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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國庫)는 '권력투쟁의 전리품'이었다.

'이명박 사진사'까지도 대우조선 고문으로 위촉 '국고' 1억원 지급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6/06/21 [00:25]

국고(國庫)는 '권력투쟁의 전리품'이었다.

'이명박 사진사'까지도 대우조선 고문으로 위촉 '국고' 1억원 지급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6/06/21 [00:25]

더 이상 썩을 내장도 없다.

국민이 묻는다. 왜 세금을 내지?

 

곰팡이 척후병이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그 나라에 가서 아무리 찾아봐도 이미 다 썩어 더 썩을 곳이 없었습니다.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나라가 어디냐. 대한민국이라면 기분이 어떤가. 농담이지만 미칠 노릇이다.

 
암이 온몸에 퍼져도 고통이 없으면 모른다. 제때 발견해 고쳐야 하지만 늦으면 죽어야 한다. 나라도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이 나라 어디가 썩어 문드러졌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썩은 냄새가 진동해 코를 막고도 살 수가 없을 지경이다. 마비된 권력자의 코를 치료해 줄 명의는 없는가.
 
수조 원의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켜 성과급 수천억을 나눠먹은 대우해양조선과 망해가는 기업에 수조 원의 구제금융을 쏟아 붓고 그 기업에 낙하산으로 내려가 놀고먹은 국책은행의 임원들, KF-16 전투기로 천억을 날린 방위사업청. 더 이상 썩을 내장이 없어 나라의 뱃속은 텅 비고 바람만 불어도 날아 갈 지경이 됐다. 이것이 창조경제의 실상이란 말인가.
 
롯데와 대우해양조선의 불법 비리, 도덕 불감증에 걸린 산업은행의 임직원들과 감독기관을 바라보는 국민의 분노는 이제 무엇으로도 잠재울 수가 없다. 썩은 정권, 썩은 국회, 썩은 정당, 썩은 국방. 썩은 기업. 검사가 감사원 로비 명목으로 정운호에게 1억을 받았다. 이제 국어사전에서 ‘도덕’이란 단어는 사라졌다.
 
차라리 눈을 감고 살자
 
▲     ©  JTBC  영상 켑쳐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국민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희망인가. 절망인가. 세월호 살인, 가습기 살인, 바닷속 세월호에 들어가 우리 애들의 시신을 건져 올린 민간 잠수사 김관홍 씨, 참고인으로 눈물을 흘리며 증언하던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살로 추정된다고 한다. 자신이 미쳐 건져 올리지 못한 학생 애들을 보기 위해 하늘로 떠났는가.
 
‘국가’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노했다. 앞으로는 국민을 찾지 말라고 절규했다. 국가가 버린 국민, 국민이 버린 국가. 그때 언론은 얼마나 이 사실을 보도했는가. 언론이 버린 국민의 절망은 어떤가.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 세월호 인양은 또 연기됐다. 잘됐다고 박수치는 자들도 있겠지.
 
국민의당의 리베이트도 국민이 낸 세금이다. 여야 3당 모두 홍보비를 과다 계상했고 국민의 당이 1등이다. 5억 원을 과다 계산해 선관위에서 깎였다. 망신이다. 이것이 클린정치를 지향한다는 정당의 실체냐고 국민이 묻는다. 법학교수 출신의 이상돈 의원은 ‘검찰이 기소하면 망신을 당한다’고 큰소리를 쳤다. 내장이 썩어 가는데도 고통을 못 느끼는 것이다. 고통은 국민들만의 몫인가. 세금통지서가 나올 때마다 박박 찢어버리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한다.
 
세금은 밥을 굶어도 내야 하는 국민의 의무다. 이 혈세가 임자 없는 돈이 됐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고백했다.
 
“청와대 몫이 3분의 1이고, 금융당국이 3분의 1,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산업은행 몫이었다.”
 
무슨 말인지 아는가. 산업은행 계열사 인사가 이렇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이명박의 후보시절 사진사를 2년간 고문으로 모시고 1억 원을 지불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국영기업 사외이사는 정치권,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다. 박근혜 당선자 시절 인수위원을 한 인물은 사외이사로 내정했다가 비판이 일자 스스로 사퇴했다.
 
국고는 권력투쟁의 전리품이었다. 이명박은 4대강에 22조를 쏟아 부었고, 경인운하에는 2조 원을 썼다. 해외자원개발에는 35조 원 넘게 투입했고,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이 났다. 어리석어서 이런 짓을 했을까.
 
