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수출규제 위법성 WTO 제소.. 법정서 가리자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WTO 제소"

정현숙 | 입력 : 2019/09/11 [10:09]

"정치적 동기에 따른 차별조치".. WTO 법정서 시시비비 가리자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일본이 지난 7월 4일 시행한 수출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11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마침내 WTO 제소라는 칼을 빼 법리적 다툼으로 법정서 가려보자는 거다. 일본이 7월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대(對)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한지 69일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우리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의 조치를 WTO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근거를 요구하는 한편 대화를 촉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응하지 않았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일본 정부의 각료급 인사들이 수차례 언급한 데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정치적인 동기로 이뤄진 것이며 우리나라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차별적인 조치"라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WTO 제소 절차는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주제네바 일본대사관)와 WTO 사무국에 전달하면 공식 개시된다. 이후 2개월 동안 일본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WTO에 재판부에 해당하는 패널 설치를 요청하게 된다. 최종심에서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제소장에 해당하는 양자협의 요청서에 적시한 일본 조치의 WTO 협정 의무 주요 위반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일본이 3개 품목에 대해 한국만을 특정해 포괄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은 WTO의 근본원칙인 차별금지 의무, 특히 최혜국대우 의무에 위반된다고 봤다.

 

아울러 수출제한 조치의 설정·유지 금지 의무에도 위반된다. 일본 정부가 사실상 자유롭게 교역하던 3개 품목을 각 계약 건별로 반드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고 어떤 형태의 포괄허가도 금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조치는 정치적인 이유로 교역을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역 규정을 일관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의무에도 저촉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한국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공급국임을 고려할 때 일본의 조치는 세계 경제에도 커다란 불확실성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앞서 통상 전문가들도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급히 일본을 WTO에 제소해 분명히 결론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일본의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제외는 이번 소송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일찍이 일본이 수출규제에 대해 WTO 자유무역 협정에 어긋난 경제보복이라면서 WTO에 제소할 방침임을 분명히 해왔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한 나온 7월 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상황점검회의를 통해 WTO 제소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부는 이번 WTO 제소에 이어 이르면 다음 주 일본을 우리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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