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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차별 부추기는 현수막 옳은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2/22 [19:30]

학벌차별 부추기는 현수막 옳은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2/22 [19:30]

개학을 앞두고 전국 고등학교 교문과 거리에 ‘일류대 합격자 명단’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도대체 일류대 합격자 몇 명 낸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고 이 난리인 것일까?

 

사정은 입시학원도 마찬가지다. 대형학원은 물론 중소학원도 일제히 자신들이 배출한 일류대 합격자 명단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하고 있다. 심지어는 특목고 합격자 명단까지 내 걸고 있다. 일류대 합격자 명단이 적힌 현수막을 보고 일류대에 가지 못한 학생들의 심정이 어떨지 한 번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과도한 홍보는 학벌차별 문화를 조성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다. '수능점수 및 특정대학 합격관련 현수막 게시가 학생인권 침해 소지가 있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과 특기적성을 계발해 취업하는 전문계고 학생에게 박탈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국가인원회의 권고가 무색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학원가 홍보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자신이 합격하지도 않은 대학 합격자 명단에 오른 경우도 있었다. 학생이나 보호자 동의 없이 이름과 학교 등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런 현수막을 내건 것은 학생의 인권침해와 개인 정보 유출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일류대에 가지 못한 학생들이 느낄 위화감가 좌절감이다. 저기에 들지 못한 나는 뭔가? 하고 자괴감을 가질 것이고 모교에 대한 사랑도 사라질 것이다.

 

학교가 이러니 사회에 나오면 오죽하겠는가? 모 결혼 알선 업체는 아예 'S.K.Y대학 남편 만드는 법‘이란 헤드라인으로 버젓히 광고를 하고 있다.  일류대의 기준이 수능 점수로 정해지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마치 출세의 보증 수표로 여기는 기성 사회의 인식이 더 큰 문제다.

 

그러한 그릇된 인식이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를 양산해내고 학벌 차벌이라는 문화까지 형성하게 했다. 과연 우리 사회에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일류대 출신일까? 일류대를 나온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국회의원, 기업인들이 오히려 더 부정을 많이 저질렀다. 학교에서 배운 경쟁이 그들을 타락시킨 것이다.

 

혹자는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하겠지만 ‘가진 자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일류대 출신의 부정부패는 오히려 국가의 암이다. 교육이 이러니 나라가 이토록 혼란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글을 쓰는 나 자신도 자식을 일류대에 보내고 싶으니 문제는 거기에 있다.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 사진은 학교 및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감안해 축소함.

 

* 이상 coma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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