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50년만에 일본 추월

OECD 한일 격차 갈수록 확대.. "식민지배를 겪은 한국, 아일랜드 다음으로 지배했던 국가를 넘어"

정현숙 | 입력 : 2020/03/06 [11:49]

日 경제매체 "1인당 GDP 한국에 추월당해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PPP 기준 1인당 GDP / 자료 : OECD 홈페이지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 매우 고무적인 뉴스 임에도 우리 언론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오히려 일본에서 충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GDP와 노동생산성이 일본을 추월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했다. 한국: 42,136달러, 일본 : 41,502달러, 중국 : 16,738달러로 나타났다.

 

'구매력평가(PPP) 기준 GDP'는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된 GDP를 단순히 달러로 환산해 비교만 하지 않고 각국의 물가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것으로 달러로 표시한 GDP와 달리 실질소득과 생활 수준까지 비교할 수 있는 수치를 뜻한다. 

 

1970년 두 나라의 통계가 집계된 이후 정확히 50년 만에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이다. 전체 35개국 가운데 2017년 한국은 19위, 일본은 20위를 각각 기록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일찌감치 PPP 기준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섰다. 높은 물가, 오랜 경기 부진, 심각한 고령화 등으로 일본의 실질 소득이 한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OECD는 두 나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천 달러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OECD의 분석이다.

 

2019년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PPP 기준 1인당 GDP에서 한국은 2023년쯤 일본을 추월하겠다고 전망했지만, 한국은 IMF 예측보다 훨씬 앞서 일본을 3년이나 앞질렀다.

 

이런 결과에 대해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침체기에 저물가 임에도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진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더 높은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물가와 환율 모두를 고려한 통계로 한국이 50년 만에 일본을 앞지르고 이를 OECD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지표를 일본 경제학자는 이미 분석했다. '노구치' 와세다대학 비즈니스 파이낸스 연구센터 고문이 경제매체 '다이아몬드' 온라인판에 지난달 27일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충격을 엿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노구치 교수의 기고를 바탕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의 지위가 낮아져 마침내 한국에 추월당한 데 대해 '충격적이고 참담한 상황"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2018년 일본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약 4만1천502달러로 미국(6만2천852달러)의 66% 수준이다. 한국의 2018년 1인당 GDP는 4만2천136달러다.

 

다이아몬드는 "미국과의 차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이 아닐지 모른다"라며 "큰 충격은 한국의 숫자가 일본보다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한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무렵만 해도 일본의 1인당 GDP가 미국보다도 높았는데, 이제 이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은 충격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매체는 그 이유로 일본의 낮은 노동 생산성을 들었다. 노동생산성은 취업자 1인당 GDP를 말한다.

 

다이아몬드는 "이것은 1인당 GDP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본은 미국의 58.5%에 지나지 않고, 한국 외에 터키와 슬로베니아에도 뒤처져 있다. 참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생산성본부'가 작년 12월 자체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자 1인당으로 본 2018년 일본의 노동 생산성은 8만1천258달러로, OECD 회원국 36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3만2천127달러로 일본보다 1.6배 많았고 한국은 7만7천219달러로 일본보다 적었다. 한국의 순위는 25위였다.

 

이렇게 OECD와 일본생산성본부의 숫자가 차이 나는 것은 자국 통화의 숫자를 달러로 환산해 사용하는 환율의 차이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다이아몬드는 "모두 현재의 환율(110엔 정도)에 비하면 엔화 강세지만 일본생산성본부의 숫자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엔고"라며 OECD의 숫자가 더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추이가 이대로 지속되면 어떤 지표로 봐도 한국이 일본보다 생산성이 높고 풍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이아몬드는 "일본 경제의 진짜 문제는 인구 감소가 아니라 1인당 생산성이 낮은 것"이라며 "일본의 생산성이 왜 이렇게 낮은지 분명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진순 전 건국대학교 교수는 SNS로 "명백한 사실은 식민지배를 겪은 국가가 지배했던 국가를 넘어선 사실이 아일랜드 다음으로 한국이란 점"이라며 "한국은 이미 2017년부터 일본을 추월해 지금은 그 차이를 벌리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5일 SNS로 영국 식민지였던 아일랜드가 영국의 GDP를 추월한 것을 기념해 세운 '더블린 스파이어 첨탑' 사진을 첨부하면서 3.1운동 100주년 즈음해서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마침내 일본 GDP를 추월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에는 여전히 일본을 스승으로 숭배하는 인간이 많다"라며 "이런자들이 다수인 한, 한국인들은 스스로 이룬 '역사적 성취'마저 기념하지 못할 거다"라고 통렬히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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