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박근혜 사정, '부패와의 전면전 감상법'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4/04 [21:56]

이완구의 시점

 우리도 놀랐습니다.  출처 - ytn

 

다들 알다시피 이번 사정(司正)은 지난 3월 12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패와의 전면전' 선포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니 이럴 수가. 이완구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다니. 필자는 마사오횽이 야동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과 같은 강한 충격을 느꼈다.

 

미디어는 곧 메시지라고 했던 맥루한의 입장에 따르면 이것은 완벽한 구라가 아니겠는가. 불과 한 달 전 인사청문회에서 그분은 병역, 논문표절, 교수채용 및 황제강연,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부패의 끝판왕 같은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이제 와서 부패와의 전면전이라니. 이쯤 되면 유체이탈화법의 만렙이라 할 수 있는 '스스로와 싸우는 경지'에 올라섰다 아니할 수 없다.

 

물론 박상옥이 대법관이 되겠다고 나선 마당에 이완구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펼치는 게 뭐 그리 문제냐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 그러나 총리께서는 불과 한 달 전 기자들 앞에서 김치찌개를 들며 

 

"우리 60 평생 살았으니 얼마나 흠이 많겠소. 우리나라 압축 성장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흠이 많겠고. 똑같 은 거지. 우리 사는 게.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와 같은 훈훈한 발언을 하셨던 분이다. 그 김치찌개에 약을 탄 게 아니라면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인생관을 갖고 계신 게 틀림없는데, 마음에 없는 전면전을 선포해야 했으니 얼마나 울적하셨겠는가. 그래서였을까.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이완구의 표정이 읽기 싫은 반성문을 억지로 낭독하는 학생처럼 우울해 보였던 건 나뿐만이 아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완구가 굳이 총대를 멨던 건 이명박과의 악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수사방향이 그 근거다. 그러면 이완구는 이명박과 무슨 원수를 졌기에 스스로의 정체성과 다름없어 보이는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해가며 친이계를 괴롭히고 있나?

 출처 - ytn

 

2013년 12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비밀해제 MB5년] <37> 이완구의 직격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여 충남지사를 사퇴했던 이완구는 이후 친이계 인사들이 국무총리 등을 제안하며 회유했음에도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대가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과 검찰의 내사였다. 스트레스로 다발성 골수종까지 얻었던 그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의 국회의원 재선거로 컴백하기까지 2년 반 가까운 시간을 야인으로 지내야 했다.

 

이때의 원한이 사무쳐서 였을까. 이완구는 행시 후배이자 경제기획원 후배이기도 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재선거캠프를 방문했음에도 문전박대하다시피 내쫓았다고 한다. 위 동아일보 기사가 전해주는 당시의 대화내용.

 

이완구 : 나를 내사하다니, 어떻게 정치보복을 할 수가 있는 거야!

 

임태희 : (놀라며)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이완구 : 대통령실장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임태희 : 정말 모릅니다.

 

이완구 : (마음을 가다듬은 뒤) 지금 선거 중인데 자네가 있으면 평정심을 잃으니까 그만 올라가 줘!

 

이완구의 '부패와의 전면전' 선언이 있은 다음날인 3월 13일, 연합뉴스는 'MB측, '부패와의 전쟁'에 "자다가 봉창"이라는 기사에서 '벌써 정치권에서는 자원외교와 방산 비리 의혹에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A씨가 거론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수석급 이상)와 내각 고위직(장관급 이상)을 모두 맡았던 사람은 류우익, 임태희, 박재완, 맹형규, 이달곤, 윤진식, 김성환, 이주호, 권재진이 있으나, 자원외교와 방산 비리 의혹을 모두 케어할 수 있으며 정치권에서 거론할만한 A씨라고는... 설령 내가 생각한 그 분이 맞다 하더라도, 절대로 위의 기사 내용이 암시하는 것과 같이 그 당시 사찰을 당한 것에 대한 뒤끝 돋는 보복은 아닐 거라 믿는다.

