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안 전 대법관 ”이미선 ‘국민 눈높이 어긋난다’ 누가 단언하나”

이미선 후보자 최우수 법관.."헌법재판관으로서 능력·자질 도외시하고 주식 논란만"

정현숙 | 입력 : 2019/04/15 [08:36]

법조계 "이미선 '주식거래' 여론몰이·흠집내기 안돼", "주식거래 '유죄 추정' 논란" 비판

 

전수안 전 대법관 페이스북

 

주식 과다보유에 대해 부정거래 의혹을 받아온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49·사법연수원 26기)의 임명 강행 여부를 놓고 야당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거래 부정적 논란에 대해 전수안(67) 전 대법관이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며 비판했다.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수안 전 대법관은 "조국인지 고국인지의 거취는 관심도 없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프레임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인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실한 청문회'와 언론이 포기한 기능이 빚어낸 프레임을 '부실한 후보' 탓으로 호도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라고도 적었다. 

전 전 대법관은 "법정 밖 세상에는 유죄추정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며 "어렵게 겨우 또 하나의 여성 재판관이 탄생하나 했더니,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안된다고들 한다. 노동법 전공에 진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반대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여성이 아니더라도) 법원 내 최우수 법관 중 하나다. 이례적으로 긴 5년간의 대법원 근무가 그 증거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화천의 이발소집 딸이 지방대를 나와 법관이 되고 오랫동안 부부 법관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다가, 역시 최우수 법관이었던 남편이 개업하여 아내가 재판에 전념하도록 가계를 꾸리고 육아를 전담하고 하여 법원에 남은 아내가 마침내 헌법재판관이 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전 전 대법관은 "이렇게 더디고 힘들어서야 언제쯤 성비 균형을 갖추게 될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라며 "여성 후보에게 유독 엄격한 인사청문위부터 남녀 동수로 구성되기를 바란다"라고도 썼다.

 

변호사 58명 "이미선 헌재재판관 후보자 임명돼야"

 

이번 논란을 법조계에서 안타깝게 보는 것이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보유 자체를 문제 삼긴 어려운 데다 내부정보 활용 의혹 역시 주로 이 후보자 남편과 관련된 것인 만큼 배우자의 문제가 공직 취임의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차분하게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또한 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으로서 자질이나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본질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주식' 문제만 부각된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일단 법조계에선 이 후보자의 주식 과다보유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부산지역 변호사 58명이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정민·류제성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사들은 12일 저녁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임명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미선 후보자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어서 관심을 끌었다. 이 후보자는 부산대를 나왔다. 그런데 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남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관련해 논란을 빚었다. 
  
부산 변호사들은 "다수 언론이 이미선 후보자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비방성 보도를 하며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이미선 후보자가 지방대학 출신의 비주류라는 점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성 확보를 통한 사회적 약자, 소수자 보호를 위해 이미선 후보자의 임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다음은 전문 일부 발췌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념과 가치에 관해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여야 한다. 이미선 후보자는 1970년생 40대 26기 여성, 지방대학인 부산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서 서열파괴와 다양성의 상징인 후보로서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법원 안팎에서 실력과 인품을 함께 갖춘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 JTBC

국민정서상 재산이 다소 많다고 볼 수도 있으나 주식 거래나 재산형성 과정에서 내부정보 이용 등 어떠한 위법사항이 없는 이상 막연한 의혹과 감정적인 선동만으로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성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매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게다가 후보자는 자신이 소유한 전 주식을 오늘 매각하였고 배우자 소유 주식도 조건 없이 처분할 것과 퇴임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였다. 
  
우리는 다수 언론이 이미선 후보자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비방성 보도를 하며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이미선 후보자가 지방대학 출신의 비주류라는 점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성 확보를 통한 사회적 약자, 소수자 보호를 위해 이미선 후보자의 임명을 강력히 촉구한다. 

 

여론몰이·흠집내기 안돼"..우려하는 법조계

 

수십억대 주식 보유가 다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더라도 판사 출신 변호사인 이 후보자의 배우자 오충진 변호사(51·사법연수원 23기)의 연봉이 5억여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재산 증식은 아니라는 얘기다.

 

오 변호사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5년간 소득을 합하면 보유주식 가치보다 훨씬 많다"며 "부동산 투자보다 주식 거래가 건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짧은 생각이 결과적으로 후보자에게 폐를 끼친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직 대법관은 "오 변호사의 연봉은 여타 전관 변호사들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적은 수준"이라며 "이들 부부 모두 훌륭한 판사로 당연히 대법관 헌법재판관 후보였는데 오 변호사가 자녀 교육 등 가정 경제를 책임지겠다고 법복을 벗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후보자 부부가 판사로 오랜 기간 재직했다는 점, 이 후보자의 남편이 이미 오래 전 판사직을 그만 둔 후 대형 로펌 변호사로 재직 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들 부부의 재산 규모가 비슷한 연배와 경력을 지닌 법조인 부부 평균 보다 크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전직 대법관은 "이 후보자는 제가 대법원 있을 때 지켜봤는데, 법관으로서 일하는 자세나 특히 노동문제 등에 대해선 굉장히 탁월하고 전문성이 있었다"며 "이 후보자의 그런 사실들을 다 도외시하고 논란이 자꾸 다른 쪽에서 커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인사청문회가 헌법재판관 직무수행 능력 검증보다는 여야 정쟁으로 접근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분명히 해명되기 전에 여론몰이나 흠집내기에 휘말려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오충진 변호사  “자한당 주광덕 의원, 사법연수원 동기인데”…맞짱토론 제안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끊임없이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이른바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오 변호사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의원님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사이인데 이렇게 공방을 벌이는 악연을 맺게 되어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1일 저녁 MBC로부터 의원님과 함께 맞장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려는데 이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고 다음날 흔쾌히 수락했는데 의원님께서는 가타부타 연락이 없어 방송 기회를 만들 수 없다고 한다"면서 토론에 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미선 대법관 후보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 페이스북

오 변호사는 주 의원이 제기한 이해충돌, 내부자정보 이용 의혹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원님만 동의하신다면 언제든지, 어떤 방식이든지, 15년간의 제 주식거래내역 중 어떤 대상에 대해서라도 토론과 검증을 하고 해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선 후보자는 전날 본인 명의 6억7000만원 상당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 후보자의 남편 역시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 경우 보유 주식을 모두 조건 없이 처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부부를 고발까지 강행한다는 자한당의 고강도 공세에는 이미선 후보자의 거취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까지 직결되는 문제라고 보고 정쟁으로 비화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사실상 조 수석을 타깃으로 자한당의 공세가 심화되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청와대는 이 후보자를 임명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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