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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감사합니다”라고 유서에 쓰는 해괴한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7/25 [23:03]

진실은 어디에 숨어 있는가

 “감사합니다”라고 유서에 쓰는 해괴한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7/25 [23:03]

 

요즘은 놀랄 일이 너무나 많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우릴 놀라게 할 것인가? 가슴을 졸인다. 국정원이 일반 국민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세상이 벌컥 뒤집혔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국정원의 직원이 자살했다. 자살도 자주 하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바로 해킹을 담담한 주인공이며 국정원에서 해킹관련 업무에 20년을 종사한 전문가다.
 
기막힌 일은 또 있다.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이 유서를 남기면서 마지막 남긴 문장은 ‘감사합니다’라는 고마움의 표시다. 천금 같은 목숨을 끊으면서 얼마나 고마운 은혜를 입었으면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을까. 국정원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잘 안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국가정보원 홈페이지) 국가정보원 홈페이지 인사말


 왜 이렇게 국정원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일까. 불법으로 탄생한 쿠데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박정희’가 만든 중앙정보부는 운명적인 한계를 지닌 집단이었다. 불법은 그들의 전용이었다. 일일이 꼽을 수도 없는 그들의 만행을 국민들에게는 악몽이었다. 그러나 이제 박정희 정권은 사라졌다. 그런데도 왜 이 모양인가. 국정원으로 이름은 바꿨지만, 정상적인 운영으로는 기능을 못 한단 말인가.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 기관이다. 오로지 대통령에 의해서만 책임을 진다. 세상을 뒤집어 놓은 불법해킹도 대통령의 승인사항이다. 어느 누구도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 해킹을 지시했다고 믿지 않는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선 대국민 사과를 한 후 한 말이 있다. 엄숙한 대국민 약속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신뢰를 잃는 사건에는 대선댓글 사건은 물론이고 이번에 터진 국정원의 해킹의혹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20년이나 국정원에서 근무한 정예요원이 목숨을 끊었다. 당연히 대통령의 한 마디 말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침묵이다. 역시 박대통령에게 침묵은 금인가.
 

■성명서 발표한 국정원 직원 일동.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국정원 일동이란 이름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수천 명이나 된다는 국정원 직원들이 오죽이나 열을 받았으면 성명을 발표했을까.
 
성명 내용을 보면 해킹은 절대 없었다고 한다. 있었다면 성명을 낼 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딱한 일이 있는가. 믿어주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는가. 10명 중의 3명만이 믿는다. 이유가 타당하면 사람들은 믿는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자신의 트윗에 글을 올렸다.
 
“대선 때 댓글 공작한 요원들은 ‘윗선’에서 시킨 대로 했을 뿐이라고 기소조차 안 됐는데, 해킹 담당 요원은 혼자 다 끌어안고 자살했다”며 “다른 점이 충성심일까요, ‘윗선’일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내국인 사찰은 정보기관의 당연한 업무’라 믿는 사람이 이리 많은 나라에서 담당 직원이 내국인 사찰을 안 했다며 자살하더니.
 
가수 이승환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국정원이) 얼마나 엄밀하고 권위적인 곳이었으면 유서를 시말서처럼 쓰고 말미엔 ‘감사합니다’라고까지 썼을까요” “기록을 다 삭제하실 정도로 무거운 짐 을 혼자서 인내하시고 감당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글 속에 함축된 의미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정원 해킹의혹을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혼란해서 어지럽다. 멀쩡한 정신으로는 사고 자체가 힘들다. 수렁 속에 빠진 바늘을 찾는 작업인가. 그러나 그냥 어물쩍 넘길 생각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면 그냥 넘기기에는 국민의 관심이 너무나 깊다.
 
너무나 유치한 일이지만 마티스 승용차 번호판에 색깔이 다르다고 한다. 반사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니 실험해 보면 알 것이다. 그 정도는 초딩도 다 알 수 있다. 언론이 또다시 역사적 죄를 짓고 있다.
 
민변을 비롯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역대 국정원장들을 고발한다고 했으니 검찰이 조사할 것이다. 야당도 팔을 걷었다. 파장은 어디까지 흘러갈지 모른다. 늘 하는 말이듯이 매사는 순리를 따라야 한다. 억지를 부리면 될 일도 안 된다.
 
자살한 사람이 “감사합니다”라고 유서에 쓰는 해괴한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상식에서 한 참 벗어나기 때문이다.
 
국민의 시선은 온통 국정원 해킹의혹으로 쏠려 있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http://facttv.kr/facttv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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