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감싸기’ 끝판왕 사법부, ‘더 강한’ 공수처가 해답인가?

사법농단 판사 66명중 10명만 징계청구한 대법원, 절반은 ‘징계시효’ 지났다며 패싱, 징계받아도 정직·감봉이 최고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5/09 [16:55]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돼 검찰로부터 비위 통보를 받은 현직 판사 66명 중 10명에 대해서만 징계가 청구됐다. 그 중 절반 가까이인 32명에겐 징계 시효마저도 지났다며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얼마나 이들이 폐쇄적이고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고승은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돼 검찰로부터 비위 통보를 받은 현직 판사 66명 중 10명에 대해서만 징계가 청구됐다. 게다가 이 중 절반 가까이인 32명에겐 징계 시효마저도 지났다며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이들의 통보된 비위 사실 대부분이 2015년 이전에 발생해 징계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판단한 셈이다.

 

대법원은 비위 통보를 받은 현직 판사들에 대한 징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관 징계위원회에 이들 중 10명의 징계를 청구했다고 9일 밝혔다. 10명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3명과 지방법원 부장판사 7명이다.

 

게다가 이들 10명 중 5명은 지난 3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이미 재판을 받는 중이다. 대법원은 기소된 5명 외에 나머지 5명에 대한 재판 업무 배제 조치도 별도로 하지 않았다.

 

또 권순일 대법관이 징계대상에 빠진 것도 논란이다. 그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하며 2013년과 2014년에 '법관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양승태의 공소장에도 기재된 사법농단 핵심인물임에도 그러했다.

 

사법농단과 관련한 대법원의 사후 조치는 이번 징계 청구가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

▲ 이번 대법원의 솜방망이 징계발표는 양승태의 그림자가 사법부에 얼마나 짙게 남아있음을, 또 이들이 자정능력이 얼마나 없고 내려놓기를 거부하는지를 보여준다.     © MBC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징계청구를 하면서,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거나 훼손·위협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을 규명해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이 그와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라며 "이번 추가 징계 청구로써 대법원장 취임 후 1년 반 넘게 진행해 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조사 및 감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처벌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게다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인사들도 법관징계법상 정직·감봉·견책만 받게 돼 있어, 역시 대법원이 제식구 감싸기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양승태의 그림자가 사법부에 얼마나 짙게 남아있음을, 또 이들이 자정능력이 얼마나 없고 내려놓기를 거부하는지를 보여준다. 사법부 대개혁, 그리고 더 강력한 공수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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