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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은 총재 “돈 찍어 구조조정 자금 대는 건 양적완화 아니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5/02 [20:15]

박승 전 한은 총재 “돈 찍어 구조조정 자금 대는 건 양적완화 아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02 [20:15]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시급한 현안이 된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 재원 마련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돈 찍어서 구조조정 자금 대는 건 양적완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2일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사회의 보편적 목적을 위해서 금고 열쇠(한국은행 돈)를 써야지 어떤 개인이나 특정 기업이나 특정 지역을 위해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전 한은 총재는 “정부가 말하는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건 ‘금리는 손대지 말고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서 부실기업 정리자금을 대라’는 말”이라면서 “이것은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양적완화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적완화라고 하는 건 시중에 돈을 풀 목적으로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라면서 “지금 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조선하고 해운업 몇 개 부실기업을 정리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대라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양적완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행을 ‘금고지기’로 비유해 한국형 양적완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금고를 지키는 기관인데 이 금고 열쇠를 5년마다 바뀌는 정부 권력이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 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을 독립시켜서 중앙은행이 그 열쇠를 가지도록 한 것”이라면서 “국가 전체에 말하자면 그 사회의 보편적인 목적을 위해서 금고 열쇠를 써야지 어떤 개인이나 특정 기업이나 특정 지역을 위해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조선이나 해운의 부실이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이것은 특정 산업에 대한 지원”이라면서 “이 문제를 이렇게 다루기 시작하면 앞으로 철강산업이 어려우면 거기다도 돈을 넣어야 할 것이고 건설 산업이 어려우면 거기다도 돈을 넣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금고지기 열쇠가 너무 잘못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양적완화가 국민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자금을 결국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을 통해서 주는 건데, 감독권도 없고 인사권도 없기 때문에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그 돈을 제대로 쓰는지 그것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면서 “이는 국민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한국은행 돈은 쉽게 쓸 수 있다는 편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떳떳한 일이니까 국회를 통해서 정공법으로 하는 게 좋다는 것이 내 의견”이라면서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서 한국은행에 인수 시킨 돈을 쓰면 되는 방법이 있고, 국회에서 추경을 통과시켜서 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그걸 국회를 안 거치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논의가 생기는 것이지 국회를 거친다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황이 일시적인 침체가 아닌 구조적인 침체라면서 정부에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을 주로 써왔다”면서 “단기부양책만 쓰게 되면 일본처럼 20년간 장기 불황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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