 

박근혜의 시점

 

한편 '부패와의 전면전'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힘을 보태고 계시다. 그녀는 3월 17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경제살리기에서 방치할 수 없는 것이 부정부패"라며 "이번에야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서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누구보다도 청렴하셨던 각하의 선친께서는 18년이나 나라를 다스리고도 비밀금고에 9억 원이라는 푼돈 밖에 남기지 않으셨으며 그나마 정의사회 구현에 앞장선 전두환 장군이 1/3을 인마이포켓하는 바람에, 각하를 비롯한 세 남매가 고작 6억 원 갖고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야 했던 눈물겨운 사정은 잘 알려져 있다. 아울러 비록 남의 재단을 강탈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나, 정수장학회를 통해 장물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계신 점만 보더라도 각하께서는 비리나 부정부패와는 절대로 관계가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 비리의 뿌리이자 덩어리는 누구? 현재까지는 포스코가 유력한 후보로 찍힌 모양새다. 이와 관련 정가에서는 포스코의 비리에 대해 보고받은 박근혜가 ‘아버지가 어떻게 만든 기업인데...'라며 부들부들했다는 풍문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는데...아니 아니, 각하, 잠깐만요.

 

포스코를 세운 분이 이미 돌아가신 것도 맞고, 박 씨 성을 가진 장군 출신 정치인인 것도 맞는데요. 그렇다고 전부 각하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지 말입니다. 고승덕 씨의 전처이자 캔디고의 어머니인 그 분이라면 모를까, 각하께서 국립묘지에 계신 아버지를 소환하며 부들부들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포스코 수사와 관련 혐의가 구체화되기도 전부터 사외이사였던 안철수/박원순의 이름이 거론되었던 점은, 수사의 의도나 향후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사외이사의 임무가 회사의 경영 감시인 건 사실이나, 경영진이 작심하고 국경을 넘나들며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는 것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사외이사에게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했다면 모를까. 이건 마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무죄판결이 나자 검사 대신 검찰시민위원회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안철수나 박원순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는 심히 곤란한 상황. 그러나 야권 성향 인사들의 수사에 대처해온 저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언론플레이를 활용한 흠집 내기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출처 - 조선일보

 

예컨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포스코의 경영정보를 활용하여, 사외이사 시절 이들의 언행 및 급여내역 등을 언론에 흘릴 가능성이 있다. 만일 해외시찰이나 회식 같은 활동이 있었다면 특정 부분을 과장하여 황제코스 운운하는 여론의 공분을 유도할 수도 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포스코 임직원에 대한 조사에 있어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내역을 밝히라는 강도 높은 추궁과 회유가 이뤄지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포스코에서 아름다운 재단이나 서울시 관련된 사업에 참여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꼬투리를 잡으려들 것 같다.

 

...는 소설을 써본다. 허탈해 하실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전해드리며, 향후 언론을 통해 범람할 카더라와 아니면 말고 식 보도에 대한 일종의 프리뷰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사정의 두 번째 타깃으로 거론되는 곳은 건설업체인 경남기업이다. 그러잖아도 도지사 때문에 시름이 깊을 경남도민들에게 지역명을 단 건설업체까지 속을 썩이는 상황. 그러나 이 회사의 경남은 한자로 쓰면 京南으로, 홍준표 지사가 계신 그 곳(慶南)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한다.

 

 

이 회사는 사실 홍준표보다는 박근혜와 더 관련이 깊은 곳이다. 10.26 이후 청와대를 나와 정처 없이 방황하던 박근혜에게 300평 규모의 성북동 자택을 지어준 곳이 바로 경남기업이기 때문이다. 당시 경남기업의 신기수 회장은 구국봉사단(총재 박근혜)의 운영위원, 영남대/육영재단/정수장학회(이사장 박근혜)의 이사를 맡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신 회장과 박 대통령이 약혼했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 당시 박근혜 후보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국민이 전부 생중계로 보시는데 그렇게 약혼설까지 질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손사래를 친 바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영화배우 장미희 씨와 약혼했다고 언론에 보도(경향신문 1983년 10월 17일)되기도 했는데 끝내 결혼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출처 - 경향신문

 

도리어 신 회장은 그 무렵 석연찮은 이유로 경남기업의 경영권을 대우에 넘겨야 했다. 2007년 작고한 신 회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 시대는 다 그랬다. 20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지금(2007년) 경남기업이 잘나가고 있으니 됐다. 나는 전두환 대통령에게 이제 아무런 감정도, 미움도 없다." 며 말을 아꼈다. 묘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박 대통령 또한 신기수 회장이 지어준 성북동 자택을 처분하고, 장충동으로 이사를 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풍문처럼 포스코에 대한 수사가 ‘아버지가 어떻게 만든 기업인데...'와 같은 효심 돋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는 약혼설까지 돌 정도로 각별했던 누군가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서... 아, 아닙니다.

