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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법원 앞 수천 시민들의 분노 “적폐판사 탄핵, 공수처 설치”

증거 없이 “~보인다” 남발한 김경수 판결 규탄, “9일(토)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모이자”

편집부 | 기사입력 2019/02/04 [14:05]

[종합] 대법원 앞 수천 시민들의 분노 “적폐판사 탄핵, 공수처 설치”

증거 없이 “~보인다” 남발한 김경수 판결 규탄, “9일(토)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모이자”

편집부 | 입력 : 2019/02/04 [14:05]

설 연휴 첫날인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에 대한 분노와 '사법적폐 청산'을 향한 열망이 법원 앞 대규모 집회로 나타났다. 연휴가 시작하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가한 수천 명의 시민들은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이 불공정했다며 재판부를 성토하고,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 '21세기 조선의열단'을 비롯한 시민 3천여 명(취재기자 현장 추산)은 2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량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법원 앞은 '사법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2018년 7월부터 양승태 구속 전까지 매주 소규모 집회를 열던 곳으로, 이날 집회는 김 지사에 대한 '이례적'인 1심 판결과 법정구속을 계기로 대규모로 확대되었다.

 

▲ 사법적폐 청산 집회에 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서울의소리

 

중앙지법 1천명, 대법원 3천명 별도개최... 먼저 끝난 중앙지법 집회서 합류도


앞서 오후 4시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직선거리로 500여 미터 떨어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삼거리에서 '사법농단 세력 규탄 및 청산 촉구 국민연대'가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어 1천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는데, 이들 중 일부도 집회를 마치고 대법원 앞 집회에 합류하면서 진행 내내 규모를 확대했다.

 

참가자들은 대법원 남서측 인도와 1개 차로를 가득 메워,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5천 명(연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인원은 약 2천 명(순간최대인원)이며, 경찰은 법원 청사 경호를 위해 3개 중대를 입구에 배치했다. 소규모 집회만 이뤄지던 곳에 수천 인파가 모여,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경찰도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정된 집회 개최 시각인 오후 5시가 되기 20여분 전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어 사실상 집회가 시작했다. 먼저, 지난 6개월여간 관련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 온 가수 송희태 씨가 리허설 공연을 펼치며 집회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어 판사 출신인 서기호 전 국회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리허설 개념으로 짧게 발언을 했다. 서 전 의원은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결해야지 사적 감정으로 보복 판결을 하면 안된다"며, 김 지사 재판을 맡은 성창호 판사에 대해 "자기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양승태 키즈'라면 애초 재판을 맡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증거재판주의 무시하고 심증으로 재판해 무효"


본 집회 시작 후 정청래 전 국회의원이 첫 발언자로 나섰다. 정 전 의원은 "김경수 재판은 '궁예의 관심법'에 의한 재판"이라며, 판결문에 "~로 보인다"와 같은 문구를 남발한 것을 지적했다. 또한 "(진술에 따른) 정황증거는 진술자의 신빙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드루킹 일당의 진술은 왔다갔다 하며 모순이 있다"며 해당 판결이 '엉터리 판결'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의 첫째 조건은 증거재판주의인데, 구속될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81번이나 보인다는 표현을 쓰며 심증으로 재판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청래 전 의원(서울 마포을)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첫 발언이 끝나고, 사회를 맡은 '21세기 조선의열단' 김태현 씨가 '공식 개회'를 선포했다. 참가자들의 애국가 및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끝나고, 사회자가 여는 발언으로 집회 취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며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민주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자는 또한 집회 참가자들이 사법농단 적폐판사들의 탄핵과 공수처 설치를 위해 모였음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평범한 민주시민들, 적폐판사 탄핵과 공수처 설치 위해 모여"


첫 시민 발언자로 나선 '목동에서 온 날백수' 김모 씨는 "(현 상황이) 우리가 노무현을 잃었을 때를 생각나게 한다"며, "저 쪽은 상식과 법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자기 주머니 채워질 것만 생각하고, 이 나라 공직자들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가 노무현을 잃고 무릎 꿇고 좌절했다. 더 이상 그렇게 할수 없다는 것을 공유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킬수 있었다"며 "더 이상은 우리의 지도자를 잃을 수 없다. 김경수를 끝까지 지켜내자"고 말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박모 씨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유치원 3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이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참가자들에게 이러한 활동에 같이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 시민들이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의소리


