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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월가, '대중의 분노'로 혹독해진 환경 적응위해 몸부림

월가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분류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7/27 [19:28]

탐욕의 월가, '대중의 분노'로 혹독해진 환경 적응위해 몸부림

월가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분류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7/27 [19:28]

"1%의 미국인이 50%의 부(富)를 장악하고 있다." 

"탐욕의 근원지인 월가를 점령하라!"

2011년 미국의 금융중심지인 뉴욕 월가에서 일어난 '월가 점령' 시위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심화한 기업의 탐욕과 경제적 불평등 이슈를 지구촌에 환기하는 계기였다.

 

‘15달러를 위한 투쟁(fight for $15)’. 2012년 미국의 패스트푸드업계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 15달러를 요구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최저임금 인상 운동. 민주당 전국위원회도 연방정부의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단계적으로 인상키로 했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에 대한 전 세계 대중의 분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탐욕의 피라미드 정점에 서 있는 금융산업이 점차 그 매력을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6일 진단했다. 한때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듯, 주주는 물론 종사자들까지 막대한 부의 세례를 만끽하던 월가였다, 

 

자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찬양하며 자율규제를 이뤄냈다던 월가 금융계는 지난 8년간 각종 비리와 범죄로 2840억달러(약324조원)의 벌금을 얻어맞았다. 스스로를 혁신의 보금자리로 자부하던 월가는 이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분류돼 각 나라의 규제 올가미에 스스로를 내어놓을 처지에 몰렸다.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협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구조화금융상품'을 책임지던 크리스 헨테만은 블룸버그에 "규제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월가 은행들이 공공기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헨테만은 현재 15억달러 규모의 신용파생상품을 굴리는 헤지펀드 '400캐피털매니지먼트'를 운영한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벌어진 일들을 고려하면,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비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융당국이 아무리 강력한 단속을 한다 해도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에겐 성이 차지 않는다. 샌더스는 대마불사 공룡은행들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결국 미 공화당 정강과 민주당 정강 최종안에 지난 1933년 제정됐다 99년 폐지된 '글래스-스티걸법'이 부활했다. 이 법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영역 분리를 골자로 한다. 공약이 이행돼 글래스-스티걸법이 다시 제정된다면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은 해체 운명을 맞는다. 이와 함께 영국 국민 1700만명 가량이 유럽연합(EU)을 떠나자고 결의했다. 영국 경제의 8%를 차지하는 런던의 금융산업은 부문별 해외이전 등을 통해 쪼그라들 전망이다. 

 

 

이같은 소식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심판의 날'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섣부른 희망을 품었던 월가 금융계엔 치명적 악재다. 지난 8년 동안 금융산업은 연일 수세에 몰렸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대마불사 은행을 중심으로 5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초일류라 자부하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낮추고 직원을 해고하면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자기자본 확충비율이 높아지고 금융위기를 가장한 생존실험인 '스트레스테스트'가 강화되면서 각 은행들은 향후 수년간 보다 혹독한 허리 졸라매기에 나서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유럽 투자은행 수익은 2010년 대비 1/5가 줄어든 2120억달러(약 241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지속된 비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대마불사은행들의 각종 스캔들은 끊이지 않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환율시장 조작 사건, 극소수 부자를 위한 역외탈세조장 사건 등이 일어났다. 이를 규제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이 마련되기도 했다. 하지만 월가는 새로운 법이 제정되면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귀신처럼 찾아냈다. 규제에 걸리지 않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투자자들을 홀렸다.

 

2009년 의회가 설치한 '금융위기조사위원회'의 전임 위원장인 필 엔젤리데스는 "월가가 잠잠해졌다고 해서 그들의 무분별함이나 노골적인 사기행각이 사라졌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월가가 다시 비행을 저지를 것이라는 확실하고 현재적인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옆에 월스트리트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출처:Travelocia.com /내일신문


당국의 규제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월가는 구조적 수준의 변화를 맞고 있다. 은행이나 중개업체들이 속속 폐업이나 시장철수를 선언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나 도이체방크는 최근 전면적인 구조조정 버튼을 눌렀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3월 91년 동안 영업했던 아프리카 대륙에서 완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는 아프리카대륙 내 12개국가에서 1267개 지점을 운영하며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45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했었다. 그에 앞서 HSBC가 브라질 사업 철수를, 골드만삭스가 브릭스펀드 폐지 등을 선언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23% 하락했다. 콧대가 하늘을 찌른다던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온라인예금 상품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가입 비용은 단 1달러다. 


브렉시트는 금융권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금융의 심장이라는 런던의 지위가 극히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국적 은행들조차 유럽대륙의 청산결제 업무를 위해 본사를 역외로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RBS의 주가는 브렉시트 투표날인 6월 23일 이후 1/5 급락했다. 예상치 못한 투표결과로 증시가 출렁이자 영국 정부는 RBS 주식 72%의 매각 일정을 2년이나 늦췄다. RBS는 지난 2008년 파산 위기에 몰려 국유화된 은행이다. 영국은 또 정부가 보유한 로이드금융그룹 주식 9%의 매각 일정도 연기하기로 했다. 

공격적이고 무분별한 투자행위를 막기 위해 월가 은행들은 변호사와 회계사로 구성된 대규모 사내 규정준수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어떤 은행은 직원 거래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영국 첩보부대 출신을 고용하기도 했다. 은행의 자금과 자료흐름을 분석해 위험하고 무분별한 투자를 사전에 적발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출시되기도 했다. 

여전히 스타급 트레이더는 수십억, 수백억 연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 투자흐름이 규제를 받으면서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크게 줄어들었다. 옵션그룹 CEO 마이크 카프는 "2년 동안 30~50%의 연봉인상이 보장되거나 연봉의 20~100%에 달하는 보너스를 챙길 수 있는 시대는 갔다"며 "그같은 호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당국은 대마불사 은행들에게 레버리지를 줄이고 자기자본을 늘리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아무리 벼른다 해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미국의 6대 거대은행 중 4곳은 2008년 위기 때보다 더 몸집이 커졌다. 영국의 경우 상위 4대 은행의 자산은 영국 전체 경제 규모의 2배를 크게 넘는다. 

2009~2011년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자산관리부문장이었던 샐리 크로첵은 "월가는 이전보다 덜 복잡해졌고 레버리지 비율도 줄어 이제는 규제에 길들여진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 만약 2008년과 비슷한 위기가 온다면, 월가의 대마불사은행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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