 

성완종의 시점

 출처 - 한겨례

 

한편 대우그룹의 공중분해 이후 경남기업의 경영권은 대아건설을 이끌던 성완종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사정의 주요 타깃 중 한 명인 성완종. 얼마 전(2014년 6월)까지 국회의원이기도 했던 그에 대해, 언론에서는 그저 반도의 흔한 이명박 측근 중 1인 정도로 취급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기구했던 그의 정치역정을 살펴보노라면, 소위 '부패와의 전면전'이란 게 단순히 이명박을 치기 위한 기획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초로 그의 이름이 선거판에 등장한 것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때다. 당시 자민련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던 그의 순번은 2번. 즉, 김종필 총재의 바로 다음 순위였다. 만일 자민련이 0.02%만 더 득표했더라면 김종필 총재는 헌정 사상 최초의 10선 의원이 되었을 것이고, 성완종 또한 실제보다 8년 먼저 금배지를 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성완종은 씁쓸한 입맛을 다시기도 전에 구속당했다. 하도급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형식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해 16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그 돈을 정당에 후원금으로 전달했다는 혐의였다.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판결을 선고받은 그는 항소를 포기했지만, 얼마 뒤 석가탄신일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런데 성완종은, 사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행담도 개발 비리에 연루되며 불구속 기소된다. 행담도 개발사업 2단계 공사시공권을 받는 대가로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게 120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줌으로써 그 이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한 혐의였다. 이와 관련 그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오래 지나지 않아 특별사면을 받는 저력을 보여준다.

 

행담도 비리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의 면면이나, 두 번의 사면복권이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이루어졌음을 생각해 본다면 참여정부와의 관계도 크게 나쁘진 않았을 거란 추론이 가능하다.  이후 성완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위 과학비즈니스벨트 태스크포스(TF) 민간 자문위원을 맡아 이명박 정부에서도 활동했지만, 국회의원 공천까진 받지 못했다.

 

여야를 두루 넘나드는 마당발 정치인 성완종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2012년 제19대 총선 때였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충남 서산-태안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그는 공천탈락이라는 날벼락을 맞는다. 성완종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 곳에 서산장학재단을 설립, 운영하는 등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으나, 앞서 언급한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되는 바람에 경선조차 해보지 못하고 아웃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 뒤 반전이 일어났다. 자유선진당에서 서산-태안 지역 후보로 성완종을 공천했던 것.

 

물론 당세가 약한 자유선진당으로서는 철새정치인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새누리당 공천탈락자를 이삭줍기하듯 영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당시 선진당에 서산-태안 현역 국회의원인 변웅전이 버티고 있었다는 것. 성완종은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당 대표까지 역임했던 변웅전을 비례대표 4번으로 밀어내고, 자신이 공천을 받는데 성공했다. 후보 등록일 하루 전 일어난 마법 같은 기적이었다.

 

이에 반발한 이회창 전 대표가 명예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정작 변웅전 본인은 흔쾌히 받아들인 듯. 총선 결과 선진당은 지역구 3명, 비례대표 2명을 당선시키는 참패를 당했고 변웅전도 낙선했지만 성완종은 기어코 금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이후 선진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며 금의환향(?)한 성완종. 그는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을 맡는 등 의욕적인 정치활동을 이어나갔으나 작년 6월,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잃고 말았다.

 

의원직과 함께 피선거권도 잃어버린 성완종을 정치적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수시로 국내 정치에 소환당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때문이다. 

 

반기문은 성완종이 이끄는 충청포럼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반기문의 동생 반기상은 지금 수사 중인 경남기업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반기문이 가진 높은 인지도와 성완종이 가진 재력, 인맥이 결합한다면 정치적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새정치민주연합의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반기문 총장의 한 측근이 반 총장의 야당 후보 출마를 타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는데, 당시 야당과 접촉했다는 반기문의 측근으로 성완종이 유력하게 거론되었다. 

