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 TV조선 벌써부터 ‘반기문 대망론’에 ‘올인’ 조짐
지난 13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이뤄진 여야 3당 원내대표의 미국 순방 외교가 마무리됐다. 17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우상호, 박지원 여야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 인사들을 만나 사드와 북핵 문제를 논의했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화제가 된 것은 안보 외교가 아니라 ‘반기문 대망론’이었다.
TV조선은 스스로 거론한 대선 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도가 가장 앞서는 문재인 대표에 관해서는 “각오가 대단하더라고. 아주, 말끝마다 나와”라고 말하는 김 전 총리의 발언만 보여줬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에도 “걸음걸이서부터 언사 구사하는 태도 내 유심히 들여다봅니다만 여유가 있어서 좋아요”라는 발언만 소개했다. 보도 말미에는 “황혼정치의 포석인지, 단순한 덕담인지, 추석 이후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이 새삼 관심을 끕니다”라며 재차 김 전 총리의 ‘황혼 정치’를 강조했다. 이는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에 기대어 그의 ‘반기문 지지 선언’에 잔뜩 힘을 실은 것이다. 과연 반 총리지지 발언이 없었다면 TV조선이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며 보도했을지 의문이다. TV조선의 이 보도가 얼마나 속 보이는 억지보도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 언론인과의 만남, 박근혜‧김종필 예방, 국회 연설, 하회마을 방문 등 반기문 총장의 대권 행보 직접 제안한 TV조선(9/17)
이 보도에서 이상목 앵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후보로 안착하려면 귀국 직후 첫 1주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회 연설로 높은 위상을 보일수 있고 하회마을 방문 등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니면 강연으로 멘토 이미지를 연출할지. 어떻게 첫 일정을 잡느냐에 정치적 경로도 달라집니다”라며 사실상 반 총자의 대선 행보를 ‘컨설팅’해줬다. 리포트는 지난 5월 방한 당시 관훈클럽에서 언론인을 만난 반 총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기에 적절한 형식”이라고 훈수를 뒀다.
다음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 예방이 거론”된다며 “일찌감치 친박 후보나 충청 후보로 자신을 가둘 필요가 없”다며 자제를 당부했고 “국회 연설은 세계적 인물이라는 위상을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적극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하회마을 방문처럼 대중과 직접 만나 정치인으로서의 변신을 선언할” 가능성과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 또는 낙도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나 '꿈'을 주제로 강연하며 '시대의 멘토'로 대중들에게 다가서는 방법”도 안내했다. 사실상 반기문 총장의 대선 참모를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는 민망한 수준이다.
가장 나쁜 TV조선 말고 타사는?
17일 2건을 보도한 연합뉴스TV는 <JP “혼신 다해 돕겠다”…‘충청대망론’ 지원>(9/17, 7번째, 정영빈 기자, https://goo.gl/X2lJ2I)에서 “김 전 총리와 반 총장의 지역적 기반인 충청과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TK, 이정현 대표가 공략을 다짐한 호남이 결합하는 이른바 ‘삼각벨트’ 구상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새누리당 대권 가도에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방송사 모두 TV조선처럼 김 전 총리의 힘을 빌려 야권 주자들과 반 총장의 무게감을 비교하거나, 반 총장의 대권 행보에 ‘충언’을 보태지는 않았다.
JTBC의 경우 <유엔총장서 ‘충청 주자’로…>(9/17, 15번째, 최종혁 기자, http://bit.ly/2cJfR0F)에서 “여권에서 면담 직후에는 반기문 총장의 1월 귀국 등 대선 의지를 중요하게 먼저 부각하고 다음날 순차적으로 김종필 전 총리의 지지를 강조하면서 의사를 부각시켰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새누리당의 ‘대선 복안’을 분석했다. 또한 “현직 UN 사무총장이 몸은 뉴욕에 있지만 마음은 너무 국내정치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보태기도 했다. YTN <"충청 대망론" 들썩이는 추석 민심>(9/17, 9번째, 안윤학 기자)는 ‘충청 대망론’을 보도하면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권 도전도 다루어 균형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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