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거리를 보면 전보다 훨씬 담배 공초가 없어진 것을 목격하게 된다. 담배값 인상으로 담배를 피는 사람이 줄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공초를 줏어 가기 때문이다. 그것도 남이 볼까 부끄러워 아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에 나와서 줍는다.
아주 작은 검정 봉지를 들고 나서는 할아버지들...기초노령연금 20만원으로 담배를 살 수가 없어서 담배만큼은 자급자족해보려는 안간힘이다. 그러나 더 일찍 나가지 않으면 다른 노인이 먼저 공초를 줍어가기 때문에 밤을 설쳤다는 할아버지...
그러나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다. 공초를 줏어피는 것도 부끄러운 판에 핀잔까지 들을까 걱정이다. "추하게 담배 공초 주어피지 말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 담배를 끊으라."는 소리는 할아버지들을 두번 죽이는 말이다. 건강에 좋은지 안좋은지 할아버지는 따지지 않는다...
"내 살면 얼마나 산다고 건강하자고 평생을 펴왔던 담배를 어떻게 끊어.." 할아버지 눈가에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내가 어서 죽어야지..."
"저가 담배 출시는 사실상 담배 인상을 포기한 것"
사실 담배값을 인상하고 보니 경제가 아주 매말라 버린 것입니다. 그렇다고 올렸다가 다시 내리자니 그것도 참 부끄럽고 겉으로는 국민 건강을 내세워 놓고 속으로는 증세를 꿈꾸던 그 뻔한 속내를 이제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응그슬쩍 저가 담배를 출시하자고 나옵니다. 그것도 노인과 빈민들 상대로 저가 담배를 공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말로는 노인과 저소득층이라고 하지만 이는 그냥 원래 담배값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무슨 물건을 노인과 저소득층 구별해서 판매를 합니까? 담배 한갑 사자고 가게 주인들에게 신분증 까고 담배 산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한마디로 헛소리지요. 과거 미성년자에게 담배 팔지 말라고 했지만 미성년자들이 담배 구매못했습니까? 그냥 용두사미식으로 그 정책 사라졌죠?
솔직히 당시 담배값 인상으로 저소득층과 노인들이 가장 많은 피해가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흡연자들에게 정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담배값 인상은 저소득층이 금연을 하게 만들어 경제적으로 이득이고 건강도 도와주는 일석 이조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저소득층과 노인들에게 저가 담배를 만들어 팔겠다는 것입니다. 강간해 놓고 피임약 주는 꼴이 바로 요런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정부로 부터 한 없이 강간을 당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나태해 질까 복지를 차마 못하겠다."는 말을 합니다. 차라리 "돈이 없어 복지를 못하겠다. 증세하자"는 말을 하는 것은 일면 이해가 되지만 '복지 때문에 국가가 망한다."고 말하는 것은 참 기가막힌 일이지요.
저는 '저가 담배' 출시를 환영합니다. 그러나 이 저가 담배는 노인과 저소득층이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팔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국민 여러분 고가 담배에 시달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 깨끗하게 사과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나 고위층 분들은 고가 담배를 그냥 피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 탱아찌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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