 

성완종 본인은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반 총장은 현재 정치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는 발언(중앙일보 2014년 11월 6일)으로 반기문과의 채널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반기문의 정치에 대한 의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렇다면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는 이명박이라는 과거권력을 겨냥한 측면보다는, 미래권력이 될지도 모르는 반기문에 대한 견제와 길들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이 모든 것의 기획자인 그 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우병우의 시점

 

김기춘 비서실장이 떠난 지금, 청와대에서 사정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우병우 민정수석이다. 내 이름은 우병우. 거꾸로 해도 우병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그는 얼마 전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에서 409억 원을 신고하면서 당당 행정부 공무원 중 1위에 오르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김기춘의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1967년 1월 28일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영주고와 서울법대(84학번)를 졸업하였다. 1987년 사법시험(29회)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19기)을 수료한 그는, 1990년 약관 23세에 서울지검 검사가 되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눈치챘겠지만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오히려 과정을 단축시켜가며 승승장구해온 케이스다. 빠른 생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년 먼저 학교를 마쳤고,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는가 하면, 연수원을 마치자마자 검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근시라는 이유로 5급 판정을 받아 군대도 면제되었으니, 동기 검사들 중에 최연소라는 타이틀은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을 터.

 

거기에 TK 출신 기업인으로 수천억대 자산가였던 이상달 기흥컨트리클럽 회장의 사위가 된 그는 2008년 이 회장이 작고하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423억 원, 올해 409억 원 상당의 재산을 신고하며 2년 연속 행정부 1위의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많은 검사들이 그를 부러워했지만 꼭 밝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상달 회장은 1993년 기흥컨트리클럽 경영권을 변칙으로 확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병우 또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검사로서 그의 이력이나 수사 스타일은, 한겨레 법조팀장을 맡고 있는 이순혁 기자가 쓴 <검사님의 속사정>(씨네21북스, 2011)이라는 책에 잘 드러나 있다. 그 책에 따르면 우병우는 경주지청에서 근무하던 1993년 경주대.경주전문대 이사장이던 김일윤 전 의원을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삼남지방에서 가장 현금이 많은 부자이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돈줄로 알려졌다는 황 아무개 씨를 구속했다가 밀양지청으로 인사조치되기도 했다고 한다.

 

2001년 소위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그는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인 승환 씨와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하는데 기여했으며, 서울지검 특수2부 부부장을 맡았던 2003년에는 국회의원이기도 했던 김운용 전 IOC 위원을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그 외에 삼성에버랜드 사건 수사에 참여하며 허태학, 박노빈 등 에버랜드 경영진을 기소했던 그는,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있던 2004년에는 대구유니버시아드게임 휘장 비리 사건 수사를 통해 강신성일, 박주천, 김명규, 박명환 전 의원 등을 줄줄이 구속시킨데 이어 경쟁자 측근에 도청기를 설치한 혐의로 이정일 전 의원을 구속기소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우병우는 특수수사통이자 독종검사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다. <검사님의 속사정>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그에 대해 "독종이지, 한번 물면 절대 안 놔주지"라고 평했다고 하며, 에버랜드 수사팀을 이끌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역시 사석에서 "우 부부장은 하루 17시간씩 기록을 보더니 며칠 만에 사건을 다 파악하더라"며 극찬했다고 한다.

 

이렇듯 수사에 대한 집념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였지만, 동료 검사들의 우병우에 대한 평가는 "실력은 좋은데 X가지가 없다" "너무 뻣뻣하다"와 같은 것들이었다고 한다. 역시 위 책에 따르면 우병우의 대학 동기는 우병우에 대해 "대학 시절부터 워낙에 자존심 강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친구여서 별명이 '기브스'였다"고 평했다. 아울러 우병우의 서울 법대 선배임에도 사시에 늦게 합격해 검찰 후배가 된 한 부장검사는 사석에서 그를 가리켜 "아무리 내가 후배지만 나이도 많고 학교 선배인데 검찰 선배라고 반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고 한다.

 

어느 기자가 전해주는 2004년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우병우의 일화. 

 

"대구지검 근처 한 카페였던 것 같다. 누구를 만나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중년 남성 몇몇이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갈수록 그쪽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제일 젊어 보이는 남자가 많이 취해 있었는데,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오버를 했다. 심지어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호통을 치기까 지 했다.

 

'요새 민선 지자체장들은 선거로 뽑혀서 그런지, 목이 너무 뻣뻣해. 그래서 인사도 제대로 할 줄 몰라. 그래 도 되는 거야?' 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 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희한한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만취했다지만 너무 심 하지 않은가. 그래서 그게 어떤 술자리인지 나중에 알아봤더니, 젊은 사람은 대구지검 우병우 특수부장이 었고 백발에 가까운 노인은 경북 OO 군수였다.

