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이재정 의원 밝힌, 소방관 처한 ‘충격적’ 현실

자한당 ‘발목잡기’로 1천일째 막힌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이번에도 통과 안 되면…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4/20 [18:50]
▲ 소방공무원은 아직 기준 정원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 딴지방송국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김어준 총수 : 이재정 의원이 왜 이 사안에 관심 가졌는지 했더니 가져온 자료에요. 왜 관심 가졌는지 물었더니 가져온 도표에요.

 

이재정 의원 : 먼저 소방인력만 보더라도 1인당 담당 인구수가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지금 사실상 정부부처에서 공무원 몇 명 늘다고 하면 부처끼리 싸워서 늘이기가 쉽지 않은데 소방공무원은 할당돼서 있는 T.O도 못 채우고 있어요. T.O만 못 채우느냐, 소방공무원들 어 칼퇴근이네하며 가시는 분 없잖아요. 대부분 초과 근무수당 받아야하는 수준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 초과근무수당 못 주고 있어요. 1500억 가까이 밀려있어요. 지방자치단체에는 돈이 없어서요. (지방자치단체에)소송을 걸어오고 하면 어차피 질텐데 왜 안 주느냐고 물으면, 없는데 어떻게 주느냐고. 이게 현실이에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은 지난 2016년 7월 발의됐다. 동료 의원 21명이 공동발의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소방청 설립을 위한 소방청법(제정안)과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하는 소방공무원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 소방관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정작 그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 YTN

국가직 일원화를 위해 지방소방공무원의 전환 근거를 마련하는 지방공무원법, 국민안전처 산하 중앙소방본부를 소방청으로 개편하는 정부조직법, 지자체 근무 국가공무원 정원을 조정한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소방청 설립 근거를 마련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함께 포함된다.

 

당시 이재정 의원은 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대한민국 소방관은 언제나 국민이 존경하는 직업 1위로 꼽히지만 정부의 소방관에 대한 대우는 국민의 인식수준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며 “특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후 소방방재청을 오히려 국민안전처 산하 중앙소방본부로 격하시켰다”고 지적했다.

 

발의한지 거의 3년 가까이 됐지만, 당연히 통과됐어야할 법안이 아직도 통과되지 않고 있다. 벌써 1000일 가량 계류 중에 있다. "현재 놀고먹는 공무원이 너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라고 말하는 자유한국당 때문이다.

▲ 인제, 고성, 강릉 등 동해안 지역 상당수를 집어삼킨 강원 산불에 전국 소방관들이 모여들어 만 하루만에 진화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 KBS

최근 들어, 강원 동해안 지역 상당수를 집어삼킨 강원 산불을 전국 소방관들이 모여들어 만 하루만에 진화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소방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소방관 국가직 전환 논의가 힘을 얻고 있는 중이다.

 

소방인력이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어 지방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역은 인력도 제대로 된 장비도 확충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소방 인력이 기준정원보다 약 2만명이나 부족할 정도다. 그래서 화재진압에 필요한 장갑마저도 소방관들의 사비로 사는 게 지금 현실이다. 그럼에도 자한당은 사사건건 방해만 일삼으며 법안 통과를 훼방놓고 있다.

 

이재정 의원은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 57회에 출연, 현재 열악하기 짝이 없는 소방공무원이 처한 현실을 설명했다. 그들이 받고 있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란 것이다.

