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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촛불의 조바심...

촛불집회를 수구들의 맞불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주권자에 대한 모독

김양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1/15 [00:52]

어쩌면.....촛불의 조바심...

촛불집회를 수구들의 맞불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주권자에 대한 모독

김양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1/15 [00:52]

[신문고 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위한 촛불 집회가 이번 주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2017년 두 번째이자 총 열 두 번째 집회이다. 이날 집회에 퇴진행동 측은 서울 13만 전국 14만6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수구들도 대학로에서 이른바 ‘맞불 집회’를 벌였다. 그리고 그들은 120만 명이라고 뻥을 쳤다. 

 

언제부터인가 주말의 일상이 된 서울 도심 집회이지만 2017년 들어 위의 참여숫자 발표에서 나타나듯 약간 미묘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 창와대 방향으로 행진 중인 촛불집회 시민들     © 양경숙 전 서울시의원

 

우선 집회 규모이다. 지금까지는 누가 봐도 촛불 집회가 압도적이지만 촛불 집회의 참석자 수는 정체 혹은 감소 양상이고, 맞불 집회는 미약하나마 꾸준히 집회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새해 첫 주말에는 경찰 추산 참가자 수가 역전되는 기현상마저 나타났으며 오늘 집회는 그 규모 차이가 커 보였다.

    

하기야 지금 경찰 총수라는 작자가 음주운전 사고 경력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의 은혜(?)로 감투를 얻어 쓴 인물이니 경찰의 시위참가자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의 비율은 박근혜의 지지율과 비슷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촛불 집회 주최 측은 경찰 발표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경찰 또한 오늘부터 집회 참가자 수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신경질적인 대응을 한다.

    

두 번째는 집회의 내용이다. 오늘 촛불 집회의 주제 중 하나가  故 박종철 열사 30 주기 추모‘이다.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반드시 쟁취하자는 주최 측 의도를 나는 십분 이해하지만 솔직히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20-30대 중 박종철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대한민국이 박종철 열사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것 또한 사실이라 해도 과연 천 만 명 시민이 축제처럼 참여하며 이어져온 촛불집회와 박종철 열사의 추도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이슈인지 나로서는 조금 의아하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물론 수구들의 대학로 맞불 집회에 성조기와 십자가가 등장한 것을 보면 그 가증스런 무리들의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그들에게 대한민국 공동체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순수함과 진정성은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하는 소명은 진보와 보수 이념과 여당과 야당의 정파성을 초월한 문제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 사회가 담보해야할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을 사수하는 차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 4%짜리 대통령이 등장했고, 천만 시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러나 2017년 들어 나는 ‘촛불의 조바심’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청와대와 비교하여 별로 나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 주류 언론들이 맞불집회라며 수구들의 집단 광기 발산 퍼포먼스를 촛불집회와 동일선상에 놓고 보도하며 비교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촛불집회를 수구들의 모임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주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의 주최 측이 은연중 맞불집회를 의식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내가 보기에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주말 새해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예보되었고, 실제로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시위규모에 상관없이 박근혜가 퇴진하는 날까지 매 주말 촛불집회를 이어간다고 약속했지만 솔직히 나는 이번 주말처럼 추운 날씨라면 한번 정도 집회를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끌고 가야할 싸움인데, 그리고 박근혜 퇴진과 탄핵이라는 명제는 국민 절대다수가 공감하는 명제인데 겨울 방학하듯 한 주 쉬어간다고 해도 그 동력이 사라지거나 약해질 리 만무하니 말이다.

    

만약 이번 주말 촛불 쪽에서 ‘이번 주는 날씨가 아주 추우니까 무리해서 나오지 마시고 따뜻하게 지내시고 다음 주에 만나요’ 라며 쿨하고 발랄한 인사로 ‘방학’을 선언했다면 어떠했을까? 물론 ‘Show must go!’라는 원칙을 믿는 사람들에겐 기분 나쁜 일이 되었겠지만 수구들의 ‘맞불집회’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작전은 되지 않았을까?

    

촛불은 추운 날씨 시민들의 건강을 염려해서 상큼발랄하게 ‘방학’을 하고. 반대로 수구들의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운 ‘발광’은 영하 10도 엄동설한 추위에 어르신네들을 세워 놓고 악다구니를 쓰며 강행되고....... . 이 단순한 비교만으로도 어느 쪽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진성성과 순수성을 담보했는지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을까?

    

여전히 ‘촛불’은 순수성과 진정성으로 타오르고 있다. 그와 반대로 ‘맞불’은 이성을 상실한 진영논리로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을 집요하게 선동하여 박근혜의 재기를 도모하려 한다. 그런데 촛불이 맞불을 의식한다면, 촛불이 맞불을 비교대상으로 여긴다면, 결국 촛불도 순수성과 진정성을 상실한 채 또 다른 진영논리의 재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될 것 같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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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5592 2017/01/20 [09:50] 수정 | 삭제
  • 촛불의 수가 줄어드는 근본적인 이유는 위 기사에 언급했듯 젊은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이슈를 동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50대인대 이석기, 한상균 민노총 등이 거론됨에 따라 소극적으로 바뀌되 된 사람중의 하나다. 지금의 50대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주역들이다. 그 주역들이야 당시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겠지만 지금 당면한 현실앞에서는 지지를 받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젊은이고 중년이고 숫자가 자꾸 줄어들수밖에 없다. 반면에 탄기국은 오로지 하나의 목표인 "박근혜 탄핵반대" 외에는 외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촛불도 그 하나의 목표로 다시 나아가야 하고 그래야만 다시 예전처럼 집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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