 

그날 자리는 동향 출신 고위 공무원들 모임으로 나머지는 또 다른 기관의 기관장들이었다고 하더라. '아무 리 취중이라도 그렇지, 요즘 세상에도 이런 검사가 있다니'라며 기사를 쓸지 말지 고민했더랬다. 그런데 이 소식이 어떻게 당시 대구지검장 귀에 들어갔는지, 며칠 뒤 검사장이 우 부장을 불러서 주의를 줬다고 하더 라." (이상 <검사님의 속사정>'에서 인용)

 

당시 대구지검장은 정동기 검사장.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감사원장에 내정되었다가 낙마한 바로 그 사람이다. 비록 주의를 받았지만, 수사능력을 통해 검증된 우병우에 대한 정동기의 신뢰는 이 정도로 흔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병우는 정동기가 민정수석이 된 뒤 요직으로 손꼽히던 대검 중수1과장에 임명된다. 그리고 당시 이인규 중수부장의 지휘 하에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었다. 그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차를 마신 뒤 조사실로 옮겨 우병우 중수1과장의 신문을 받았다.

 

충격적인 것은 당시 대검 간부들과 수사팀 검사들이 CCTV를 통해 조사 광경을 라이브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 노 전 대통령의 답변이 있을 때마다 담당분야 수사검사들이 우병우에게 메신저를 통해 '그러면 ~을 물어봐라'는 등의 이야기를 건넸다고 한다. 이순혁 기자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본인은 느끼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중략) 동물원 우리 안의 동물과도 같은 구경거리 신세였던 것이다."라며 씁쓸해 했다.

 출처 - 조선일보

 

조사를 마친 후 검찰 내부에선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이인규와 우병우는 구속하자는 쪽이었고, 임채진 검찰총장은 불구속 기소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상황.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동안 국정원이 개입하고 언론플레이와 피의사실공표가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이후 상황은 알려진 그대로, 수사책임자였던 이인규는 물론 임채진까지 옷을 벗어야 했다. 주임검사였던 우병우 또한 낙마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임채진 후임으로 검찰총장에 지명되었던 천성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며 반전이 찾아왔다. 신임 검찰총장에 김준규가 취임했던 것. 김준규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부하 직원 중 업무만족도를 가장 높게 평가했던 사람이 '스폰서 검사' 파문에 연루되었던 한승철 국제법무과장과 우병우 법조인력정책과장이었다고 한다. 이쯤되면 승승장구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셈. 우병우는 노무현 사태를 딛고,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대검 수사기획관, 부천지청장으로 영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든든한 바람막이였던 김준규가 물러난 뒤, 검사장 승진 대상이었던 우병우는 두 번 연속으로 물을 먹었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라는 한직으로 물러났다가 끝내 옷을 벗게 되었다. 두 번째 탈락 당시 검찰총장이 그를 높이 평가해왔던 채동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 결국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던 박근혜 정권 초기 핵심부의 의중이 담겨있다고 볼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우병우는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막대한 재산을 가진 그에게 전관예우는 큰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또 한 번 반전. 우병우는 검찰 퇴직 1년만인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임명되며 공직에 복귀한다. 1년 사이 달라진 것이라곤, 김기춘 in, 채동욱 out, 그리고 세월호 침몰사고 정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세월호로 위기에 빠진 정권이 검찰권을 적극 행사하여 소위 '관피아'들을 때려잡는 퍼포먼스를 통해 민심을 다독이려 했다는 해석이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우병우의 진가는 소위 정윤회 문건파동 당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청와대 특별감찰을 진행하던 그는, 직속상관인 김영한 민정수석도 거치지 않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바지저고리가 되었다고 느낀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 문건유출 범인으로 지목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들에 대한 회유 의혹 등 잡음이 있었지만 끝내 박관천 경정을 구속하고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강수를 두며 사건의 핵심을 '국정개입 의혹'에서 '문건유출'로 물타기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리고 김영한의 사퇴로 공석이 된 민정수석에 취임하며 명실상부 '김기춘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사실 김기춘과 우병우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병우가 신임 검사가 되었을 때 김기춘은 무려 검찰총장이었을 정도로 레벨 차이가 엄청났기 때문. 28세에 달하는 나이 차로 보더라도 아버지와 아들 뻘인 두 사람은 그러나 청와대에서 만난 짧은 기간에 두터운 사이가 됐다고 한다. 