▲ 소방공무원은 우울증, 알콜성 장애 등을 일반인들에 비해 몇 배 이상 겪고 있다. 그만큼 심리 상태가 불안하다는 얘기다.     © 딴지방송국

“일반인보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것(비율)이 소방공무원은 10배에서 4배까지 높습니다. 최악의 상황들을 보는 거죠. 제가 소방직 국가공무원화 모티브를 얻었던 일선의 소방관이 계신데요. 그분이 뭐라고 얘기하시냐면 자기가 아직도 발에 잊을 수 없는 촉감이 있대요, 자신이 구하지 못한 누군가의 시체를 자기가 밟아버렸을 때 그 촉감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대요. 그런데 그 분이 제 앞에서 공적인 자리임에도 눈물을 글썽이는 거예요. 그분에겐 여전히 트라우마에요. 그런 것이 한 두 번이었겠어요. 그런 기억들을 수십 수백번을 가진 그분들을 온전히 다시 회복해서 돌려드릴 만큼의 시설이나 인프라도 안 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재정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순직률이나 자살률도 다른 직업군에 비해 월등히 높음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순직하게 되는 경우도 사실상 경찰보다 높아요. 높은데, 그 순직률보다 더 높은게 자살률입니다. 정말 심각해요. 평균사망연령 이것도 중요해요. 우리나라 100세 시대라고 얘기하는데 소방직은 평균연령이 69세에요. 경찰이 73세인 거에 비해서도 낮습니다. 근무환경으로 환산해서 구체적 상황을 따져보면 어떻겠습니까. 경찰도 쉬운 직이 아닌데 말이죠”

▲ 소방공무원의 사망 연령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훨씬 짧다. 평균 4세에서 8세까지 차이가 난다.     © 딴지방송국

그는 특히 소방공무원들이 화재진압만 하는 게 아님을 설명하며, 업무량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처우는 아직도 수십 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

 

“소방같은 경우는 예전엔 불만 끈다고 했지만, 응급구조도 하죠. 생활에서 (벌어지는)모든 일을 다하고 있어요. 업무량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것까지 감당해야하는 정도인데 소방관에 대한 처우나 제도적 인식은 아직도 수십년 전에 머물러 있는 거예요. 이건 결국 돈이고 예산이에요. 국가가 판단해야 해요. 뭘 우선시할건가. 효율성? 인구 몇 명당 몇 명 배치해야지 그것도 웃긴 거예요. 강원도는 인구는 적지만 산불 등 해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요. 그건 고려하지 않고, 인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한다는 그런 얘기도 하세요. 또 평소에는 놀잖아 그런 얘기까지 많이 하세요”

 

이재정 의원은 자신이 하루 동안 소방서에서 야간근무를 서 본 경험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소방서에서 근무하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 소방관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정작 그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 YTN

“제가 소방서에서 하룻밤 야간근무를 서 본 적이 있어요. 제가 출동하지 않을 때 어떤 자세로 있어야하는지를 알게 됐어요. 저도 하룻밤 있어보고 제가 시쳇말로 노이로제 걸릴 뻔 했어요. 수시로 방송이 훅 커지는 소리 있잖아요? 그런데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일지 아무도 몰라요. 대개는 생활구조일수도 있는 것이고, 때로는 주취자가 난동부릴 수도 있는 거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후 커지는 순간에 엄청난 사건일수도 있는 거잖아요. 마이크 켜지는 소리만 나면 저도 (움찔)하게 되는 거예요. 그 스트레스가 대기시간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긴장감을 주는 거예요. 119 접수를 받으면 전체 소방대원들에게 다 공지하는데 마이크만 켜져도 다들 (움찔움찔) 이렇게 해요. 하룻밤에 수십 번이 켜져요. 그 스트레스를 매일 감당해야하는 거죠. 저는 하루 하고 상담받고 싶었어요”

 

김어준 총수는 이같은 발언에 공감하며 “이 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자유한국당만 반대 안하면 되는 거다. 그런데 지금을 놓치면 못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정 의원은 이같이 화답했다.

▲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을 대표발의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딴지방송국

“여러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게, 국회는 수적으로 절대적으로 너무나 불리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사실상 저번 탄핵도 숫자게임으로 하면 진작 접었어야하는 게임이었어요. 그런데 가능한 게 뭐냐면 여론이 국회 안으로 몰아칠 때는 정치세력도 의식하게 되거든요. 그랬던 몇 번의 경험 중 하나가 바로 이번인거 같아요. 고성산불이라는 안타까운 재난의 상황에 처하긴 했지만 국민이 소방관에 대한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청와대 청원까지 있게 됐죠.”

 

김어준 총수는 “반대하는 의원들 보이면 SNS나 전화로 항의하고 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번 찬스를 놓치잖아요? 사람은 우리는 너무 많은 일들에 부딪치며 살기 때문에, 조금 있으면 잊어버려요. 지금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하지 않으면 제가 보기에는 잊어버리고 또 묻혀서 끝날 사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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