나라 망하면 도망갈 놈 따로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국가 안보에 쓸 돈을 낭비한 방산비리는 얼마나 되는가. 30년 전 침낭을 납품받고, 쫄병에게는 총알이 뚫고 나가는 방탄복을 입혔다. 별들이 하도 연루되어 하늘의 별들도 창피해 얼굴을 가릴 지경이고 전 합참의장까지 기소됐다. 방위산업 관련 비리는 이적죄로 다스리라는 국민의 분노가 끓는가. 6·25 당시 국민방위군에게 먹일 쌀을 팔아먹은 사령관은 총살을 당했다.
 
수조 원의 손실을 감추고, 가짜 경영실적을 내세워 나눠먹기 잔치를 한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이건 고스란히 국민이 혈세로 부담한다. 감사원이 국책은행 자회사 관리 실태를 감사해 처벌한 것은 직원 3명의 문책요구가 전부다. 개가 웃을 노릇이다. 오래 전 세무서에 갔다가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직원이 부른다. 서류를 한참 뒤지더니 내가 세금을 조금 더 낸 게 있다며 찾아가란다. 너무 감격해서 젊은 직원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내 마음을 알았을까.
 
애국심은 공짜가 아니다. 법과 정치가 국민이 사랑할 때 국민도 나라를 사랑한다. 피 같은 국민의 애국심을 다 빨아먹고 누구에게 애국을 요구하는가.
 
수백억 자산가 전직 검사장 홍만표 진경준은 죄가 있는가 없는가. 국민의 애국심을 좀먹는 가장 큰 적은 공직 부패다. 나라 살림을 피폐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신을 냉소로 황폐화시킨다. ‘마키아벨리’는 부패한 공직자에겐 ‘뇌리에 박히는 처벌’을 해야만 국민들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했다. 지금 이 나라는 썩어들어가고 있다. 이런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 줄 것인가.
 
법을 믿는 국민이 있는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걸리면 재수가 없어서라고 한다. 검찰을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도망갈 놈이 누구라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안다. 부패를 감시하고 고발할 자들이 누구인가. 언론이어야 한다. 국민이 믿는가. 늙은이들에게 틀고 또 틀어대는 종편을 보라. 이들이 부패를 고발할 언론인가. OECD 국가 중에 노인 빈곤 1위. 자살률 1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국민이 눈으로 보고 있다.
  
언론은 공범
 
"프랑스가 다시 외세의 지배를 받을지라도, 또 다시 민족 반역자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샤를 드골
 
드골은 나치 부역자 6,763명을 사형시켰고, 26,529명 징역에 처했다. 정치인·언론인·작가·시인은 가중 처벌했다.
 
“통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다. 말은 옳다. 지금 국민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가.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한다. 언론이 썩었다는 것은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의 사명을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이 침묵하면 국민은 장님이 되고 귀머거리가 된다. 이런 나라가 정상적일 수가 없다. 언론의 부릅뜬 눈이 공직사회의 비리를 감시하고 근절시킨다. 언론이 이 같은 사명을 포기할 때 나라는 병 들고 썩는다.
 
어느 곳을 찔러도 고름이 흘러나온다는 감사기관에 종사했던 후배의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감사기관 역시 별다르지 않다. 언론만 제 몫을 해 준다면 비리는 근절시킬 수 있다. 지금 SNS를 비롯한 소규모의 인터넷 매체가 거대 언론의 몫을 대신한다. 비리 정권의 눈에는 가시다. 규제할 모양이다. 국민이 막아야 한다.
 
정직하고 애국심이 투철한 공직자도 있다. 이들은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그러나 도리가 없다. 국민들의 인식은 국민 탓이 아니라 공직자 탓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
 
종편에 나온 정치평론가라는 사람들의 방송을 보면서 왜 저들이 정신적 불구가 됐는지 탄식을 한다. 이들이 바로 드골이 처형한 프랑스 언론인에 해당이 되지 않는지 생각한다. 생명이 있는 동물은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야 한다. 오물통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 살 수가 없다.
 
호흡이 힘들 정도로 오염된 이 땅에서 사람답게 살려면 공기를 정화시켜야 한다. 언론이 앞장 서야 한다. 이제 썩은 내장 모두 도려내고 깨끗한 것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 세상을 후세에게 남겨 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http://facttv.kr/facttv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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