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강제징용 싸움에 미국 끌어들인 일본 꼼수 '퇴짜 맞아'

아베, 6년전 中에도 레이더 시비..전쟁가능국 개헌 노린 '꼼수'

정현숙 | 입력 : 2019/01/09 [11:09]

일본, 미국 조정 의식한 국제 여론몰이 시도, 한미관계도 헐뜯어

 

【서울=뉴시스】국방부는 4일 한일 간 레이더갈등과 관련해 일본 해상 초계기(P-1)의 위협적인 비행 모습을 담은 반박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광개토대왕함이 표류중인 조난 선박에 대해 인도주의적 구조작전을 하는 가운데 일본 초계기(노란 원)가 저고도로 진입하는 모습. 2019.01.04. (사진=국방부 영상 캡쳐) photo@newsis.com

광개토대왕함이 표류중인 조난 선박에 대해 인도주의적 구조작전을 하는 가운데 일본 초계기(노란 원)가 저고도로 진입하는 모습. 2019.01.04. 뉴시스

 

이제 일본은 한일 갈등에 미국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레이더 문제에 미국 측을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은 이런 일본 측의 요구를 거절했는데, 자민당 내에서는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 4일 국방부가 레이더 논란과 관련한 동영상을 공개하기 바로 몇시간 전, 우리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일본 통합막료감부에서 미국 측에 전화를 걸었다. TV 아사히에 따르면 한국 군함이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증거가 있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미국이 갖고 있는 데이터와 비교하면 일본 측의 주장이 맞다는 게 확실해진다"며 사실상 중재를 요청했던 것이다. 2013년 중국 해군과 일본 자위대 사이에 레이더 조준 논란이 있었을 때 미국을 통해 해결한 사례가 있어서 미국을 끌어들였지만 하지만 이번에 일본의 요청은 거절됐다. 

 

TV아사히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의 이번 제안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 등에 관여하며 중재에 나섰던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 양국간 현안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8일 회견에서 “한·일관계의 바람직하지 않은 일은 한·미·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양한 형태로 미국의 협력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내심 미국이 일본 손을 들어주기를 바랐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동맹국인만큼 관여를 꺼린 것이다. 전날 자민당 국방부회 안보조사회 합동회의에서는 제3자 기관에 판단을 맡기자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이 유엔 제재결의를 어기고 북한과 접촉하다가 발견돼 레이더를 쏜 것 아니냐"며 과대한 억측을 하며 인도적 활동을 문제삼는 발언도 나왔다.

 

또한 우리 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가 신청한 신일철주금에 대한 자산압류 신청 승인이 이뤄지면서, 레이더 문제와 함께 일본은 양국관계를 풀 생각보다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협의에서 압류 중단 등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3국 위원이 참여하는 중재위원회로 논의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여기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는다면 협의, 조정, 재판 모두 불가능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재판 및 압류 조치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속셈이다.

 

일본은 한일 갈등에 미국을 끌어들였으며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8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통화하며 강제징용과 레이더 갈등에 대해 일본측 입장을 설명했다.

 

일본, '레이더 갈등' 중재 요청했지만..미국서 '퇴짜'

 

북핵 대응 담당자간의 통화를 빌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향후 예상되는 중재외교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는 강제 징용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한국의 대응은 이상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 북한 진영에 기울어있다”고 주장하며 한·미 관계도 헐뜯었다.

 

좌우를 떠나 자국 국익에 한 목소리를 내는 일본 언론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한일관계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좌우를 떠나 자국 국익에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극우지인 산케이신문은 “한일 관계의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진보지인 아사히신문도 한국 정부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만 보이며 구체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전날 신일철주금 피해자 변호인단이 신청한 신일철주금 한국 자산인 PNR의 주식 8만1천75주에 대한 압류를 승인했다.

 

우리 정부는 관련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구체적인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군사 갈등 부각시켜 전쟁가능국 개헌 명분 삼기 의도 

 

한국과 일본 간 ‘레이더 갈등’이 국제적 여론전으로 번지는 가운데 2013년에도 일본이 중국을 향해 레이더 갈등을 일으킨 전례가 부각되면서 일본의 ‘상습적 수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신조(얼굴) 정권이 현재의 평화헌법을 고쳐 교전권을 보유한 보통국가로 가는 명분으로 삼기 위해 주변국을 상대로 레이더 갈등을 일부러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2012년부터 평화헌법 9조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수정해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바꾸겠다는 개헌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주변국을 상대로 군사적 마찰을 일으킴으로써 평화헌법 개정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국방부, 한일 '레이더 갈등' 반박 동영상 5개 언어판 추가 공개

/사진=국방부 트위터

                                                               국방부 트위터

우리 국방부가 지난 4일 일본의 일방적 영상 공개에 대응하기 위해 유튜브에 올린 반박 영상은 영문 번역 영상까지 합해 조회수 2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7일에는 한일 간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정확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한글과 영어 자막 영상에 이어 5개 유엔공영어를 포함한 6개 외국어 자막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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