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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법승계' 향한 박용진 통렬한 '저격'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 "알면서도 5조원 분식회계"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1/07 [17:36]

'이재용 편법승계' 향한 박용진 통렬한 '저격'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 "알면서도 5조원 분식회계"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1/07 [17:36]
▲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 사실상 이재용의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재용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 MBC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한 축으로 불리는 삼성, 삼성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냈고, 또 최순실과 정유라에게 별도로 많은 돈을 지원했다.

 

삼성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 중 하나는 바로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있다. 삼성그룹의 맨 꼭대기엔 삼성전자가 있다. 그러나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 갖고 있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었다. 물론 이건희가 보유한 지분을 상속받을 수는 있지만, 상속세로 절반을 내야 한다. 내야 할 상속세는 수조원에 달한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통합삼성물산을 만드는 것이었다. 서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건설회사와 패션+레저회사가 합병하는 촌극이 일어난 것이다. 과연 건설회사 작업복을 만들기 위해? 에버랜드의 놀이기구와 시설들을 만들기 위해?

 

(구)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약 4% 보유하고 있었다. (구)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재용이다. 이 둘을 합병할 시,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분이 대폭 늘어난다. 그래서 합병을 시도하는데, (구)삼성물산의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문제였다.

 

그래서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그래서 이재용의 (편법적인)경영권 승계를 도울 수 있도록 박근혜-최순실에 막대한 돈을 지원한 점, 이것이 바로 이재용, 장충기, 최지성 등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받고 있는 혐의다.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불공정한 합병 비율로 인해 국민연금은 3천억원대의 손실을 봤고, 이재용 일가는 1조 8천억원의 이득을 봤다는 시민단체 분석도 나왔다. 삼성 오너일가가 이익을 본 대신, 국민의 노후자금에 큰 손실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둘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또다른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구) 삼성물산은 (구) 제일모직보다 기업가치가 몇 배 이상 크다. 이재용에게 유리한 합병이 되려면, 이재용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구)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 그럴수록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이재용의 지분율이 높아지고, 동시에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도 상승.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가 원활해진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이재용의 편법적인 경영승계 그리고 박근혜 국정농단, 또 국민연금의 막대한 손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 MBC

(구)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커지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도 동시에 증가한다. 그 과정에서 삼성 측이 고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크게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다 2015년 1조 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불거졌다.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에피스의 지분가치가 2천 9백억 원대에서 4조 8천억원대로 급격하게 뛰었다.

 

이에 따라 줄곧 적자만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흑자를 내게 된 것이다. 갑자기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이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 합병 때문이라는 의혹이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면서, 파장은 크게 불거졌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에 맞춘 것'이라며 복제약 시판승인을 받은 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올랐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논란은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이재용의 편법적인 경영승계 그리고 박근혜 국정농단(악질적인 정경유착), 그로 인한 국민연금의 막대한 손실, 모두 얽혀 있기 때문이다.


'뻥튀기' 알면서도 '엉터리 자료' 국민연금에 제출.. "엄연한 사기"
"피같은 노후자금으로 만든 국민연금에 손실", 회계법인들도 '공범'
"특정 대주주 이익 위해서 투자자 기만, 애국심 마케팅까지 동원"
"언제까지 이런 반칙과 꼼수, 사기와 분식에 무방비할 것인가"

 

이런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오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삼성물산과 (구)제일모직이 합병시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평가액 8조원대가 뻥튀기였음은 삼성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015년 8월 5일자 삼성의 내부문서에 보면 자체평가액 3조원과 시장평가액 평균 8조원 이상의 괴리에 따른 시장 영향 즉 합병비율의 적정성, 주가하락 등의 발생 예방을 위해 안진회계법인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 박용진 의원은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평가액이 뻥튀기된 사실을 이미 알았음을 지적했다.     © 팩트TV

그럼에도 삼정·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가 국민연금에 제출된 것에 대해 "보고서에 나오는 수치가 자체 평가액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수치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런 엉터리 자료를 국민연금에 제출한 것은 엄연한 사기"라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체평가액에 근접한 숫자로 평가한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은 절대 합병에 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합병을 어떻게든 성공시키기위해 뻥튀기 자료임을 알면서도 국민연금에 제출한 것"이라며 "국민의 피같은 노후자금으로 만든 국민연금은 많은 손실을 안게 됐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같은 해 8월 12일자 내부문서도 공개하며 "삼성이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콜옵션 효과 때문에 주식 가치 하락 효과를 할인율 조정으로 상쇄해 3.3조로 평가 산정할 예정이라고 나왔다"며 "할인율 조정하지 않으면 3.3조 이하로 평가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뒷받침할 추가 자료도 제시했다.

 

그는 이같은 문서들을 거론하며 "합병 전에는 내부평가를 두 배 이상 웃도는 가치평가 보고서, 8조원 이상으로 조작해서 국민연금에 제출한다. 합병 후에는 안진회계법인과 협의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픽스의 총 공정가치를 결정한 후에 이에 부합하도록 추가로 회계를 조작한다. 이와 관련한 분식회계 모의를 삼성미래전략실 중심으로 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팀과 삼성물산의 TF가 긴밀하게 협의, 거기에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도 협의에 참여한다. 그래서 통합삼성물산의 분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식하는 것으로 분식회계 실행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같이 전체 과정을 요약하며 "이게 분식회계가 아니면 뭔가. 이번 사건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용진 의원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 팩트TV

그러면서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엉터리 가치평가보고서를 동원해서 투자자를 기만하고,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애국심마케팅까지 동원하는 이런 전근대적인 행위는 우리 경제에 심대한 해악을 남겼다.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박 의원은 "우리사회가 언제까지 이런 반칙과 꼼수, 사기와 분식을 동원한 행위에 언제까지 무방비상태로 있어야 하는 건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규탄하며 "회계법인을 단속하고 감독해야할 금융당국이 이상징후에 반응하고 즉시 움직여줬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지금이라도 검찰이 발빠르게 수사하고 금융당국이 엄정한 판단을 내린다면 다시는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교훈이라도 남기고 시장경제가 합리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내부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돼온 여러 문제가 단순히 의혹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실임을 확인했다. 처음 삼성의 내부문서를 본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삼성을 맹비난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 여론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유치원 비리타파를 위한 이른바 '박용진 3법'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당론이 됐다. 그는 현재 같은 당 박주민 의원과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의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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