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찬성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이토록 어렵나? 자한당에 권은희까지…

장외로 나간 자한당에, 권은희 불참. 20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워졌다. 강창일 “가슴이 찢어진다”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5/16 [10:36]
▲ 소방관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정작 그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 YTN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그런데 권은희 의원이 참석을 하지 않아서 계속해서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서 처리가 안 되고 있다고 하는데, 권은희 의원이 안 들어오는 이유가 뭔가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 회의 전날이었어요. 전날 저한테 몇 가지 요구를 했는데 첫 번째가 자기가 제출한 공무원, 특히 경찰 공무원 직장협의회 법안이 있습니다. 그걸 다시 다뤄 달라 해서 그걸 제가 동의했습니다. 저희들도 반대하지 않는 법안이기 때문에요. 그런데 두 번째는 소방관 국가직화 관련돼서 사실은 이재정 의원이 제일 먼저 2016년에 법안을 제출을 했었는데 지금 소방은 시·도 본부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중앙에 소방청이 있고요. 그걸 경찰과 마찬가지로 소방청으로 하자는 법안입니다, 그걸 다루자고 해서 다루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그 법안을 현장에서 배포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그날 아침에 회의 열리기 한 10분, 15분 전쯤 전화가 와서 제게 그 법안 통과를 약속해 주라는 겁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아, 다루는 게 아니라 아예 통과를 약속해 달라?

 

홍익표 : 예. 그래서 그건 좀 불가하다. 법안소위 위원장이라 하더라도 의원들하고 논의도 하기 전에 법안 통과를 약속하는 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했더니 그걸 통과해 주는 걸, 그럼 제가 와서 회의 전에 비공개를 할 테니 그때 우리 의원들하고 이야기를 좀 해 보자 그랬는데 그걸 우리 의원들을 제가 먼저 통과시키는 걸 확답을 받고 자기한테 연락을 하면 자기는 오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안 온 겁니다. (15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중)

 

지방직 공무원 신분인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관련 법안들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묶여 있다. 지난 고성속초 산불 이후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가 싶었으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콜라보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알려졌다시피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고,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의결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국회 행안위는 지난 1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 법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 재개 관련 법안 등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해 일단 정회를 선언했다. 행안위 법안소위는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4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총 10명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의결정족수는 6명이다. 권은희 의원만 참여하면 소위에서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4일 법안소위에 불참하면서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권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포함한 ‘소방 4법’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조정안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논의해가며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팩트TV

권은희 의원은 이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발의한 '원안‘(소위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법)을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의장에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그는 자신의 SNS에 "소방의 국가직화의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하루 속히 준비하여 일괄하여 소방4법을 심의․의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방법 통과가 안 되는 이유를 더불어민주당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 문제의 경우 각 지자체마다 사정이 달라 일부 시·도지사의 반발이 있었고, 이에 대통령과 시·도지사 회의 등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원안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논의해가면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입장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의 인터뷰에서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일부 반발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 2017년 10월인가 그때쯤에 대통령과 시·도지사 회의를 통해서 합의를 봤다. 조정안을 만들었고 그래서 2018년 3월쯤에 확정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절충안은 소방관 신규 인력 확충에 필요한 예산은 소방교부세를 늘려 지원하면서, 예산과 인사 지휘권 등은 지자체장이 갖도록 하는 안이다.

 

권 의원이 SNS에만 글을 남긴 채 들어오지 않자, 홍익표 의원은 "일방적으로 제가 반대한 것처럼 해서 SNS 글을 올린 것 적절치 않다"며 "완전한 국가 소방직화에 대한 법안 묶어서 정부 부처 협의하고 시도지사 협의해서 조정안을 마무리 했다"며 "그런데 (권 의원은)다시 원안 으로 돌아가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가슴이 찢어진다. 권은희 의원님 빨리 좀 들어와 주세요. 눈물로 호소할게요.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에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재정 의원도 "장외투쟁하는 분들이나 모처에서 SNS로 의견 밝히는 권 의원이나 다르지 않다. 회의장으로 들어오셔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꾸짖었다.

▲ 소방관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정작 그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 YTN

뭐든지 방해만 놓는 자한당은 물론, 갑자기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권은희 의원으로 인해 국민의 80%가 찬성하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이번 20대 국회에서 처리되긴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달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78.7%가 찬성, 15.6%가 반대였다. 사실상 80% 이상이 찬성하는 법안임에도 이렇게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이다.

 

소방청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범 시행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5월말까지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애초 간사간 협의로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화요일에 법안소위를 열기로 한 만큼 우선 오는 28일 법안 통과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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