 출처 - 한겨례

 

한겨레 김의겸 기자에 따르면 "일을 밀어붙이는 저돌성에 사태를 완전 장악하는 꼼꼼함까지 성격도 비슷해 우(병우) 수석을 ‘리틀 김기춘’이라 부르는 사람마저 있다"고 할 정도. 올해 초부터 물러날 각오를 하고 있던 김기춘은 후계자인 우병우를 위해 퇴임 선물을 마련해두었으니, '우병우의, 우병우에 의한, 우병우를 위한 인사'라고까지 불린 올 상반기 검사장 인사가 바로 그것이다.

 

우선 사법연수원 19기인 우병우의 입장에서 다루기 힘든 16기, 17기 선배들이 대거 옷을 벗었다. 특히 17기 선두주자로, 서울중앙지검장 물망에까지 오르던 신경식 수원지검장의 경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신 검사장이 먼저 모범을 보여달라"며 용퇴를 채근했다고 한다. 우병우의 바로 윗 기수인 18기 또한 대부분 지방발령이 나는 등 물을 먹었지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19기와 20기는 요직에 전진배치됐다. 우병우와 사법연수원 19기 동기인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으로서는 실로 땅을 칠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청와대 민정특보에 고향(경북 영주) 선배이자 김진태 검찰총장이 평소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을 임명한 것도 우병우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차장, 부장검사급 인사를 통해 구축된 '우라인'을 바탕으로, 우병우는 '부패와의 전면전'을 막후지휘하기 시작한다.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최윤수 3차장(황수경 아나운서의 남편이기도 하다)은 우병우의 서울법대 84학번 동기,  경남기업 수사를 맡고 있는 임관혁 특수1부장은 2005년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장이던 우병우 아래에서 평검사로 일했고, 포스코를 수사하고 있는 조상준 특수2부장 또한 2004년 우병우가 대구지검 특수부장일 때 평검사로 같이 일했던 인연이 있다. 물론 최윤수 차장검사 위로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 김진태 검찰총장 - 황교안 법무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정식 지휘라인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우병우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벨테브레의 시점

 

그러므로 현재 진행 중인 부패와의 전면전은 청와대의 의중이 담긴 수사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며, 향후의 진행방향 역시 청와대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까지의 정황과 언론보도를 통해 종합해보건대, 검찰은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흐름을 발견하고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예리한 칼끝은 궁극적으로 이명박을 겨냥하게 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적지 않은 세력을 지닌 친이계의 존재감을 감안해 볼 때 짧은 시간 안에 MB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욱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한다는 현 정부 입장에서 사정이라는 명목으로 기업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나, 청년들 보고 중동 가라고 하면서 자원외교에 섣불리 메스를 대는 건 모양이 안서는 상황. 결국 이번 수사 가지고는 대통령 말씀처럼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서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실질적으로는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노동시장/공무원연금의 양대 개혁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세월호 침몰사고 1주기를 맞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때쯤 분위기 전환용으로 거물(처럼 보이는) 정치인의 비리 혐의를 공표하여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정도가 최대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주얼을 맞추기 위해(?) 야당 인사들을 끼워팔기 하려들 것이다. 아울러 선별적인 검찰권 행사와 특별사면(70주년을 맞는 올해 광복절이 유력해 보인다)을 통해, 마음에 드는 기업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차별함으로써 재계 길들이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의 속사정을 살펴보니, '부패와의 전면전'이라는 레토릭이나 시선을 돌리기 위한 페이크 모션처럼 보이는 연예 관련 가십들에 일희일비하다가는 누군가 바라는대로 호구같은 백성이 되는 꼴을 면치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만우절 거짓말을 잡아내는 매의 눈으로, 이 시점에 뜬금없이 이런 기사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를 통해 정치권과 검찰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일지 항상 의심하는 자세를 갖자.우선 만우절에 올라온 이 글부터 의심해보자. 그러다보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진실도 헤아려 볼 수 있는 혜안과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험난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전략으로 드리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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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 성유 형님 15/04/0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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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 성유 형님 15/04/05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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