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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래싸움에 터지는 한국의 새우등

오직 쌍방을 설득하여 평화를 이루는 구심점이 되는 것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3/17 [19:00]

미-중 고래싸움에 터지는 한국의 새우등

오직 쌍방을 설득하여 평화를 이루는 구심점이 되는 것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3/17 [19:00]

(지금 미국과 중국이 우리에게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느 일방에 서기 보다는 양자가 대립구도에서 완충지대와 중재자의 역할을 찾아서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상생하는 세계에 평화가 올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위스식 영구 평화 중립국 선언! 힘의 충돌지점에서 어느 일방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쌍방을 설득하여 평화를 이루는 구심점이 되는 것! 이것만이 대한민국을 전쟁위협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고 한민족이... 대한민국이... 영세토록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주)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양 쪽 눈치를 다 봐야 하는 우리 정부를 이르며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것 같다”고 표현한 손석희 앵커

 

미-중 고래싸움에 터지는 한국의 새우등

 

마크 리퍼트라는 이름은 확실히 '팬덤'을 얻은 이름인 모양입니다. 한 극단적 민족주의자의 돌출행동은 미국으로 하여금 지금껏 고민해 오던 자기들의 정책 하나를 테이블로 당당하게 꺼내놓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리퍼트는 노련한 정치가(그는 외교관이라기보다는 분명히 정치가입니다. 앞으로 이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돌아가더라도, 그의 행보는 계속해 주목해볼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다운 행보로 한국인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병상에서 김치찜과 갈비탕을 요구했다는 한 신문, 김치를 먹고 힘이 났다는 이야길 신문을 통해 들으면서, 그가 얼마나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하는지, 혹은 그가 한국의 언론을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테이블에 올라온 주제를 더욱 쉽게 다룰 기름을 쳐 줄 겁니다.

중국과 미국의 외무성 차관보가 한 날에 한국에 동시에 입국하고, 중국측 대표는 이 사드에 대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러면서 당근 하나를 던집니다. 그건 상당히 유혹적입니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 투자하라 해." 그런데 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상황이 하나 더 발생합니다. 과거 중국에게서 홍콩을 강제로 조차하고, 아직도 인권 문제로 때때로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영국이 이 은행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중국의 이 은행 설립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원화를 달러화처럼 기축통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도 강국인 중국이, 드디어 미국의 세계 지배의 가장 큰 배경인 통화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여기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니다. 우리가 한 마디로, 이제 중국의 채찍과 당근에 흔들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 된 겁니다. 미국의 가장 우방이라는, 심지어는 한때 랩독이라고까지 불리웠던 그 나라가 미국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건, 그들이 '대세가 뭔지를' 알고 있다는 것 말고는 짐작할 다른 여지라곤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을 뒤에 업고 한반도에서 민족반역을 통해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은 당연히 중국이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뭉친 이 세력은 미국에 대한 충성을 노골화하라고 정부를 압박합니다. 그나마 외교 현장에서 뛰고 있는 실무자들이 들어 있는 행정부에서는 머뭇머뭇, 이 상황에서 확실한 선택을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도 마음으로는 미국 편이지만, 만일 중국의 분노를 살 경우 우리 경제에 바로 어떤 영향이 올 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그들은 애초에 신경쓰지도 않는 국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제의 타격은 그들의 장기집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그들은 머뭇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멍청한 이들은 이걸 '전략적 모호함' 같은 단어를 통해 자기들의 속내를 드러냈다가 이젠 정말 빼도박도 못할 지경에 이르르게 됐습니다. 

이게 지금의 한국의 상황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만 머리를 굴리는 세력 때문에, 이제 민족 전체가 이상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자주적 입장을 갖고 외교전을 펼칠 수 있는 입지는 아예 사라져 버린 듯 합니다.

 

사드에 대해서도 중국에 할 말이 없는 것이, 한국군은 스스로의 작전권조차 없는 군대여서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의구심과 불쾌감을 갖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설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고, 분명히 지역 패권을 이미 장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중국에게 밉보이지 않자고 중국주도의 은행에 투자를 결정할 경우, 이것은 중국이 원하는 통화체계로 가겠다는, 즉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아킬레스건에 감히 간접적으로라도 칼을 대는 데 손을 얹는 꼴이니, 주권 없는 국가의 비애 자체가 풍전 등화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한반도는 이렇게 미-중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미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로 중국을 자극한 한국이 싸드를 배치하고, 중국의 투자권유를 거부하고... 그리고 이젠 아시아의 왕따가 되는 것만 남았다 싶습니다. 최근 중국의 대북한 투자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보이는 것도 다 이런 연유에서입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외교는 정략에 따라 움직이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이미 우리의 구한말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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