공직에 있다가 이명박 취임 한 달 전에 퇴직하고 2008년부터 촛불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시민은 "부패방지를 위한 활동을 하다가 10건의 소송에 얽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농단의 핵심은 18대 대선 비리, 19대 디도스 총선 등 자신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 보수세력의 집결을 꾀하려 꼼수를 쓰는 것"이라며 "이 시간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정권을 빼앗기는 문제가 죽느냐 사느냐에 갈림길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 조선의열단' 소속의 백모 씨는 "조금만 더 빨리 양승태를 구속시켰으면 김 지사 구속은 없지 않았을까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양승태의 비서 출신인 성창호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범죄 혐의자"라며, "대한민국 법 어디에도 범죄자가 재판을 하는 법은 없다. 따라서 김 지사 재판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성남에서 왔다는 정모 씨는 "박근혜 탄핵 촛불에 어머니 생신날을 빼면 모두 참석했다"면서, "이명박 구속 촛불집회에도 참석했고 이제는 적폐판사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정치인들은 칭찬해 주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자끼리 서로 반목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 판사 출신의 서기호 전 의원(비례대표)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이어 서 전 의원이 다시 발언대에 올랐다. 그는 "김경수의 법정구속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제2의 사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법조인들이 법정구속 자체가 이례적이라 하고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하는데, 막상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안된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사적 감정에 의한 보복 판결은 당연히 뭔가 특수관계가 있으니 나온 것이고, 그러니 판사에 대한 공격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 풀이했다.

서 전 의원은 "판사들은 신이 아니고, 재판은 신성하지 않다. 판사도 인간이고 재판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사법농단 사태를 통해 재판과 판사에 대한 신비주의가 벗겨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도중 참가자 사이에서 "여기 모인 사람들은 법을 존중하지 판사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거드는 발언이 나왔고, 그는 이에 대해 "매우 좋은 말씀"이라며 자신의 생각도 같다고 했다.

 

서기호 "판사도 인간이고 재판은 사람이 하는 것, '신성불가침' 아냐"


'판사에 대한 공격은 옳지 않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서 전 의원은 "김 대법원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을 아무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 출신도 아니고 행정처 출신도 아닌데다 문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고위 법관들과 적폐 법관들은 대법원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의 머리속 대법원장은 김명수가 아니라 양승태이며, 대법원장이 바뀌었지만 양승태를 대법원장으로 모시고 있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성창호를 방어하는듯한 입장을 낸 이유에 대해 서 전 의원은 "(인정을 받지 못해) 김 대법원장이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입장은 적폐세력을 달래기 위한 말이고, (집회에 참여한) 여러분들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입장 발표에 대해 "반어법으로 알아듣고 판사를 더욱 비판하면 된다"며 농담을 섞은 '집회 독려' 발언을 이어갔다.

서 전 의원은 "발언을 듣고 있는 법조인들이 대단히 불편할 것이다. 앞으로도 법관들이 불편해할 말을 소신있게 하겠다"며, "법관들은 불편해 하지만 국민들이 통쾌해 할만한 말들을 하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김 지사의 첫 재판 날과 양승태의 첫 재판 날 중 빠른 날에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판을 생중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그는 법정 생중계가 불가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판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잘못 말한 것이거나 먼 미래의 불확실한 계획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 한 참가자가 집회의 핵심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의소리


시민단체 '적폐청산 의열행동본부' 백은종 대표는 "김 지사의 재판을 시작으로 사법적폐들이 역공을 펴고 있다"며,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 피해를 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촛불 시민들이 뒤돌아보고 한눈팔며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사법적폐, 정치적폐, 재벌적폐 세력들이 문 정부의 가는 길을 막고 방해하며 망하게 하려 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백은종 "백번 말보다 한번 행동... 앞으로 많이 모여달라"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이명박과 박근혜를 구속시킨 촛불의 힘을 다시 발휘해 줘야 문 정부도 성공하고 김 지사도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백 대표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한번 행동이 백번 말보다 낫다'고 말했다"며 "행동함으로써 김 지사를 구하고 문 정부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앞으로 광장 집회에 많이 모여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에 살며 24살이라고 밝힌 전모 씨는 "김 지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네이버가 고발해 재판을 받았는데, 김 지사가 네이버에 어떠한 업무방해를 했는지 정확한 증거가 없고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죄목으로 징역 2년을 선고한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해당 조항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실형 선고가 거의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이송원TV'의 애청자라는 이모 씨는 "김경수나 문재인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을 하는데 증거 하나도 없이 사기꾼 얘기만 듣고 텔레그램이 증거라고 한다"며 "나도 하루에 수십 건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는데, 앞으로 소송을 할때 판사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사기꾼의 말로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 꼴을 보려고 벌벌 떨면서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나온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을 위해 제2의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참가자들이 요구사항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고양에서 왔다는 다음 발언자는 자신이 '사법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행정조사에 관련해 5년째 소송중이라는 것이다. 그는 '계도 목적이 처벌 목적으로 변질된 행정조사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우리가 공정하게 재판을 받도록 법대로만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별명 '민주언니'는 자신이 부산에서 왔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광화문에서도 이렇게 많이 모여줬으면 좋겠다"며 "(많이 모여서) 가짜뉴스 태극기 부대를 물리쳤으면 좋겠다"는 말로 짧은 발언을 마쳤다.

 

"토요일인 9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모이자"


참가자들은 대법원 앞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으로 행진하여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마무리 집회에서는 본 집회 시작 전 공연으로 분위기를 조성했던 가수 송희태 씨가 공연을 펼쳤으며, 끝까지 남은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오후 7시쯤 해산했다. 이들은 돌아오는 토요일인 오는 9일, 광화문 광장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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