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양상훈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대통령 弔花에 대한 믿기 힘든 얘기"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통해 "새누리당 소속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한 분은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금쪽 같은 임기 전반기를 아무런 업적 없이 허송했다. 이런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며 전직 지자체장의 탄식을 전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많은 사람이 '박근혜가 돼도 걱정이고, 안 돼도 걱정'이라고 했던 것은 이런 사실을 꿰뚫어 본 것"이라며 "그런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며 '박근혜 결제사항 조화(弔花)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위 공직을 지낸 분이 상(喪)을 당했는데 그 상가에 당연히 있을 법한 대통령 조화가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과의 관계도 특별한 사람이었다. 청와대가 모르는 줄 알고 몇 사람이 청와대에 알렸다. 금방 올 것 같았던 조화는 늦어도 너무 늦게 왔다.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사정을 알아보았다. "조화를 보내려면 대통령 허락을 받아야 하는 모양"이라는 게 그들의 결론이었다.
이 말이 믿기지 않았는데 얼마 후에 비슷한 얘기를 또 듣게 됐다. 상을 당한 다른 사람에게 관련 분야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수석은 "대통령님 조화를 보내겠다"고 했다. 조화는 끝내 오지 않았다. 궁금했던 상주(喪主)가 나중에 수석에게 물었더니 "조화는 수석 결정 사항이 아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양 주간은 "조화 보내는 것도 대통령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게 사실이라면 다른 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 주간은 "박 대통령은 온갖 인사 서류를 다 본다. 대통령이 보는 순서대로 발령이 나는데 밑에 있는 인사 서류를 위로 올려 대통령이 먼저 보게 하는 게 큰 청탁이라고 한다. 장관, 국장, 과장이 할 일을 대통령이 하면 정작 대통령이 할 일은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인사 서류를 다 보는데도 정작 크고 중요한 인선들이 엉망이 된 것이 단적인 예"라고 개탄했다.
그는 "대통령들은 당선되는 순간 자신이 내렸던 과거의 결정들이 다 옳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어쩌다 우연히 한 번 본 인상만으로 장관 자리를 주는 것도 이런 착각의 산물이다. 박 대통령의 경우엔 이런 자기 과신에 더해 불행한 개인사에 따른 타인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겹쳐져 있다. 그래서 인연을 맺은 소수와만 권력·권한을 공유하게 된다. 나머지 다수는 소외될 수밖에 없고 불만은 점증한다"고 전했다.
양 주간은 "역대 정부 장관들 중에 지금처럼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고 자기 정부에 대해 냉소적인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현 각료들의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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