업종에서만 약 30만개 일자리가 사라진 반면, 전체 종사자의 20%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1만1000개 감소에 그쳤다.

 

오히려 식료품 제조업(6000명)과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3000명)에서 일자리가 늘었고,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던 조선업(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5000명)마저 기존의 회복세를 이어갔다.

 

심지어 제조업 일자리 감소 대부분은 실직자가 아닌 무급휴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부 권기섭 고용정책실장은 "제조업 감소폭 1만1000명 대부분은 무급휴직자 때문"이라며 "제조업에서 고용충격은 일시휴직 등 고용유지조치를 통한 완충이 이뤄지는 걸로 보이며, 따라서 제조업 자체에서 아직 대규모 실직이나 상용직 근로자의 대량해고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OECD 국가 중 가장 양호한 -1.2%로 발표한 것도 이러한 분석이 뒷받침된 결과다.

 

기획재정부 김용범 1차관은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업 의존도가 낮아(한국 62%, 독일 69%, 스페인 75%, 미국 80%) 인적 교류 제한으로 타격받는 코로나19 파급 영향도 작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까지 최소 4~6분기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경우 빠른 정상화 가능성이 높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특성상 정부 대책이 지속 돼야 하며 코로나 여파로 한국도 올해는 버텨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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